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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인용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아요. 마음 편히 하세요.
55.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 1970)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확대〉의 흥행을 등에 업고 반문화 풍조가 한창이던 1960년대 말 미국에서 기획한 야심 찬 실패작. 보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DVD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안토니오니의 거의 모든 극장용 장편이 복원된 이 시점에서는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좋겠지요.
November 16, 2025 at 2:03 AM
54. 레이디 오스카 (Lady Oscar, 1979)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셰르부르의 우산〉, 〈로슈포르의 숙녀들〉 등으로 유명한 자크 드미가 연출한 일본-프랑스 합작 영화입니다. 잘 만든 영화일 거라고 기대하진 않지만 다소 힘 빠진 드미라고 해도 실제 베르사유 궁전에서 찍은 『베르사유의 장미』라는데 궁금하지 않을 수 없죠? 더구나 루치오 풀치를 통해 호러 아이콘으로 거듭나기 전의 카트리오나 맥콜이 오스카를 연기했다는데. 일본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블루레이까지 나와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보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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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5, 2025 at 1:34 PM
그래서 마지막에 나오는 후일담 자막만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네 멋대로 해라〉, 장-폴 벨몽도, 진 시버그, 장-뤽 고다르가 이후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서술하거든요. '이들은 그토록 훌륭한 인물 · 영화로 길이길이 남았답니다' 하는 어조로요. 그 바람에 '스스로 누벨바그를 체현하고 있는 영화'였던 것이 갑자기 '과거의 휘황찬란한 황금기인 누벨바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요즘 영화'가 되고 말아요. 링클레이터와 친분만 있었더라도 당장 연락해서 그 대목만 들어내면 좋겠다고 말했을 거예요.
November 14, 2025 at 2:43 PM
코엔 형제가 오스카 수상 소감에서 자신들이 지금 하는 일이 어린 시절 카메라 들고 영화 찍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길 했죠. 〈누벨바그〉가 보여주는 것도 그거예요. '새로운 물결'이란 모종의 심오하고 진지하고 용의주도한 문화적 기획이 아니라, 오만하고 지적 허영에 취했을 뿐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뭔가 새롭게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던 젊은이들이 벌인 놀이판이었다는 거. 산업이나 학문으로 제도화된 영화에 매몰된 나머지 영화 본연의 그 가벼움, 경박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는 듯하죠.
November 14, 2025 at 2:20 PM
기술적 재현도가 대단히 높지만 동시에 너무 곧이곧대로 재현만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짜 누벨바그 영화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한 유명 누벨바그 영화의 유명한 특성을 마냥 흉내 내고자 하기보다는 누벨바그 시절에 길거리로 나가 갓 영화 만들던 젊은이들의 제작 환경과 정신에 충실한 형태의 영화를 만듦으로써 스스로 누벨바그 영화가 되고자 했달까. 사십 년 가까이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었는데도 놀랍도록 자유분방한 리처드 링클레이터라면 확실히 누벨바그 정신을 체현했다고 할 만하죠.
November 14, 2025 at 1:56 PM
아, 〈메피스토 왈츠〉였구나! 알죠, 알죠.
November 14, 2025 at 10:24 AM
댓글까지 완벽.
November 14, 2025 at 6:30 AM
53. 미니와 모스코위츠 (Minnie and Moskowitz, 1971)

존 카사베티스가 연출자로서 승승장구하던 1968년부터 1984년 사이의 작품 중 이것만 권리가 어떻게 됐는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블루레이가 나오지 않았고 이십오 년 전에 출시된 미국판 DVD만 고가에 팔리고 있어요. 회고전에서도 곧잘 빠지고, 언급되는 빈도도 낮고. 그 와중에 2012, 2020년 두 번이나 상영한 서울아트시네마는 칭찬합니다만, 아무튼 지나 롤랜즈와 시모어 카셀이 주연을 맡은 카사베티스의 로맨틱 코미디가 이래서는 안 되는 거 아닌지.
November 13, 2025 at 11:45 PM
아니 잠깐 그러면 저 손님들 중에 한국 영화 애호가가 있을지도!
스티븐 킹이 혐한이었다니! 😂
November 13, 2025 at 1:4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