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포스터만 보면 흔한 1970년대 섹스플로이테이션 같습니다만, 감독이 로제 바딤인 거야─프랑스에서도 '야한' 영화로 유명했으니─그렇다 쳐도 《스타트렉》의 진 로든베리가 각본을 쓴 유일한 장편 극영화이며 록 허드슨이 저렇게 추레한 아저씨 같은 몰골로 나오는 데다 앤지 디킨슨, 텔리 사발라스, 로디 맥도월도 출연하는 살인 미스터리 섹스 블랙 코미디라고 하면 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해지잖아요.
제목과 포스터만 보면 흔한 1970년대 섹스플로이테이션 같습니다만, 감독이 로제 바딤인 거야─프랑스에서도 '야한' 영화로 유명했으니─그렇다 쳐도 《스타트렉》의 진 로든베리가 각본을 쓴 유일한 장편 극영화이며 록 허드슨이 저렇게 추레한 아저씨 같은 몰골로 나오는 데다 앤지 디킨슨, 텔리 사발라스, 로디 맥도월도 출연하는 살인 미스터리 섹스 블랙 코미디라고 하면 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해지잖아요.
"나한테 뭐라고 그러지 마. 나도 뭐라고 그럴 테니까."
"나한테 뭐라고 그러지 마. 나도 뭐라고 그럴 테니까."
물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엄마가 저 정도면 모르고 사는 게 말이 되나 싶긴 하지만요. 솔직히 여기서 갑자기 근친상간 드라마로 빠졌어도 이해했을 거라고요.
물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엄마가 저 정도면 모르고 사는 게 말이 되나 싶긴 하지만요. 솔직히 여기서 갑자기 근친상간 드라마로 빠졌어도 이해했을 거라고요.
이 영화의 빛나는 점은 그 어머니가 훌륭한 조연 정도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다양한 얼굴을 드러내는 당당한 주연이라는 것이겠지요. 조운 첸의 대표작, 어쩌면 최고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어요.
이 영화의 빛나는 점은 그 어머니가 훌륭한 조연 정도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다양한 얼굴을 드러내는 당당한 주연이라는 것이겠지요. 조운 첸의 대표작, 어쩌면 최고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어요.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저... 게이예요."
"넌 어떻게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말할 수가 있니?"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저... 게이예요."
"넌 어떻게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말할 수가 있니?"
새 성당 건축 기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주교가 간절히 기도를 올리자 천사가 그를 돕기 위해 나타납니다. 그런데 주교가 성당 건축에만 열을 올리는 동안 주교의 주변 사람들을 돌보던 천사는 그만 주교의 부인에게 끌림을 느끼고 맙니다. 2013년에 그럭저럭 괜찮은 품질의 미국판 블루레이가 나왔지만 부주의하게도 두 장면을 빠뜨린 상태라 원성을 샀고, 수정 디스크 배포도 없었으며, 그나마도 지금은 절판됐어요. 이후 새로 4K 복원이 이루어졌다는데 볼 길이 없네요.
새 성당 건축 기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주교가 간절히 기도를 올리자 천사가 그를 돕기 위해 나타납니다. 그런데 주교가 성당 건축에만 열을 올리는 동안 주교의 주변 사람들을 돌보던 천사는 그만 주교의 부인에게 끌림을 느끼고 맙니다. 2013년에 그럭저럭 괜찮은 품질의 미국판 블루레이가 나왔지만 부주의하게도 두 장면을 빠뜨린 상태라 원성을 샀고, 수정 디스크 배포도 없었으며, 그나마도 지금은 절판됐어요. 이후 새로 4K 복원이 이루어졌다는데 볼 길이 없네요.
선박 사고로 아내가 실종된 남자가 칠 년 뒤 아내가 법적으로 사망자 처리되자 다른 여자와 재혼합니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돌아와요. 그동안 외딴섬에 표류해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서요! 제작 규정의 기세가 등등하던 할리우드에서 이 상황을 어디까지 밀어붙였을지도 궁금하거니와 실제로 캐리 그랜트와 오랫동안 동거했던 랜돌프 스콧이 다른 남자 역으로 나와 퀴어적 긴장을 자아낸다니 너무나 궁금합니다.
선박 사고로 아내가 실종된 남자가 칠 년 뒤 아내가 법적으로 사망자 처리되자 다른 여자와 재혼합니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돌아와요. 그동안 외딴섬에 표류해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서요! 제작 규정의 기세가 등등하던 할리우드에서 이 상황을 어디까지 밀어붙였을지도 궁금하거니와 실제로 캐리 그랜트와 오랫동안 동거했던 랜돌프 스콧이 다른 남자 역으로 나와 퀴어적 긴장을 자아낸다니 너무나 궁금합니다.
