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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rs-on.bsky.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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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rs-on.bsky.social
좋은걸보러다녀요
이따 하나로 긁어서 다른데 옮겨야지
November 25, 2025 at 1:11 AM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면 이 사단이 난건 영화가 예술적 용기만 내고 도덕적 용기는 내지 않아서인데, 나는 이게 감독님의 장점이라 보고 또한 그게 감독의 자질 중 하나니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이런 류 자질에만 치우친 감독분들이 미투운동 시대에 정말 많은 사회적 공격을 받았었다는데서 역시 아이러니하여 웃긴 포인트가 있었다

+ 그저 사고였을 뿐이랑 비교 많이 하던데 그런 평 하시는 분들은 두 감독님께 사과해야 된다고 생각함 ~ ^^ 진짜 끝
November 25, 2025 at 12:59 AM
이야기란 삶이 그렇듯 안전만을 보장할 수없다는 말은 무슨 소린지 알겠지만 창작자 시점에서 낭만화 되어있어 반박하고 싶은데, 정신은 신체와 연결되어있고 관객인 나는 물리적으로도 안전하지 않았다. 세계의 주인 시작 10여분 후부터 이후 내내 그랬고 피해경험이 되살아나 속된 말로 지렸으며 심박이 치솟아 워치에 기록 됐고 끝나고는 걸어서 집에 돌아갈 수가 없어서 부축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일주일 이상 불면에 시달렸고 발진과 일시적 거식이 있었다. 왜 트리거워닝을 하냐고? 대중오락이니까. 12만명 중 이런 기습 당한 피해자가 더 있겠지.
November 25, 2025 at 12:55 AM
엿같은 타자화를 캐릭터가 대리로 짊어지고 있으니 세계관 속에 빠져드는 경험과 물리적으로 안전한 오락이 제공되는거란 것을 이번 세계의 주인 관람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있었다는건 다시 생각해도 소중했다..^^ 근데 이걸 굳이 경험하려고 또 보겠냐고 물으면 난 무료로 자리 줘도 안볼거고 감히 주변에 추천도 안할 것임 누군가의 평 맞다나 불호평 하려면 자기 성폭력 경험 밝혀야하고 그러지 않으면 성폭력 피해자의 경험(!)에 반대하는(!)거란 이상하고 퉁친 명제에 휩쓸리게 되어서 성폭력 경험 있는 사람 색출하는 영화가 됐단점이 아이러니 하다
November 25, 2025 at 12:33 AM
다만 내가 완전히 타자화되는 아주 소중한 경험도 했다. 아~성별로 시대 경험을 퉁쳐보겠단건 정말 얼마나 큰 환상인가 ^^ 남의 잔치 구경하는 기분 아주 도려내진 기분 ^^

+ 후기 다시 적다보니 부서진채로 그래도 살아가리란 메세지는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더 잘 느껴졌단게 거듭 아쉽다. 그 영화는 나를 타자화하지 않아서였지만. 괴물이 빛을 바라보는 순간 같이 눈물이 흘렀는데, 델 토로 영화 쉐이프오브워터, 피노키오 외에 크게 재밌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감정 동화의 순간을 그 영화로 느끼다니.. 암튼 그게 영화의 맛이라 반가웠다.
November 24, 2025 at 10:44 PM
요즘 영화 엄청 많이 보고 있는데 개떡 같은 영화는 아예 언급조차 안하고 그냥 넘어감. 내가 본 영화 중 80%는 똥임. 근데 세계의 주인이 절대 거기 묶일 영화는 아님. 수상실적 괜히 나오는거 아님. 계속 생각나게 하고 언급되게하는 영화는 정말 소중한거야.
November 24, 2025 at 10:36 PM
나 예전에 친구가 꼭 봐야 할 반전영화(??)라며 퍼니게임 보여줘서 하네케 감독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그가 말한게 이런 상황이었단거 깨닫고 하네케 재평가 하게 됨

다시 말하지만 감독님과 영화가 세상에서 사라져야된다는거 아님. 감독님이 세계의 주인으로 준 메세지 중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한다는 메세지 감정적으로 잘 배우고 왔고 실제로 그 뒤에 그 메세지 덕분에 돌파한 상황도 있었음. 그래서 이렇게 말도 또 하고 있는거고, 암튼 요즘은 뭔 불호 감상을 쓰면 그래서 누가 나쁜가요? 누굴 처단하고 싶나요?로만 읽어대서 꼭 덧붙여야겠음.
November 24, 2025 at 10:33 PM
가서 구경해보니 성폭력 영화여서 남에게 깜짝관람경험 독려까지 할거면, 본인들이 왜 이 영화를 골랐고 뭐에 저항하는 중인지는 좀 알고 있어야하지 않나?하는 것이다. 뭔 트리거워닝 요구가 심하고 한국 관객이 예민하게 굴고 어쩌고 남일 말하듯 하지 말고.

