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쯔
bb-veryoishii.bsky.social
하오쯔
@bb-veryoishii.bsky.social
순간의 편린만 보고 대차게 오해를 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힐데는 얼굴에 열이 확 오름 개쪽팔렸음 당장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음 하지만 햇병아리 왜 이렇게 귀엽냐고 큭큭대는 인간이 도망 못 가게 꽉 붙잡고 놔주지를 않아서, 그렇게 한참을 수치 속에 있어야 했다는 그런 이야기
March 25, 2025 at 10:47 AM
뭐? 눈을 땡그랗게 뜨는 힐데와 시선을 마주한 키시스가 조곤조곤하게 그 날의 진상을 알려줌 황녀는 일이 있어 성 밖으로 나가야 했고 이목을 끌고 싶진 않아 변장을 했으며 호위 여럿 붙는 게 귀찮으니 일당백인 제 동생을 반강제로 끌고 갔다는 소소한 남매 간의 일화였음
March 25, 2025 at 10:47 AM
가쁜 숨을 내뱉는 제 연인을 이걸 진짜 어떡하냐는 듯 바라보던 키시스가 힐데의 귓가에 진실을 속삭여줌 네가 그 날 봤던 여인은 황녀라고
March 25, 2025 at 10:47 AM
키시스는 결국 참지 못 하고 웃음을 터트림 힐데가 일순 벙 찔 정도로 대차게 웃던 그는 당황스레 자길 쳐다보는 힐데의 뒷목을 잡아 끌어 그대로 깊게 입을 맞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버둥대는 상대를 꽉 붙잡아 한차례 길게 호흡을 교환하고는
March 25, 2025 at 10:47 AM
최대한 평정을 유지해서 그 날 자신이 봤던 광경을 고했지만 중간 중간 목소리가 떨리는 걸 막을 순 없었음 키시스가 그게 그리 신경 쓰였으면 누구였냐 물어보면 되지 않았냐고 묻자 물었는데 키시스가 자신에게서 마음이 떠난 것을 확인하게 되면 어떡하냐고 기 죽은 채로 중얼거리는 힐데에
March 25, 2025 at 10:47 AM
힐데를 강제로 붙잡아 벽에 몰아넣음 이정도면 참아 줄 만큼 참지 않았냐며 도대체 뭐 때문인지 말하라고 말을 해야 알 것 아니냐고 다소 강압적으로 추궁하자 몇날며칠을 계속 속앓이 했던 힐데도 결국 감정이 터져서 울컥 해버림
March 25, 2025 at 10:47 AM
불안에 점점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없어짐 자기는 그녀들처럼 예쁘지도 않고 몸이 가녀리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으니... 날이 갈수록 이런저런 생각에 자존감이 점점 땅을 뚫고 들어가서 세계수 뿌리랑 하이파이브 하게 생긴 힐데를 결국 보다 못 한 키시스는 어김없이 자기를 피해 도망가려는
March 25, 2025 at 10:47 AM
심장이 아린 걸 지금 그의 연인은 자신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여인과 염문이 있었던 키시스였고 그 옆에는 언제나 무척이나 아름다운 세실이 있다는 게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다가 이제서야 무섭게 다가옴 그도 사내니 자기같은 선머슴보단 아리따운 여인들에게 역시 마음이 더 가는 걸까하는
March 25, 2025 at 10:47 AM
행동한 적이 없는데 답이 나올리가 한숨만 거하게 나올 뿐이었음 한편 힐데는 키시스한테 이걸 물어 말어 오지게 고민하는 중이었음 그 여자 누구냐 물어보자니 관계가 깨질까 두렵고 안 묻자니 속이 너무 답답함 이대로 아무 일도 없는 걸로 치고 지내자니 키시스 옆에 세실이 있는 것만 봐도
March 25, 2025 at 10:47 AM
키시스는 그게 거짓인 줄 알았지만 그래 말 못 할 뭔가가 있나보다 하고 준비되면 말하겠지 하고 일단 캐묻지 않고 기다려 보기로 함 그러면서 도대체 쟤가 하필 자기를 이렇게 피해다닐 이유가 뭐가 있나 머리를 굴려봄 하지만 당연하게도 마땅한 답은 나오지 않음 당연함 ㄹㅇ 문제가 될 만한
March 25, 2025 at 10:47 AM
좀 보자고 하니 이런 저런 일로 빠져나가고 대련하자고 해도 집중 안 해 집중력 안 좋다고 지적하니 평소 같았으면 실수 했음을 깨닫고 죄송하다고 할 애가 어쩐지 억울하면서도 우울한 얼굴로 사과하고는 그 뒤로 말이 없음 진짜 뭔 일 있나 싶어 물어봐도 입술만 달싹이다 아무것도 아니라함
March 25, 2025 at 10:47 AM
가만히 그 자리에서 키시스와 황녀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다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으면 좋겠군 그리고 이후로 키시스만 보면 그때 그 상황이 생각나서 노골적일 정도로 키시스 피하기 시작하는 힐데와 쟤가 갑자기 왜 이러나 짐작가는 게 1도 없어서 환장하는 황자님 보고싶....
March 25, 2025 at 10:47 AM
가엾은 막내였을 뿐인데 하필 황녀의 뒷모습만 보였고 변장한 머리색이 흑색이었어서 힐데가 못 알아봤음 가까이 다가갔으면 알아차릴 수 있었겠지만 키시스가 웬 레이디와 가까이 붙어 걷고 있는데 혹 자기가 생각하는 그 상황일까봐 차마 다가갈 용기가 생기지 않아서
March 25, 2025 at 10:4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