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оды 무란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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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do the time warp again 🌺🎗🏳️‍⚧️🇵🇸🇺🇦 🍵🌱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그리운 존재들과 꿈에서라도 재회하는 밤이기를. 5분 후면 2025년도 두 달 남는다.
October 31, 2025 at 10:55 PM
당근한 스케이트가 도착했다. 겨울맞이 채비 중.
October 29, 2025 at 5:02 PM
정말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고 델 토로가 바로 이런 프랑켄슈타인을 들려주길 바랐다. 예매한 회차를 관람하고 로비로 뛰쳐나와 바로 5분 뒤에 상영하는 다음 표를 사서 같은 상영관으로 돌아가 앉았다. 그 관을 떠나기가 싫었다. 막차만 아니라면 마지막 세번째 상영까지 보았을 것이다. 끼니를 걸러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끔찍하리만치 불편한 의자에 5시간 내내 구겨져 있는게 아무렇지 않았다. 세상 모든 크리처들과 미스핏츠들을 위하여.
October 28, 2025 at 11:19 PM
몬드리안 2025 | Mondrian 2025
October 28, 2025 at 1:07 AM
트랜스젠더, 젠더플루이드, 젠더퀴어, 논바이너리, 에이섹슈얼, 에이로맨틱 코드로 칠한 나의 알록달록 프라이드 거미. ㅋㅋㅋ 제 눈에 안경이지만 정말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몸통의 복슬한 표현이 잘 나왔다. 요즘 여가시간에 할 색다른 활동을 찾는 중이라 이 색칠키트를 산건데 재밌고 작은양파 둠스크롤링도 덜하다. 2개 더 남았으니 탁자가 장식으로 꽉 차겠다.
October 10, 2025 at 2:15 PM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오니 아가 좀 시쭈구리하게 보이지만 어제 저녁엔 이런 모습이었다. 베사멜 소스에 훈제 판체따를 노릇하게 굽고 미리 조리한 노란 호박을 채썰어 넣어서 호박소스를 만든 뒤 모짜렐라와 밤크림을 흩뿌려 만든 빵이다. 크림에 판체따가 또 새로운 맛이었다. 그렇게 저녁을 모두 먹고 따끈한 차를 한 잔씩 타서 홀짝대며 색칠놀이를 했다. 재밌는 집데이트로 안성맞춤이다. 저택은 작은양파가 미리 만들어뒀고 여우도 작은양파, 프라이드 거미는 내가 칠했다. 이후 씻고 조물락 피부관리 시간도 가졌다. 마지막 사진은 나의 야채제육이다.
October 10, 2025 at 2:02 PM
밸나재이 고양이한테 당장 내려오라고 호통치는 옆집 소리, 주말 앞두고 손주가 와서 짤랑짤랑한 동요 틀어두고 할아버지 아기 같이 노래 부르는 앞집 소리, 간간히 멀리 지나가는 차소리, 산책가는 개 자박자박 소리, 내가 틀어둔 쇼팽, 주방에서만 마셔서 홍차가 왜 홍찬지 체감할 일이 적은데 오후의 햇살에 비친 찻주전자가 루비처럼 빛나서 예쁘다. 환기를 위해 창을 열고 점심 도시락을 꺼내다 좋은 생각이 나서 캠핑의자와 작은 소풍용 탁자를 볕에 펴고 한량놀음을 한다. 집크닉이라고 불러야 하나. 간만에 날이 포근하니 좋다. 오후의 평화.
October 10, 2025 at 1:23 PM
끝내주는 육포가 선물로 들어왔다. 로마가 있는 라치오 주의 특산품으로 각종 향신료에 매콤하게 버무려 말린 두툼한 육폰데 크기가 포라고 부르기 죄송한 수준이다. 한입 먹자마자 눈을 번쩍 뜨고 와인을 꺼냈다. 맥주 생각이 간절한 맛이었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나름대로 잘 어울렸다. 시칠리아 동남권, 에트나 자락에서 나는 와인도 맛나서 돌아오기 전에 마트에 들렀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병 집어왔다. 빠지는 구석 없이 균형잡힌 술이고 내 취향에도 알맞아 즐겁게 마시는 중이다. 집에서 재배하고 말렸단 고추도 조신하게 껴서 따라온걸 보고 웃었다.