이 영화로 싸움났다길래 나도 구경하다가 빡도는 언급 좀 봤는데 그렇게 남일처럼 말한사람 꼭 자기가 직접 겪어봤으면 !! 내 친구가 나한테 이런 말은 끔찍하니까 하지 말라던데 겪어봐야 아니까 가서 무방비로 당해보라는 논리면 픽션이 왜 필요함? 걍 나가서 직접 겪어야지 !! 끝
November 24, 2025 at 10:28 PM
감독님 욕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난 감독님은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오류가 있다고 영화의 존재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다. 모욕은 내가 느낀거고 영화는 문제 없다. 세계의 주인은 매력도 많은 영화다. 다만 숭고한 스스로에 매료된 관객들이 문제라고 본다. 성폭력 소재 영화 소비로 무엇을 갈구하는가? 무엇을 남에게 전시하고 싶은가? 무엇으로 남의 입을 막는가? 그 중 실제 피해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아팠다는데도 이 영화가 숭고하니까 지금은 네 경험은 입 다물고 있어라고 말하는 방식이 미투운동이 저항하던 힘 자체라는거야말로 문제라고 본다.
November 24, 2025 at 10:18 PM
그래서 찍고 싶었던 열망은 세차장씬에 올인 돼 있었다는거다. 아동에게 현재 가해지는 폭력은 세밀하되 그만큼의 세밀함을 스쿨미투, 미투운동, 원래 하고 싶었다던 10대의 성에는 배분하지 못했다. 로맨스로 시작했으나 미투운동에 감명 받고 마지막 영화라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에 경직되어서, 피해 경험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피해자의 세계를 묘사하고 싶어서, 누구나 이입하게 의도적으로 주인공을 흐릿하게 배치해서, 그 과정에서 성폭력은 범죄인데 범죄 경험조차 하나로 퉁치게되는 바람에, 시대에 대한 치하만 남았다는 그런 오류를 품었다.
November 24, 2025 at 10:18 PM
세계의 주인은 미투운동의 방식을 서사 진행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고 있고 마지막 반전마저 “나도 이젠 말하지 않기 힘들어졌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쿨미투운동 특유의 역학을 제대로 다루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런 부분은 다 적당히 밋밋하게 퉁친다. 미투운동에 깊은 감명은 받았는데 정작 깊은 관심은 없었던게 티가 많이 난다. 그러니 성폭력을 더이상 터부로 두지 않겠다고 많은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감수하며 ‘말하기 운동‘을 했는데, 정작 미투운동 10년차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 다시 ‘말하지 말아달라’는 홍보를 한다.
November 24, 2025 at 9:58 PM
영화가 가고자했던 길은 있지만 그 길을 다 장악하지는 못한 바, 거기다 성폭력 영화가 나오면 일단 악평은 접어주고 들어가야한다는 우리의 고운 영화 관람 문화가 겹쳐서. 이 영화의 배급 연출에 무슨 찬반 토론씩이나 하는게, 실제 성폭력 피해에 대한 찬반처럼 이중적 메세지를 안고 번져서, 그래서 모욕적이다.
November 24, 2025 at 9:46 PM
성폭력 피해자가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그들도 살아가고 싶고 운운하는게 철학인가? 아니다. 그건 그냥 실존이고 그 개념은 이전 성폭력 영화들이 끊임없이 보여주다가 미투운동 이후에는 아예 낡아버렸다. 진짜 피해자들이 직접 자기 추가 피해를 감수하고 나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게 숭고한거다. 그 앞에서 숭고함을 흉내내는 영화는 빛을 잃는다. 그리고 오히려 모욕적이다. 다양한 역학이 있는 피해경험을 영화가 원하는 바(작의와 연출)를 위해 성폭력이라는 거대 덩어리로 만들어 하나로 퉁치다가 실제 피해의 역학을 잃어서.
November 24, 2025 at 9:42 PM
영화는 오락이다. 이건 영화의 숙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숭고한 뜻을 가졌어도 태생적으로 벗어날 수없는 것이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이게 지금 무너지는 영화관 관객수로 잘 드러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영화가 성폭력을 다뤄주셔야만하는 시기는 OTT, 유투브, SNS가 이미 문 닫게 했고 이제 실화를 대강 묘사해서 끌어오는 영화는 진짜 세계에서 진짜들이 말하는 진짜 경험에 더욱 엇박이나 치게 생겼는데, 그럼 최소한 이전 성폭력 소재 영화가 건드리지 못했던 철학이라도 있었어야한다고 본다. 근데 없다.
November 24, 2025 at 9:36 PM
지금 제일 역겨운건 ‘영화가 전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운운하는 사람들 중에 친족성폭행+아동성폭행 경험의 세계를 세계의 주인을 통해 꽤나 아는 척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단 거니까 한번 더 적어본다. 상대를 같은 인간으로 존중하는데에 피해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해봤느냐 여부가 그렇게 중요하면 아예 직접 당해보지 그러나? 그래야만 모두가 상대를 이해할 수있을 것 같다면? 하지만 실제 피해자 외에는 누구도 그럴 수 없다. 친족성폭행도 아동성폭행도 피해자가 원한다고 당할 수 있는 종류의 경험이 아니니까. 여기에 너무 큰 기만이 있다.
November 24, 2025 at 9:29 PM
빅터 얘가 시체도 썰고.. 남들한테 지럴도하고 이래서 초면에는 잘 인지가 안되는데.. 전형적인 내향인(ㅠㅠ)이라서, 이런 내향적 영웅서사는 감정선을 따라가야 깊은(?)이해가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감성할배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들아..! 나는 너를..! 하는 델 토로가 표현하기 참 좋은 캐릭터였다고 보인다.
November 1, 2025 at 7:30 AM
가장 공포스럽고(?) 좋은 장면 딱 하나만 뽑으면 폭풍우를 뚫고 맨발로 첨탑을 오르던 빅터다. 바로 그곳이 1장 절정인데 ..

