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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oon.bsky.social
@mogoon.bsky.social
한 줌 기쁨을 기억해 / 귀여운 건 연약하고 나는 연약해 / 내가 뭐든 해야지 달리 방법이 없어 / 아무 것도 아닌 채 삶을 지속하는 것도 참 대견하지요 / 너는 혼자 도대체 어떤 싸움을 하고 있니 / 니가 하렴
그런데 입금만 남은 상황에서 “네고해 주실 수 있죠?”라고 물었다. 내 공손한 거절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고 “당근의 묘미”를 언급했다. 여기에 어떤 ‘미묘한 재미’가 있다는 건지 생각하다가 곤란한 표정으로 다시 부탁을 물렀다. 그는 은행 앱을 켠 채로 한참을 표정 없이 서 있었다. 피곤한 거래 후에 인사를 건네고 멀어지는 차의 꽁무니를 지켜봤다. 그도 나를 룸미러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 내 죄다.
October 26, 2025 at 1:29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