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0인분 완판”…오늘N 반찬장인, 가성비 한 상→겨울 입맛을 달랜다 #오늘N #우리동네반찬장인 #가성비반찬가게
겨울 저녁 밥상은 대개 소박한 듯 보이지만, 그 뒤에는 누군가의 시간과 고집이 촘촘히 쌓여 있다. MBC 오늘N 2642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한 끼, 계절을 견디게 하는 한 풍경, 가족을 단단하게 묶어 주는 한 번의 여행을 따라가며 평범한 일상의 귀한 순간들을 비춘다. 밥 냄새와 꽃향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찜기와 캠핑장의 모닥불이 어우러지며,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작은 행복이 화면을 채운다.
경기도 안산에서 오늘N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하루 1,500인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가성비 반찬가게다. 30년 넘게 주방에서 손을 떼지 않은 반찬장인 박갑순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가게의 대표 메뉴는 1년 이상 직접 숙성시킨 묵은지로 끓여내는 묵은지 등갈비찜이다. 오래 묵은 김치에서만 나오는 깊은 산미와 푹 고아낸 등갈비의 부드러운 살결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금세 비우게 만드는 맛을 완성한다. 놀라운 지점은 그릇을 가득 채운 3인분 한 상이 단돈 8,000원이라는 가격이다.
“하루 1,500인분 완판”…오늘N 반찬장인, 가성비 한 상→겨울 입맛을 달랜다 (사진=MBC)
값을 낮추기 위해 박갑순은 손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더 치열하게 움직인다. 하루 1,500인분을 기준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대량 조리 방식, 그리고 100퍼센트 예약제로 주문을 받아 허투루 남기는 양을 줄였다. 직접 배달까지 도맡으며 인건비를 아끼는 대신, 손님들에게는 재료의 질과 양으로 보답한다. 그래서 이 반찬가게에서는 ‘싼 맛’이 아니라 ‘싸고도 좋은 맛’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갔다. 정성은 그대로 두고, 불필요한 비용만 덜어낸 방식이 박갑순만의 장사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단골들이 특히 애정하는 메뉴는 수제 돈가스다. 국내산 등심만 골라 직접 손질해 두께를 맞추고, 주문에 맞춰 바삭하게 튀겨낸다. 접시 위에는 큼직한 돈가스 세 장이 올라서는데, 가격은 7,000원에 그친다. 아이들은 바삭한 소리와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고, 어른들은 넉넉한 양과 부담 없는 가격에 웃음을 짓는다. 겨울이면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이 더 간절해지는데,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가 바로 닭개장이다. 닭개장은 박갑순이 매일 농수산물시장을 직접 돌며 골라 온 재료로 끓인다. 좋은 재료가 아니면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며, 쫄깃한 닭살과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진 닭개장 3인분을 5,500원에 내놓는다. 값은 낮아도, 30년 내공이 담긴 한 숟가락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어 오늘N의 격파 중식로드는 서울의 한 중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은 중국 80개 도시를 오가며 현지 음식을 몸으로 익힌 중국 주재원 출신 셰프 박세일이 운영하는 곳이다. 메뉴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복주머니처럼 붉게 빛나는 딤섬 홍미창이다. 붉은 쌀인 홍미로 반죽한 쫀득한 피 안에, 고소하게 튀겨낸 새우를 김밥처럼 돌돌 만 속을 채웠다. 한 입 베어 물면 탱글한 새우의 식감과 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찹쌀의 쫀득함이 차례로 밀려와 입안이 풍성해진다. 정성스럽게 빚은 빨간 딤섬은 새해 복을 부르는 상징처럼 테이블 위에 놓인다.
상하이식 군만두 셩젠빠오는 식감의 대비로 승부를 건다. 만두피 윗부분은 수증기 열로 폭신하게 쪄내고, 바닥은 기름에 바삭하게 구워 겉과 속의 온도를 다르게 만들었다. 돼지껍질과 사골을 푹 끓여 굳힌 묵이 속에 들어가 있어, 포크를 넣는 순간 만두 안에서 맑은 육즙이 흘러나오며 입안을 가득 채운다. 중국식 증기 해물찜은 또 다른 방식으로 미각을 깨운다. 특수 제작한 중국식 찜기에 산낙지, 전복, 백합, 뱃고동, 새우 등 싱싱한 해물을 한 종류씩 올려, 마치 코스를 즐기듯 순서대로 쪄낸다. 한국식 해물찜처럼 한 번에 뒤섞어 내지 않고, 각 해물의 식감과 향, 단맛을 따로 음미하는 방식이다.
