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삶에는 시간이 남긴 궤적이 존재한다. 조선 사대부가 꿈꾼 참된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KBS 1TV ‘TV쇼 진품명품’이 오늘 일요일 오전, 병풍 하나에 펼쳐진 인생의 장대한 이야기와 함께 시청자를 고미술의 세계로 이끈다. 10폭에 걸쳐 출생에서 노년에 이르는 순간들이 드라마처럼 이어지는 ‘평생도’는 각각의 폭마다 인생의 의미와 품격을 담아냈다. 병풍을 마주한 스튜디오에는 사대부가 이상적으로 여긴 삶의 모습과 조선시대 풍속이 그윽하게 깃들어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꿈을 좇고 이루며 완성해가는 인간의 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날 쇼감정단의 앞에는 범상치 않은 빗과 부채가 놓였다. 단순한 민속품인 듯 보였으나, 감정위원이 왕실 공예임을 밝히는 순간, 무대에는 놀라움과 환호가 번져 나갔다. 특수한 재료와 화려한 장식, 귀족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사치의 흔적이 작품에 남아 있었다. 쇼감정단은 “조선시대 헤어드라이어 같다”는 재치 있는 해석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감정가는 모두의 기대를 모았다. 홍주연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왕실 공예의 뒷이야기와 오랜 시간 숨겨져 온 아름다움의 비밀이 속속 밝혀졌다. 평생도 병풍에 담긴 삶…‘TV쇼 진품명품’ 서경석, 송병철·박규리와 치열한 장원 대결→조선판 인생의 미학 주목 / KBS 문양으로 가득한 도자기 역시 스튜디오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정교하게 새겨진 문양들은 도자기 표면을 촘촘히 채우며, 회화 작품과 견줄 만한 감상과 분석의 힘을 전달했다. 그 빛깔과 자태, 그리고 세월의 결은 감정위원의 손끝에서 한층 더 감탄으로 번졌다. 대접의 용도와 특정 시기만 찾아볼 수 있는 제작 기법의 풀이는 시청자에게 새로운 배움의 시간을 예고했다. 방송인 서경석, 트로트 가수이자 건강 전도사 박규리, 개그맨 송병철이 함께 한 쇼감정단은 이날도 유쾌한 에너지로 스튜디오를 달궜다. 송병철은 “개그맨 후배들이 장구를 많이 타와서 꼭 장원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말하며 남다른 열의를 드러냈고, 그 의지가 정답 퍼레이드로 이어져 명장면을 만들었다. 반면 서경석과 박규리는 승부의 반전을 노리며 지적 재치와 생활 감각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세 사람의 티키타카와 감정위원의 세심한 시선, 홍주연 아나운서의 명료한 설명이 더해져 고미술에 깃든 삶의 미학이 한층 또렷해졌다. 삶의 특별한 순간들은 흔적과 기록 뒤에 남는다. ‘TV쇼 진품명품’이 발굴해온 진품과 명품처럼, 각자의 인생에도 하나뿐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 아나운서 강승화와 홍주연이 이끌어가는 KBS 1TV의 이 프로그램은 1995년 첫 선을 보인 뒤 수많은 우리 고미술의 가치를 꾸준히 밝혀왔다. 새로운 계절, 새로운 작품,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전통과 예술의 진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