『사계』는 한국에는 봄 · 여름 편을 담은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가을 · 겨울 편을 담은 『스탠 바이 미』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지요.
킹의 최고작을 꼽을 때 곧잘 거론되는 작품집이고, 수록작 넷 중 영화화 된 적 없는 겨울 편 「호흡법」을 제외한 셋은 저마다 영화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어요.
『사계』는 한국에는 봄 · 여름 편을 담은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가을 · 겨울 편을 담은 『스탠 바이 미』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지요.
킹의 최고작을 꼽을 때 곧잘 거론되는 작품집이고, 수록작 넷 중 영화화 된 적 없는 겨울 편 「호흡법」을 제외한 셋은 저마다 영화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어요.
검은 자갈 (Schwarzer Kies, 1961)
미군 기지 물자를 빼돌리는 트럭 운전사가 새로 부임한 미군 장교의 부인이 되어 나타난 옛 연인과 재회한다. 전쟁의 상흔을 모른 척 묻고 미국의 자본에 의지해 생계를 부지하는 전후 독일인들의 미래 없는 삶을 묘사한 잘 알려지지 않은 범죄 영화라서 숨은 걸작이라며 호들갑 떠는 분위기도 이해는 하지만, 대단치 않은 심리 묘사를 일일이 의미심장하게 다루느라 90분 안으로 끊을 이야기를 중언부언하는 연출은 아무래도 굼뜨다. 최초 공개판. 114분.
검은 자갈 (Schwarzer Kies, 1961)
미군 기지 물자를 빼돌리는 트럭 운전사가 새로 부임한 미군 장교의 부인이 되어 나타난 옛 연인과 재회한다. 전쟁의 상흔을 모른 척 묻고 미국의 자본에 의지해 생계를 부지하는 전후 독일인들의 미래 없는 삶을 묘사한 잘 알려지지 않은 범죄 영화라서 숨은 걸작이라며 호들갑 떠는 분위기도 이해는 하지만, 대단치 않은 심리 묘사를 일일이 의미심장하게 다루느라 90분 안으로 끊을 이야기를 중언부언하는 연출은 아무래도 굼뜨다. 최초 공개판. 114분.
'제목이 다 한' 유형의 영화지요. 거기에 사만다 에거와 올리버 리드, 스테판 오드랑이 출연하는 유럽풍 스릴러 같다는 정도면 차고 넘치죠. 2021년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소니와 협력해서 본인이 선정한 작품들을 블루레이로 출시하고자 하는데 이것도 출시 예정작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그 기획은 무산된 듯해요.
'제목이 다 한' 유형의 영화지요. 거기에 사만다 에거와 올리버 리드, 스테판 오드랑이 출연하는 유럽풍 스릴러 같다는 정도면 차고 넘치죠. 2021년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소니와 협력해서 본인이 선정한 작품들을 블루레이로 출시하고자 하는데 이것도 출시 예정작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그 기획은 무산된 듯해요.
악몽의 뒤안길 (Nightmare Alley, 1947)
카니발에 흘러든 떠돌이가 독심술사의 영업 비밀을 익혀 상류사회에 진출하고자 한다. 제작 규정이 있던 시대의 작품이지만 결말까지 포함해서 이쪽이 기예르모 델 토로 버전보다 훨씬 더 어둡고 신랄한데, 그것은 이 작품이 어둠과 밀착한 빛 또한 팽개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다루면서 '미국 일반인'의 일상과 사고에 뿌리내린 개신교적 언설과 한탕주의적 꾼의 언행을 동전의 양면처럼 접붙였기 때문이다. 111분.
악몽의 뒤안길 (Nightmare Alley, 1947)
카니발에 흘러든 떠돌이가 독심술사의 영업 비밀을 익혀 상류사회에 진출하고자 한다. 제작 규정이 있던 시대의 작품이지만 결말까지 포함해서 이쪽이 기예르모 델 토로 버전보다 훨씬 더 어둡고 신랄한데, 그것은 이 작품이 어둠과 밀착한 빛 또한 팽개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다루면서 '미국 일반인'의 일상과 사고에 뿌리내린 개신교적 언설과 한탕주의적 꾼의 언행을 동전의 양면처럼 접붙였기 때문이다. 111분.
"어둠과 빛의 비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흑백 버전은 2021년에도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기는 했지만, 당시는 색만 흑백으로 변경했을 뿐 편집은 그대로였다.
2025년 확장 감독판은 올해 크라이테리언 4K 블루레이를 통해 처음 공개된 버전으로, 기존 흑백판에서 색보정, 음향 믹싱 및 편집을 더 손보았다고 한다.
