“435홈런·10년 골드글러브”…벨트란·존스, 득표율 80% 안팎으로 명예의 전당 헌액 #벨트란 #존스 #추신수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릴 명예의 전당 입회식을 앞두고 미국 야구계가 두 외야수의 입성을 반겼다. 1977년 생일이 하루 차이인 카를로스 벨트란과 안드뤼 존스가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기준선을 넘기며 나란히 헌액을 확정했다. 한국인 최초 후보로 이름을 올린 추신수는 3표를 받으며 의미 있는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는 21일 한국시간 기준으로 2025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기 위해서는 최소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올해 총투표수는 425표로 집계됐고, 이에 따라 최소 319표 이상 획득이 필요했다.
벨트란 358표 84.2%, 존스 333표 78.4% 획득…7월 27일 쿠퍼스타운에서 공식 입회식. (사진=연합뉴스)
벨트란은 4번째 도전 끝에 기준선을 여유 있게 넘겼다. 벨트란은 전체 425표 가운데 358표를 얻어 득표율 84.2%를 기록하며 올해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확보했다. 존스는 9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문턱을 넘었다. 존스는 333표를 획득해 득표율 78.4%를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 선수의 생년월일도 눈길을 끈다. 존스는 1977년 4월 23일 네덜란드령 퀴라소에서 태어났고, 벨트란은 4월 24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출생했다. 1977년 4월을 수놓은 두 외야수가 약 30년 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한 데 이어, 같은 해 투표에서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벨트란은 1999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며 빅리그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에서 활약하며 20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9, 435홈런, 1천587타점을 기록했다. 장타 생산 능력과 꾸준한 생산성을 겸비한 외야수로 이름을 남겼다.
벨트란의 가치는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빛났다. 벨트란은 가을 야구 통산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OPS 1.021, 16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가 1.000을 넘는 1.021을 남기며 포스트시즌에서 특유의 집중력을 증명했다. 2017년 휴스턴 소속으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며 통산 커리어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존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형 중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존스는 19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했고, 데뷔해 월드시리즈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줬다. 1996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첫 두 타석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며 무대 적응과 장타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수비에서는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존스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연속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중견수 포지션에서 10년 동안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유지하며 명예의 전당 입성의 중요한 근거를 쌓았다. 공격에서도 통산 434홈런을 기록하며 중견수 포지션에서 보기 드문 장타력을 남겼다.
존스의 커리어 정점은 2005년이었다. 2005년 존스는 51홈런 128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같은 해 최우수선수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줬다.
벨트란과 존스는 오는 7월 27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리는 입회식에서 공식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벨트란과 존스는 지난달 시대 위원회 투표로 먼저 선정된 제프 켄트와 함께 쿠퍼스타운 무대에 오르게 됐다. 세 선수의 합류로 올해 입회식은 화려한 타선 중심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될 전망이다.
다른 후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2루수 체이스 어틀리는 251표를 획득해 득표율 59.1%를 기록했다. 과반 지지를 넘겼지만 75%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입회에 실패했다. 향후 추가 투표에서 득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금지 약물 이력이 있는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는 165표를 받아 득표율 38.8%에 그쳤다. 라미레스는 후보 자격 유지 기간인 10년을 모두 채우면서도 75%에 도달하지 못해 BBWAA 투표용지에서 사라지게 됐다. 라미레스는 2028년 이후 시대별 위원회 심사를 통해 재평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해 첫 득표 자격을 얻은 좌완 투수 콜 해멀스는 101표를 받아 득표율 23.8%를 기록했다. 해멀스는 5% 기준을 넉넉히 넘기며 내년에도 투표 대상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향후 투표에서 통산 성적과 포스트시즌 활약이 얼마나 호평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한국 야구 팬들의 관심은 추신수의 득표에 쏠렸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 후보에 오른 추신수는 총 3표를 획득했다. 득표율로는 0.7%에 해당한다. 명예의 전당 투표 후보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5%에는 크게 못 미쳐 후보 자격이 조기에 종료됐다.
다만 추신수의 이름값과 상징성은 투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댈러스스포츠 소속 제프 윌슨 기자는 추신수에게 투표한 자신의 투표용지를 사전에 공개했다. 제프 윌슨 기자는 추신수에게 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언젠가 한국 선수가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고, 추신수가 개척자로 언급될 것이라면서 투표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0년까지 16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추신수는 통산 1천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47도루, OPS 0.824를 기록했다. 출루 능력과 장타, 주루를 겸비한 리드오프로 꾸준한 성과를 냈다.
투표에서는 기준치에 미달했지만 비교 지표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도 나왔다. 추신수는 이번 투표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동시대에 활약했던 외야수인 맷 켐프와 헌터 펜스를 앞섰다. 맷 켐프와 헌터 펜스는 각각 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추신수는 3표를 획득하며 두 선수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 성과를 남겼다.
벨트란과 존스는 명예의 전당 입회를 확정하며 선수 생활에 최종적인 훈장을 더했다. 벨트란은 통산 435홈런과 포스트시즌 통산 OPS 1.021로 공격에서, 존스는 10년 연속 골드 글러브와 통산 434홈런으로 수비와 장타에서 각자의 영역을 증명했다. 두 외야수의 커리어가 쿠퍼스타운에 영구 보존되면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한 세대가 또 한 번 역사 속에 이름을 새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