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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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
@edl362.bsky.social
💧❄️
되게 좀 짜치고 하찮은 작업이라 언급 불필요하긴 한데 어쨌든 작업이 줄어서 그런지 글 올릴 때 짜증이 덜함
November 16, 2024 at 6:32 AM
빨갛고 오래된 별의 눈으로, 새하얗고 젊은 별의 색을 품은 자신이 고이 여겨왔던 새파란 별의 주인공. 그를 위해서라면 움직이고 말 것이다. 라야에게 있어 별과, 별들은 과거와 미래라는 이름이 붙지 않는다. 라야 자신이 과거도 아니고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 또한 미래에서 살고 있지 않다. 저와 그 사이에 서 있는 시간만이 존재할 뿐.
November 16, 2024 at 6:15 AM
라야는 어쩐지 그 표정의 이름을 알 것도 같았으나 단정짓지는 않았다. 그건 성간 우주에 서 있는 사람들끼리 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다만 무언가는 달랐다.

신이 되어 우주의 영향을 벗어난 친우들과 달리 성간 우주에 서서 과거라는 별과 미래라는 별 사이를 서성이다가, 겨우 미래라는 별에 다가가는 가닥을 잡은 것이 분명한 시선으로 라야를 바라봐 왔기 때문이다. 과거의 별의 피를 이은 생명체가 미래를 움직이는 별이 되었다. 그 순간, 현자가 서 있는 성간 우주는 협소해졌다.
November 16, 2024 at 6:15 AM
현자가 말하는 행성이니 우주니 항성이니 하는 것들은 잘 와닿지는 않았으나 아주 고대부터, 아니, 지금 서있는 대지가 생겨나기도 전에 존재했을 별을 길잡이로 삼았던 것처럼 별과, 별들과, 그 사이에 있는, 아니 별들을 사이에 둔 성간 우주만큼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이따끔 멀리 시선을 던졌다가 그 길이만큼이나 긴 침묵과 그 안에 숨기고 있을 추억을 섬광처럼 스쳐맞은 것처럼 움찔거린 현자는 광활한 성간에 서 있는 표정을 짓곤 했다.
November 16, 2024 at 6:14 AM
꽃잎이 두텁게 쌓이고 부드럽게 꽃망울을 터뜨려 생기가 만연한 봄에도 호젓한 느낌을 받아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겨울의 색을 품고 냉기를 다루니 그리 호들갑 떨며 의외라고 말할 것도 되지 않다. 눈색 하나만큼은 강렬했으나 별에도 온도 차가 있다. 빨간 별의 눈을 하고 새하얀 냉기를 손끝에 휘감으며 성간우주에 서 있다.
November 16, 2024 at 6:14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