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 완성”…아라우조, KB손해보험 ‘경민 불패’ 저지 30점 폭발 #아라우조 #우리카드 #KB손해보험
경기도 의정부 경민체육관을 가르던 강한 스파이크가 코트를 repeatedly 때리자 홈 팬들의 함성이 잦아들었다. KB손해보험의 연승 행진이 걸린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브라질 출신 외국인 거포 하파엘 아라우조가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아라우조는 30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고,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의 ‘경민 불패’를 멈추며 2연승을 달렸다.
이번 경기는 22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정규리그 경기였다. KB손해보험은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하는 기간 동안 올 시즌 4전 전승을 포함해 지난 시즌 9승 1패, 8연승을 기록하며 강한 홈 퍼포먼스를 유지해왔다. KB손해보험은 5연승까지 노리던 상황이었고, 1라운드 맞대결에서 우리카드를 3-1로 제압한 기억도 안고 있었다.
“트리플크라운 완성”…아라우조, KB손해보험 ‘경민 불패’ 저지 30점 폭발 / 연합뉴스
경기 초반부터 KB손해보험은 홈 코트 이점을 바탕으로 분위기 선점을 노렸고, 우리카드는 조직적인 공격과 블로킹으로 맞섰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부터 의정부체육관 보수 공사로 인해 경민대체육관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홈에서 강한 승률을 자랑해왔다. 지난 시즌에는 경민대체육관에서 9승 1패, 8연승을 기록하며 확실한 홈 이점을 구축했고, 올 시즌에도 4경기 전승을 이어오며 ‘경민 불패’ 흐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2라운드 리턴매치에서는 흐름이 달라졌다. 1라운드에서 20득점에 공격 성공률 34.1%에 그쳤던 우리카드 아라우조가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공격을 주도했다. 우리카드는 아라우조를 중심으로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고, KB손해보험은 홈 연승을 지키기 위해 맞불을 놨다. 접전 상황 속에서 해결사 역할은 아라우조가 맡았다.
아라우조는 이날 경기에서 후위공격 12개와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29득점, 블로킹 2개로 집계돼 트리플크라운 달성까지 블로킹 1개가 부족한 것으로 나왔으나, 이후 한국배구연맹의 기록 수정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1세트 3-2 상황에서 기록된 장면이 블로킹 어시스트에서 아라우조의 블로킹으로 정정됐고, 박진우의 블로킹은 블로킹 어시스트로 수정되면서 아라우조의 블로킹은 3개, 총 득점은 30점으로 최종 반영됐다. 이에 따라 아라우조는 올 시즌 여섯 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아라우조의 이날 공격 성공률은 63.2%에 달했다. 공격 점유율은 34.2%였고, 공격 효율은 50%를 기록하며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상대 외국인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21득점, 공격 성공률 51.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득점과 효율 모두에서 우위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의미를 더한 부분은 KB손해보험의 ‘경민 불패’ 흐름을 끊어냈다는 점이다. KB손해보험은 경민대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8연승을 포함해 9승 1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4전 전승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경기 패배로 KB손해보험의 홈 연승 기록은 멈췄고, 우리카드는 해당 경기 승리로 2연승을 달리게 됐다.
아라우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트리플크라운과 팀 승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라우조는 “팀이 이겨서 좋고,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해 기쁘다”고 말하며 “트리플크라운은 그만큼 팀에 도움을 준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기분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트 안에서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에 중점을 두고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오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의 한계점까지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아라우조는 1라운드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라우조는 “당시와는 준비 과정과 자신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그때는 시즌 초반이었다. 그때와 비교해 잘 준비했고, 그래서 자신감도 따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격 성공률과 득점에서 큰 폭의 상승을 보여준 배경에는 준비 과정과 심리적인 안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 팀 사령탑인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KB손해보험 감독과의 인연도 관심을 모았다. 아라우조는 브라질 20세 이하 국가대표팀 시절 레오나르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아라우조는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만났을 때 젊은 혈기로 자잘한 갈등이 있었지만 좋으신 분이었다”고 회상하며 “일본에서 상대 팀으로 마주했다. KB손해보험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계신다. 피지컬 코치와도 잘 지내는 사이”라고 말해 과거와 현재에 걸친 인연을 소개했다.
레오나르도 감독도 아라우조의 활약을 인정했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아라우조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첫 세트부터 득점하면서 승리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무력화시키려고 했지만, 아라우조의 공격 성공률이 높았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 보니 이런 경기력이 결코 놀라운 것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팀으로선 슬프지만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제자이자 상대 팀 핵심 주포의 활약을 인정했다.
이번 경기는 아라우조 개인에게는 V리그 데뷔 후 첫 트리플크라운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우리카드에는 강한 홈 승률을 자랑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의미 있는 2연승 발판을 마련한 경기로 남았다. 동시에 KB손해보험의 ‘경민 불패’ 기록이 멈추면서 V리그 남자부 순위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하는 결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