1장에서 빅터는 죽음을 정복하기로 했다. 감독은 그럼 죽음이 뭔지 관객에게 보여줘야 하고, 할배는 공을 가져온다. 그리고 빅터는 중력이란 절대 전제를 벗어날 수없어 아래로 떨어지는 공의 모습으로 죽음을 표현한다. 이 상징은 영화 내에서 계속 변주된다. 추락사로, 다이빙으로, 뛰어내림과 가라앉음으로..

하지만 거슬러 오른 것은 여기가 유일하다. 안전장치 하나없이 의지로 탑 정점을 향하는 또라이 신~!
November 1, 2025 at 5:50 AM
거의 뭐 어렸을 때부터 수 없이 각색 거쳐온게 어떤 모습인지 딱 보여줬고, 델 토로 할배가 이번에 거의 완전판을 내놔가지고 향후 한 20년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원작 영화화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먼저 접한 사람에게는, 이 영화가 뮤지컬 속 진주인공인 앙리 뒤프레라는 캐릭터를 왕용범이 창조한 이유와 그 캐릭터로 인해 바뀐 구조와 주제를 추가로 느끼게 해줄 것 같다.
November 1, 2025 at 5:33 AM
가타부타 할 필요 없는 압축력/상징과 대비/예고력 좋다 좋아
November 1, 2025 at 5:10 AM
그리고 델 토로 외에도 대체로 정점 한번씩 찍은 할배 감독들은 본인이 각본 쓰는 경우에는 각본이 표현하고자하는 주제와 글쓰기 방식에서도 닮게 연출해내는 경우가 많은데, 누더기 방식이 괴물이랑 어울려서 좋았다.

근데 원작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인데, 할배는 기묘한 창조물(쉐이프오브워터, 피노키오 등)러버인 것 외에도 아버지와 아들 관계에 대한 집착이... 암튼 그래서 프로메테우스 언급 파트만 각본에서 툭 튀었다. 나는 너의 독수리가 되고싶어~이런 느낌. 하지만 그게 할배의 시그니처를 느끼게 했다. 어렸을 때 꿈을 이루셔서 좋겠습니다.
November 1, 2025 at 4:03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