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도, “뉴트로 트롯 추구한다” 세대 잇는 K-트롯 도전 #허도 #허프로덕션 #이하나 #3SIS #K트롯 #뉴트로트롯 #부정의세월 #예당호의추억
허도가 섬유사업가에서 트롯 가수로 전향한 뒤 또 한 번의 변화를 선택했다. 42년간 동대문 섬유산업 현장에 몸담았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K-트롯 전문 연예기획사 ‘허프로덕션(Hur Producion)’을 세우며 음악 인생 2막을 본격화했다.
새로 자리 잡은 허프로덕션은 경기도 양주시를 거점으로 녹음 스튜디오와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허도는 자신이 가수로 나아가게 된 배경과 이후 활동을 구체적인 음악 작업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현실로 옮기고 있다.
42년 섬유사업가에서 늦깎이 가수로…허도, K-트롯 전문 허프로덕션 설립. (사진=허프로덕션)
허프로덕션이 처음 선택한 동행자는 1991년생 신세대 작곡가 이하나다. 허프로덕션은 세대 간 감성을 잇는 K-트롯을 표방하며 이하나를 영입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합작을 중심으로 한 장기 디지털 음원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허도는 2022년 가요계 거장 안치행으로부터 곡 10곡을 건네받아 생애 첫 가수 데뷔 앨범을 냈다. 섬유업에 청춘을 바친 뒤 작사가이자 가수로 활동을 넓힌 그는 이번에는 기획사 대표와 1호 가수라는 이중 역할을 맡으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트롯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이번 협업의 방향에 대해 “저의 감성과 이하나 작곡가의 트렌디한 음악성을 융합한 뉴트로(new-tro) 트롯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오랜 세월 쌓인 정서와 젊은 음악적 감각을 결합해 기존 트로트와는 다른 색깔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이하나는 이화여대 음악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으며, 광고와 전시 분야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TV 광고 배경음악과 박물관 전시에 쓰인 미디어아트 음악을 통해 공간과 이야기를 함께 고려하는 작업을 이어왔고, 이를 바탕으로 Sound·Story·Scene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음악 제작사 ‘3SIS’를 운영하고 있다.
3SIS는 영상과 음반, 각종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허프로덕션과 3SIS의 협업은 기획 단계부터 음원 유통까지 이어지는 공동 프로젝트로 설계됐고, 여기서 허도의 새 앨범이 만들어지고 있다.
두 회사의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이번 앨범은 내달 초부터 총 10곡의 디지털 음원이 순차적으로 선보여질 계획이다. 여러 곡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허도의 목소리와 이하나의 곡이 중심축을 이룬다.
가장 먼저 음원 서비스에 올라서는 곡은 ‘부정의 세월’, ‘예당호의 추억’, ‘별빛 주막’ 세 곡이다. 이들 곡은 모두 허우행이 작사를 맡고 이하나가 곡을 썼으며, 허도가 노래를 부르는 구도로 만들어져 허도의 개인 이력과 음악적 정체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출발점이 된다.
이어지는 신곡은 가제로 ‘의식주 미락’, ‘인생 외길’, ‘고속도로 블루스’, ‘추억여행’, ‘봄의 향기’, ‘오피스텔’ 등이 준비되고 있다. 허도의 노래뿐 아니라 이름을 미리 밝히지 않은 여러 유명 가수들과 협업한 K가요도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만들어지는 중이다.
이하나는 자신이 바라보는 K-트롯의 방향을 먼저 설명했다. 그는 “함께 활동해온 음악 동료들 가운데에는 케이팝,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음악적 어법를 구축해온 작곡가들이 많다”며 “저 역시 여러 장르를 시도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K-트롯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K-트롯은 과거의 형식이 아니라, 멜로디와 언어로 감정을 마주하게 하는 가장 동시대적인 음악”이라고 전했다. 트로트를 하나의 전통 장르에 머물게 하기보다 현재의 정서와 표현을 담는 그릇으로 바라보겠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허도와의 협업을 두고는 구체적인 인상을 덧붙였다. 이하는 “허도 선생님의 전통 #가요 창법과 삶의 궤적에서 독특한 음악적 개성을 발견했다. 허도 선생님의 삶은 이미 한편의 가사였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산업 현장에서 살아온 인생 경험 자체가 곡의 소재와 정서로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산업전선에서 겪었던 삶의 애환과 애수가 가슴에 스며들었다. 꿈을 잠시 미뤄두고 살아온 세대에게 헌정하는 음악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도의 개인사와 동시대인의 기억을 함께 겨냥한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허도 역시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그는 이하나에 대해 “광고와 미디어아트로 다져진 젊고 세련된 감각, 남녀노소 불문, 사람의 모든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곡가적 시선이 놀랍다”고 말하며 그가 지닌 시선과 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조용하지만 깊고, 젊지만 성숙한 정서를 품은 이하나의 음악은 전통 트로트의 정서와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도의 전통 가요 창법과 이하나의 접근이 만나면서 두 사람이 말하는 뉴트로 트롯이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