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아래 채시라의 눈빛이 깊어졌다. 오래된 무대의 온기가 가시지 않은 듯, 딸 채니의 모습이 그 사이를 잇는다. 천천히 화면을 채운 모녀의 미소는 세월을 품고, 다른 길 위에 깃든 같은 꿈을 이야기한다. 채시라는 2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 딸 채니와 함께한 이야기를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딸 채니는 한국무용 특유의 단아한 분위기와 함께 아버지 김태욱을 빼닮은 또렷한 이목구비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랜만에 공개된 가족의 모습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닮은 듯 다른 무용 DNA”…채시라·딸 채니, ‘4인용식탁’서 빚어낸 세대의 교감→공감 물결 채시라는 무용수로 처음 무대에 섰던 기억부터 떠올렸다. 전통연희극 ‘단심’에서 ‘용궁 여왕’을 맡아 무대를 밟았던 시절, 숨소리와 조명의 열기까지 생생히 가슴에 담고 있었다. 진행자 박경림의 질문에 채시라는 딸이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 무용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무용가의 꿈을 품었던 채시라는, 어릴 적의 채니에게 스스로도 모르게 조언을 건네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장하는 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새로운 시선으로 엄마의 말을 받아들였다. 채시라는 “초등학교 때는 어릴 때여서 내 이야기를 잘 들었지만, 전공자가 된 후부터는 ‘나도 안다’는 듯한 반응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진 엄마의 조언과,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딸의 태도가 은은하게 교차했다. 최근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모녀는 서로의 시선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채시라는 공연 전 연습 장면을 보여주며 딸에게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채니가 “얼마나 연습했지? 기간이 남았으니 더 잘하겠네”라고 답해, 엄마로서도 무용 전공자로서도 색다른 자극이 됐다는 애틋함을 전했다. 이어 “이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실전 조언까지 덧붙이며, 채니만의 전문성이 빛났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며 채시라는 이틀 연습 만에 발목에 화끈한 통증이 찾아왔다고 했다. 멈추지 않고 반복되는 동작, 집에서 느낀 발의 욱신거림, 결국 견디다 하루만 쉬고 다시 연습에 몰입하다 몸살이 온 경험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 뒤에도 반복과 단련은 계속됐고, 어느새 몸도 마음도 단단해졌다. 채시라는 2000년 가수 출신 사업가 김태욱과 결혼해 2001년 딸 채니를, 2007년 아들 채민을 품에 안았다. 가족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든 방송은 하루하루 성장하는 딸의 뒷모습과, 한결같은 엄마의 사랑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채시라와 딸 채니의 무대를 향한 진심,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는 일상의 장면들은 잔잔한 감동으로 남았다. 땀과 시간, 고집과 배려가 교차하는 이 이야기는 세대를 이어가는 꿈의 무게를 덜어준다. 모든 순간이 연습이었고, 또 무대였던 두 사람의 모습은 담담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따스한 모녀의 성장 일기는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을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