October 7, 2025 at 3:00 PM
작물을 거두고 남은 풀을 깎아 시퍼런 냄새가 진동하는 들판을 가로지르던 늦여름이 어제만 같은데 어느새 길가에 군밤장수가 나왔더라. 뜨거운 드럼통에서 갓 구운 밤을 꺼내고 종이봉투에 담아서 건네주는데 그 하얀 종이봉투를 보노라면 늘 풀이 넉넉하게 든 국화빵 생각이 촐촐하다. 국화빵이 또 홍차에 아주 잘 어울리는데 그런 국화빵은 요즘 한국에도 많이 없다곤 하더라. 해가 부쩍 짧아졌고 노을의 금빛도 한층 깊다. 작은양파는 gn와 gl를 강하게 발음하는 편이라 신나서 카스탄ㄴㅖ(밤)가 어쩌구 저쩌구 재잘대는걸 듣고있으면 아주 귀엽다.
October 7, 2025 at 2:48 PM
어제의 차한잔 요크셔 티 디캎 베드타임 브루, 바닐라와 넛멕 향을 입어 꿀물에 절인 배와 참 잘 어울렸다. 향초의 달콤한 시나몬 향기까지. 오늘의 차한잔 말차 카푸치노. 진하고 맛있었다. 커피로 만든 카푸치노와 말차로 만든 카푸치노 둘 중 고를 수 없어 둘 다 마시고 부지런히 집을 치웠다. 잠시 쉬며 쇼팽 콩쿨을 듣는 중이다. 공기가 차다. 식탁의 장식을 바꾸며 현관에 둔 작은 탁자도 꾸몄다. 서가에 들어있던 말린 꽃과 조그만 도자기 호박들, 색색의 눈알모양 새콤한 사탕도 한 봉지 사서 선인장이 그려진 칼타지로네 삐냐에 넣어두었다.
October 7, 2025 at 12:47 PM
올 때도 부연 새벽이었는데 갈 때는 아주 밤이네. 이 시간 비행은 처음이다. 번개춤을 추다 돌아간다. 정말...정말 미친 한 주였다. 시간이 코로 갔는지 입으로 갔는지도 모르겠다. 양파개가 간밤에 나와 붙어 자느라 일어나니 내가 바나나 모양으로 휘어져 있었다. 저녁으로 먹다 다 먹지 못한 파니노를 먹고 카푸치노 한 잔을 해치웠다. 작은양파한테 감자튀김은 됐다고 했더니 야채튀김을 껴서 온 불건강 베지테리언 파니노인데 빵은 구색을 갖추기 위해 존재하는 기분이다. 닫히지도 않는 것이 겨우겨우 속에 붙어있는데 꿈과 희망으로 일으킨 기적이다
September 23, 2025 at 3:11 AM
조그만 발 해적단 모두 모여라 🐾 헤쳐모여 고양이
September 17, 2025 at 1:06 PM
아주 밝은 별들과 손톱달이 뜬 새벽하늘과 시시각각 색을 바꾸는 여명을 건너 공항에 도착했다. 벤끼가 있어 잠시 젤라또 생각에 입맛을 다셨고 아기 선물로 여우인형을 사서 이렇게 들고 다녔다. WWF에서 낸 인형인데 다른 인형보다 값은 나가지만 만듦새가 그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적당히 귀여우면서도 꽤 사실적이다. 작은양파가 인마이포켓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이 날이 밝고 탑승도 시작했다. 활주로에 서니 도시를 굽어보는 성당이 저멀리 보였다. 산넘고 물건너 선인장과 아가베를 지나면 양파개와 발 조그만 고양이 해적단이 우릴 기다리는 곳.
September 16, 2025 at 12:56 PM
어떤존재가 굶어죽고 있어서 간단히 아침을 먹으러 바에 들렀다. 길도 건물도 오래된 읍내라 빵꾸투성이 노면에 차가 출렁출렁, 이게 차멀민지 배멀민지 분간이 힘든데 좁은 골목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본새도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해적의 그것이라 배멀미 맞는 것 같다. 보행자가 횡단보도 반쯤 왔대도 아주 자연스럽게 그 앞을 유유히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집에 온 것 같고 흐뭇하네. 옛날 부산 큰 시장통 앞에도 저랬는데. 그래도 팔레르모에 비하면 카타니아는 양반이지. 푸짐한 복숭아와 딸기 그라니따에 따끈한 브리오쉬를 곁들였다.
September 16, 2025 at 10:47 AM
승마 다녀오는 길에 까치 고양이를 만나고 바닷가에서 치즈 고양이를 만났다.
