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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의 새벽이 밝았음. 전날 궁에 도착한 의복 상자에는 검정색 상하의와 하얀 장포가 들어있었는데 장포는 아래쪽으로 갈수록 은은하게 붉은 빛을 띄고 있었음. 거기에 맞춘 장신구와 신발까지도. 치수도 딱 맞는 것을 보니 제 동맹자가 신경을 많이 써준듯 했음.

시종장과 시종들의 도움으로 복잡한 의복을 갖춘 유단은 외출 준비를 끝내자 저를 따라갈 시종장과 여종 하나만을 제외한 다른 시종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돌아가 있으라 말했음.

"너희를 보낸 그 사람에게 돌아가면 될거야."

내 곁에 남아있다간 다칠 수 있으니 반드시 돌아가도록.
November 18, 2025 at 3:4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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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제 동생쪽은 아무리 회유해도 유단이 넘어오지 않자, 접근하는 방식을 서서히 바꿔가기 시작했음. 백란이 후궁전 책임자로 있어도 그 아래 일하던 사람들까지 싹 바뀐건 아니기에 물자를 일부러 품질 낮은 것들로 바꿔둔다던지, 누명을 씌우려도 한다던가 하는 음해공작을 펼치기 시작함. 처음엔 무시하거나 가볍게 넘기던 그 짓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수위가 높아져가고 있었음. 일부러 일정을 누락시켜 흠을 만든다던가, 음식에 독을 타거나 암살 시도를 하는 등 행위가 점차 노골적으로 바뀌어갔음.
November 18, 2025 at 7:0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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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은 제 앞에 앉은 시종을 '눈'으로 지켜봤음. 대체로 나쁜 짓을 하려는 놈들에게 붙은 악귀 같은 것이 이 시종에겐 보이지 않았음. 보통 주인에게 붙은 귀신은 그 일가에도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눈앞의 시종이 꺠끗하다면 그 주인도 믿을수있을 듯 했음.

그날 후궁전의 가장 외진 곳에서 은밀한 동맹이 성사되었음.
November 17, 2025 at 2: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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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에 앉은 유단은 방문 목적을 물었음. 얼굴을 가린 시종은 유단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지.

궁을 나가고싶지 않으십니까?

"후궁에서 온전히 나가기란 매우 어렵다고 들었는데."
"비께서 제 주인을 돕겠다 약조해주신다면 반드시 돌아가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그쪽이 원하는 건 뭡니까?"
"비께서 가지고 계신 노리개의 출처를 알고 싶습니다."

노리개. 유단은 품에서 아홉꼬리의 하얀 여우가 장식된 노리개를 꺼냈음. 저번에 날 불러냈던 귀족도 그렇고 저 시종의 주인도 그렇고.

"대체 이게 뭐길래?"
November 8, 2025 at 3: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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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들 사이에는 분명 황제 동생과 연이 닿은 이도 있을터이니 경거망동하게 행동해선 안되었음. 부관을 시켜 의원에게 들렸다 일찍 돌려보내고 다시 업무로 돌아간 백란...
그날 저녁. 다시금 시종의 복장을 하고 유단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데...
November 6, 2025 at 4: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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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달라고 하셔서 이어보기

유단이 살 맞아서 앓는 내내 열나고 아픈 나머지 의식없는 와중에도 눈물 흘리는거 보고싶음... 하도 울어서 열나고 눈가가 발갛게 짓무르니까 차가운 물수건으로 조심히 닦아주는 백란 보고싶다.
자꾸 푹 못자고 뒤척거릴 때마다 가슴팍 토닥거려주는 천호님... 끙끙 앓는 소리 내다가 그 손길에 작게 안심하듯 다시 잠드는 유단이...
October 15, 2025 at 2:18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