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아는 사람들을 무지 많이 만났다. 야! 너도? 어머! OO 씨! 엇,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약속해서 같이 올 걸! 우왓, 선생님! 꺄~~~ 너무 놀라서 못 알아보겠어!! 우와, 아는 사람 또 봤어! 야, 너 지금 OO랑 OO랑 OO랑 ㅁㅁ에 앉아 있지? 나 있는 데서 다 보여! 우와 우와 우와! 우리 이렇게나 다!

요즘 노래에 혹해서 일하기 전에 두어 곡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친숙하지 않았던 음악을 찾아 들으니 새 옷을 장만하고 옷장을 개비하는 것 같다. 새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유행가가 속한 시간들이 내 안에 층층이 저며드는 것 같다. 역사에 조금 더 녹아드는 새 사람이 된다.

유튜브 댓글 읽기도 소소하게 감동을 준다. 같은 노래를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들은 사람이 한데 모여 아주 내밀한 추억을 꺼내고 위로하고 축하한다. 사람들을 계속 사랑할 수 있다.

에바 캐시디 "고엽" 1996
youtu.be/xXBNlApwh0c?...

당신이 알려주는 곡은 어쩌면 이렇게 다 좋을 수가 있는지,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다 따라 듣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오늘은 알제리 카빌리 출신 가수 이디르(Idir)의 "어찌하여 이런 비가(Pourquoi cette pluie?)"를 새로 들었다.

youtu.be/ig12W2SafLE

냉장고 카레.

토마토. 양파. 완두콩. 애플망고. 시금치. 마늘. 강황가루. 가람 마살라. 베지 시즈닝. 허브. 후추. 소금. 코코넛 밀크. 꾸스꾸스. 올리브유.

미숫가루 팝시클.

미숫가루. 생강청. 아가베 시럽.

파이황과.

오이. 오이맛고추. 땅콩. 생강청. 마늘. 라오간마 소스. 연두.

본격적인 방학 첫날을 맞이하여 방 청소를 하고, 화이트 와인을 사려던 마음을 바꾸어 느린마을 막걸리를 처음 사보았다. 제주도의 귀한 지인께서 직접 농사 지어 만드신 고추장, 제주 한뼘책방 대표님이 챙겨주신 고사리 장아찌, 그리고 남원의 친구 어머님이 사주신 김부각으로 고마운 한상을 차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