August 21, 2025 at 11:13 PM
조그맣고 늠름한 고양이 코쌈과 가정용 심연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선생님
August 21, 2025 at 10:30 PM
두 전범국을 멸망의 기수로 비꼬며 전쟁과 평화를 다룬 차량도 있었다. 이스라엘은 얼른 접싯물에 코 박고 X졌으면 좋겠고 기수가 그 잡놈들이 아니라 부시 닮아서 의아했다. 핵전쟁의 위협은 굳이 말하자면 백인 남자의 얼굴로 올테지만(평화의 상징은 목가적인 차림의 백인 소녀인 점과 더불어 구태의연한 표현이 아닌가) 파괴력 자체를 형상화한 것인가 싶은 거대한 악마가 솟아오르며 방사능 날개를 펼치는 것도 서늘했는데 공습경보는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근데 비둘기가 구구...구구구 하다가 음뮤리카 삐에엑~!하는 매 소리를 내서 폭소했다.
August 15, 2025 at 4:53 PM
지난 주말에는 아치레알레 카니발 구경을 다녀왔다. 고색창연한 시내를 행진하는 날에 다녀왔음 볼거리는 더욱 풍성했겠지만 규모가 큰 축제라 인파도 굉장해서 그냥 시내 여기저기에 세워두고 전개하면서 퍼포먼스를 보이는 구경만으로도 충분했다. 도시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경계가 불분명한 파스텔빛 하늘과 바다와 오래 묵다못해 나무가 된 거대 선인장을 보았고 7대 죄악을 다룬 천주교 테마 차량을 구경했다. 높이가 뒤의 5층 건물만해 우와 했는데 저 악마의 등 뒤 지옥도가 빙글 돌면 초거대 (제작 당시에는 현직이던) 전대 교황님이 등장한다.
August 15, 2025 at 12:00 PM
손님 무릉도원이세요? 발 조그만 고양이는 특별할인 들어갑니다.
August 15, 2025 at 10:09 AM
고양이에게 뽀뽀를 받아보세요. 왼뺨에도 쪽 오른뺨에도 쪽.
August 15, 2025 at 10:01 AM
2번 사진처럼 진열하는 젤라또는 가짜고 3번 사진이 진짜라는 여행팁이 있는 모양이던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잘 보이니까 이렇게 파는 맛집도 많고, 냉장고가 좋은 요즘엔 흔한 진열이다. 알록달록 총천연색에 가짓수 많은 관광지 젤라떼리아를 피하는 것이 더 알맞을 것이다. 이건 같은 가게에서 찍은 사진이다. 젤라또는 요즘식이지만 그라니따가 그런 옛날식 통에 담겨있고 납품받은 구색이 전혀 아니라 오호라 싶더니 음 정말 진하고 맛있었다. 난 카푸치노와 우유 젤라또, 작은양파는 아몬드와 초코 그라니따를 시켰다. 초코쟁이가 감동하며 퍼먹는 맛.
August 14, 2025 at 9:00 AM
그리고 바에서 아침을 먹었다. 먹으려던 케잌이 떨어져서 그냥 살구잼을 채운 코르네또를 먹었는데 잼 인심이 너무 후했다. 맛있었지만 나는 빵속에 야마리 없는 양의 잼을 은은하게 넣어둔게 더 입에 맞는다. 읍내에서 장사가 잘되는 반데 커피는 신통찮고 타볼라 깔다부터 젤라또, 그라니따까지 두루 준수하게 하지만 아페리티보 양이 거대하고 맛있다는 점에 점수를 더 후하게 주고 싶다.
August 14, 2025 at 8:40 AM
집밥, 헤이즐넛 젤라또, 해산물정식, 타볼라 깔다. 태양초처럼 제대로 말린 선드라이 토마토에서는 지중해 햇살의 맛이 난다. 치즈와 햄, 패스츄리, 선드라이 토마토에 감싸 오븐에 구운 돼지고기말이를 먹고 단맛이나 인공감미료로 얼버무리는 잡기 하나 없이 정직하게 원물로 승부한 진짜 젤라또를 먹었다. 최고의 젤라또라 상찬할만큼 특별한 맛집도 아니고 읍내에서 평범하게 맛있는 젤라또지만 이미 시칠리아 바깥과 비교가 안된다. 그리고 끝내주게 상큼하고 맛있는 문어 샐러드, 빠에야, 베어물면 뜨끈한 치즈와 라구가 가득한 아란치노를 비롯한 빵들.
August 14, 2025 at 8:30 AM
August 12, 2025 at 8:52 AM
먹을만큼 먹어서 작게 극 트름하고 자리를 뜨는 고양이, 배부르다고 방금 전까진 앵앵 울면서 졸졸 따라다니던 인간에게 안면몰수하고 그루밍을 시작하는 고양이, 매일매일 사람한테 치대지 않고 신경도 안쓰는 넉넉한 고양이, 행복하라 고양이. 배부른 냥칼코마니가 최고다.
August 8, 2025 at 10:26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