찜기가 설계된 구조 덕분에 해물에서 나온 육수는 아래로 천천히 떨어진다. 해물 한 판을 다 즐길 즈음, 아래층 냄비에는 은은한 바다의 향이 배어든 죽이 완성된다. 박세일은 중국 현지의 방식과 한국 손님들의 입맛 사이를 조율하며, 테이블 위에서 여행의 기억과 식탁의 즐거움을 동시에 꺼내 보인다. 색과 향, 그리고 소리가 어우러진 이색 중식은 겨울밤을 따뜻하게 데워 준다.
대한민국 보물정원 코너는 한파 속에서도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아산의 온실 식물원을 찾는다. 넓은 논밭 한가운데 피라미드처럼 솟은 유리 온실 안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공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면에는 우람한 보리수나무가 서 있고, 주변으로 백합과 제라늄, 임파첸스 등 다양한 꽃들이 계절을 거스르듯 화려한 색을 뽐낸다. 밖에서는 숨을 매섭게 얼리는 바람이 불어오지만, 온실 안은 촉촉한 흙냄새와 따뜻한 온기로 가득하다.
이 식물원을 일군 남기중은 과수원 집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식물 곁에서 살아왔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뒤, 2002년 지금의 온실 식물원을 열었다. 꿈처럼 보이는 꽃의 숲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현실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한겨울에도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들어가는 난방비만 약 300만 원에 이른다. 온실의 상징인 40년 된 킹벤자민 고무나무를 살리기 위해 7년 전에는 온실의 높이를 높이는 큰 공사를 감행했고, 그 과정에서도 경제적 부담은 남기중의 어깨 위에 고스란히 쌓였다.
3년 전 예기치 못한 화재는 마음까지 태워버릴 만큼 큰 상처를 남겼다. 온실 일부가 불에 타며 약 3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남기중은 식물을 포기하지 않았다. 식물을 살리는 일이 곧 자신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는 믿음이 그를 다시 온실 앞으로 불러냈다. 지금도 알뿌리식물을 직접 재배하며 화훼농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고, 방문객들은 입장료만으로도 꽃과 나무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작은 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한겨울 온실 안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버티고 견뎌 온 세월이 만든 또 다른 모양의 희망처럼 보인다.
신박한 네바퀴 여행은 연천의 한 식물원에서 시작된다. 문태영, 황국화 부부와 찬후, 지후, 채원 삼 남매가 함께 걷는 길 위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부모의 바람이 포개져 있다. 가족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무게가 72톤에 이른다는 거북이 소원석이다. 거대한 거북 등처럼 생긴 바위 앞에서 문태영 가족은 차례로 손을 모으고, 새해를 향한 각자의 소망을 조용히 담아 올린다. 부부는 캠핑 덕분에 행운을 얻었다고 믿기에, 올해도 소원석 앞에서 또 한 번의 행운을 기원한다.
소원을 나눈 가족은 캠핑장으로 이동해,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시간을 연다. 이들의 캠핑카는 5인승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만든 집과도 같은 공간이다. 2열 위로 넓게 뻗은 벙커 침대가 있어 세 아이가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고, 침대 변환 테이블과 주방, 화장실 겸 샤워실까지 갖춰 여행지에서도 집처럼 편안한 휴식을 돕는다. 사실 지금의 캠핑카는 가족에게 두 번째로 찾아온 네 바퀴 집이다.
7년 전, 두 아들과 함께 시작한 차박 여행에서 문태영과 황국화는 뜻밖의 선물을 여럿 받았다. 좋은 기운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막내딸 채원이 찾아왔고, 이어 아파트 청약에도 당첨됐다. 그러나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첫 번째 캠핑카를 처분해야 했고, 남편의 사업이 바빠지면서 차박과의 인연도 잠시 멀어졌다. 어느 날, 예전 여행 영상을 다시 보던 부부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다시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나누게 됐다. 결국 지난해 9월, 이들은 과감히 새 캠핑카를 들이며 두 번째 여행을 시작했다.
황국화에게 캠핑은 집안일과 육아에 매달리던 시간에서 벗어나 숨을 고를 수 있는 탈출구가 됐다. 텐트를 치고 불을 지피는 동안 부부는 더 많이 마주 보고 이야기하게 됐고, 삼 남매는 자연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자랐다. 눈이 수북이 쌓인 캠핑장에서는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며 환호성을 터뜨리고, 문태영과 황국화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또 다른 겨울을 기억 속에 새긴다. 화면에 담긴 것은 거창한 풍경이 아니라, 함께 웃고 먹고 자는 시간의 소중함이다.
하루 1,500인분을 준비하는 주방의 분주한 손길과 붉은 딤섬이 빚어내는 이색적인 식탁, 한파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온실, 네 바퀴 위에서 다시 시작된 가족의 계절이 오늘N 속에서 나란히 놓인다. 프로그램은 별난 사건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끈기와 정성, 그리고 소소한 행복에 집중하며 겨울날 시청자의 마음을 천천히 덥힌다. MBC 오늘N 2642회는 1월 13일 화요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