"어둠과 빛의 비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흑백 버전은 2021년에도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기는 했지만, 당시는 색만 흑백으로 변경했을 뿐 편집은 그대로였다.
2025년 확장 감독판은 올해 크라이테리언 4K 블루레이를 통해 처음 공개된 버전으로, 기존 흑백판에서 색보정, 음향 믹싱 및 편집을 더 손보았다고 한다.
2021년 극장판 (컬러, 150분)
2025년 확장 감독판 (흑백, 159분)
2021년 극장판 (컬러, 150분)
2025년 확장 감독판 (흑백, 159분)
악몽의 뒤안길: 어둠과 빛의 비전 (Nightmare Alley: Vision in Darkness and Light, 2025)
카니발에 흘러든 떠돌이가 독심술사의 영업 비밀을 익혀 상류사회에 진출하고자 한다. 근래 기예르모 델 토로의 촬영과 편집이 방만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어도 이 확장 감독판의 흑백 화면은 옛 영화를 어쭙잖게 흉내 내는 대신 디지털 4K HDR 흑백 영상만의 광택을 한껏 과시해 본연의 무성의함을 어느 정도 무마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 159분.
악몽의 뒤안길: 어둠과 빛의 비전 (Nightmare Alley: Vision in Darkness and Light, 2025)
카니발에 흘러든 떠돌이가 독심술사의 영업 비밀을 익혀 상류사회에 진출하고자 한다. 근래 기예르모 델 토로의 촬영과 편집이 방만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어도 이 확장 감독판의 흑백 화면은 옛 영화를 어쭙잖게 흉내 내는 대신 디지털 4K HDR 흑백 영상만의 광택을 한껏 과시해 본연의 무성의함을 어느 정도 무마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 159분.
푸른 드레스를 입은 악마 (Devil in a Blue Dress, 1995)
공장에서 해고당해 주택 담보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시장 후보의 사라진 연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맡는다. 101분. 1950년대에 다루었어야 했을 묵은 이야기가 1990년대 주류 할리우드의 필터를 거치면서 이중으로 희석된 탓에 가슴을 선뜩하게 파고드는 데에 이르지 못하고 다만 매끈하게 만든 미스터리 시대극에 그쳤다고 한다면 당사자성 없는 관객의 둔감한 감상이 될까? 101분.
푸른 드레스를 입은 악마 (Devil in a Blue Dress, 1995)
공장에서 해고당해 주택 담보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시장 후보의 사라진 연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맡는다. 101분. 1950년대에 다루었어야 했을 묵은 이야기가 1990년대 주류 할리우드의 필터를 거치면서 이중으로 희석된 탓에 가슴을 선뜩하게 파고드는 데에 이르지 못하고 다만 매끈하게 만든 미스터리 시대극에 그쳤다고 한다면 당사자성 없는 관객의 둔감한 감상이 될까? 101분.
미국 LA 경찰 풍기 단속반 소속 여자 경관이 업무상 성 노동자로 위장해 단속에 나서는 과정에서 '통제를 잃는' 상황에 매혹을 느낀다는 설정은 따분한 삼류 에로틱 스릴러로 빠지기에 십상인 것처럼 들리지만, 니콜라스 로그와 켄 러셀 등 문제적 감독들의 대담한 작품에 여러 차례 출연했던 테레사 러셀이 주연을 맡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여자 친구' 취급에서 벗어나 감독으로 활로를 찾고자 했던 손드라 로크의 두 번째 연출작이라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미국 LA 경찰 풍기 단속반 소속 여자 경관이 업무상 성 노동자로 위장해 단속에 나서는 과정에서 '통제를 잃는' 상황에 매혹을 느낀다는 설정은 따분한 삼류 에로틱 스릴러로 빠지기에 십상인 것처럼 들리지만, 니콜라스 로그와 켄 러셀 등 문제적 감독들의 대담한 작품에 여러 차례 출연했던 테레사 러셀이 주연을 맡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여자 친구' 취급에서 벗어나 감독으로 활로를 찾고자 했던 손드라 로크의 두 번째 연출작이라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확대〉의 흥행을 등에 업고 반문화 풍조가 한창이던 1960년대 말 미국에서 기획한 야심 찬 실패작. 보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DVD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안토니오니의 거의 모든 극장용 장편이 복원된 이 시점에서는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좋겠지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확대〉의 흥행을 등에 업고 반문화 풍조가 한창이던 1960년대 말 미국에서 기획한 야심 찬 실패작. 보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DVD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안토니오니의 거의 모든 극장용 장편이 복원된 이 시점에서는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