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하나에 방 두세 개가 딸려 있고 방마다 이 인씩 공부하고 잠 점호는 거실에서
거실 하나에 방 두세 개가 딸려 있고 방마다 이 인씩 공부하고 잠 점호는 거실에서
담벼락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영중은 자기도 모르게 탄식했다. 쥐를 쫓다 아무도 없는 쥐구멍을 맞닥뜨린 개처럼 아쉬워했다.
누가 이렇게 낑낑대나 했더니.
영중은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겠지 귀를 후비며 고개를 들면 왜 저 새끼가 여기 있지 의문이 드는 얼굴이. 준수였다. 영중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담벼락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영중은 자기도 모르게 탄식했다. 쥐를 쫓다 아무도 없는 쥐구멍을 맞닥뜨린 개처럼 아쉬워했다.
누가 이렇게 낑낑대나 했더니.
영중은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겠지 귀를 후비며 고개를 들면 왜 저 새끼가 여기 있지 의문이 드는 얼굴이. 준수였다. 영중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야, 어디 가?
잠만.
갑자기 방향을 틀어 엉뚱한 곳으로 걸어가는 준수를 옆에서 같이 걷던 영중이 불렀다. 준수는 뒤통수가 따가웠지만 무시하고, 혹시나 붙잡힐까 봐 냅다 뛰었다. 따라오는 발소리는 없었다. 왜 저래, 구시렁구시렁.
야, 어디 가?
잠만.
갑자기 방향을 틀어 엉뚱한 곳으로 걸어가는 준수를 옆에서 같이 걷던 영중이 불렀다. 준수는 뒤통수가 따가웠지만 무시하고, 혹시나 붙잡힐까 봐 냅다 뛰었다. 따라오는 발소리는 없었다. 왜 저래, 구시렁구시렁.
<난방중!>
이라고 적힌 종이를 본 체 만 체 하고 문을 연 준수는 바로 후회했다. 허리가 저절로 굽어졌다. 얻어맞은 적도 없는 명치가 다 욱신거릴 정도로 신물이 차올랐다. 다행히 준수는 위액과 오늘 아침 메뉴를 실물로 다시 보기 전에 구역질을 참았다.
몇 개 없는 시선이 따가웠다. 준수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식은땀이 맺힌 이마를 닦고 달아오른 눈에서 눈물을 털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난방중!>
이라고 적힌 종이를 본 체 만 체 하고 문을 연 준수는 바로 후회했다. 허리가 저절로 굽어졌다. 얻어맞은 적도 없는 명치가 다 욱신거릴 정도로 신물이 차올랐다. 다행히 준수는 위액과 오늘 아침 메뉴를 실물로 다시 보기 전에 구역질을 참았다.
몇 개 없는 시선이 따가웠다. 준수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식은땀이 맺힌 이마를 닦고 달아오른 눈에서 눈물을 털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는 영중이도 같이 있을 때였는데 작업당하는 자기 실실거리면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구경하는 얼굴에 주먹 꽂고 싶어서 간보며 예예 아뇨아뇨 하다가 풀려난 순간 야 애인 새끼야 가자 하고 한방 먹였음
먹인 줄 알았으나 영중이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 참았던 건지 벙찐 작업자A에게서 멀어지자마자 학학 처웃음
아 준수야 누가 애인을 그 따위로 불러
뭐 내가 내 애인 어떻게 부르든 말든
준수 초딩이야?? 아니면 중이??
하루는 영중이도 같이 있을 때였는데 작업당하는 자기 실실거리면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구경하는 얼굴에 주먹 꽂고 싶어서 간보며 예예 아뇨아뇨 하다가 풀려난 순간 야 애인 새끼야 가자 하고 한방 먹였음
먹인 줄 알았으나 영중이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 참았던 건지 벙찐 작업자A에게서 멀어지자마자 학학 처웃음
아 준수야 누가 애인을 그 따위로 불러
뭐 내가 내 애인 어떻게 부르든 말든
준수 초딩이야?? 아니면 중이??
툭 떨어졌다. 준수는 잘못 들었거나, 잘못 본 줄 알았다. 왜냐하면 툭 소리가 꽤 컸고 그 정도면 바닥에 떨어질 때의 충격도 컸을 텐데 떨어뜨린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뒤통수였다. 어어 하고 돌아보지도 멈춰 서지도 않았다. 점점 멀어졌다.
'귀가 먹었나.'
자신이 잘못 본 것도, 들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준수가 혀를 쯧 찼다. 이대로 모른 척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은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허리를 굽혔다.
툭 떨어졌다. 준수는 잘못 들었거나, 잘못 본 줄 알았다. 왜냐하면 툭 소리가 꽤 컸고 그 정도면 바닥에 떨어질 때의 충격도 컸을 텐데 떨어뜨린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뒤통수였다. 어어 하고 돌아보지도 멈춰 서지도 않았다. 점점 멀어졌다.
'귀가 먹었나.'
자신이 잘못 본 것도, 들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준수가 혀를 쯧 찼다. 이대로 모른 척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은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허리를 굽혔다.
손끝이 노랬다. 손톱만 노란 게 아니라, 손가락 끝의 피부도 노랬다.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보면 역시 노랬다. 힐끔힐끔 보는 것도 아니고 두 번 세 번 대놓고 보는 준수를 영중이 모를 수도 없었다. 모른 척도 두세 번이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해?
물어 봐도 되냐?
웃긴다. 언제는 물어보고 물어봤나…….
빈정거리던 영중이 흠칫했다. 목덜미가 오싹했다. 바람이었냐면, 목도리를 맸다. 바람이 불어도 들어갈 틈 따윈 없었다. 예감, 직감, 육감, 식스센스라고 하는 것들.
손끝이 노랬다. 손톱만 노란 게 아니라, 손가락 끝의 피부도 노랬다.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보면 역시 노랬다. 힐끔힐끔 보는 것도 아니고 두 번 세 번 대놓고 보는 준수를 영중이 모를 수도 없었다. 모른 척도 두세 번이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해?
물어 봐도 되냐?
웃긴다. 언제는 물어보고 물어봤나…….
빈정거리던 영중이 흠칫했다. 목덜미가 오싹했다. 바람이었냐면, 목도리를 맸다. 바람이 불어도 들어갈 틈 따윈 없었다. 예감, 직감, 육감, 식스센스라고 하는 것들.
'근데 저기가 원래 저렇게 하얬나.'
문득 입을 다물었다. 같이 쓰는 방이 오염될까 봐서는 아니고 갑자기 의식하게 된 사실에 저절로 입이 닫힌 거였다. 전영중의 발이 퍼렇든 허옇든 성준수로서는 불쾌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왜 이렇게까지 불편한지.
'근데 저기가 원래 저렇게 하얬나.'
문득 입을 다물었다. 같이 쓰는 방이 오염될까 봐서는 아니고 갑자기 의식하게 된 사실에 저절로 입이 닫힌 거였다. 전영중의 발이 퍼렇든 허옇든 성준수로서는 불쾌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왜 이렇게까지 불편한지.
바다 갈래? 영중이 물었다. 준수는 거절하려고 했다. 머리에 짐 쌀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영중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덜컹. 책상을 앞으로 밀치고 일어났다.
'또 지랄 시작.'
강한 힘으로 밀쳐진 책상이 앞자리 책걸상과 부딪혀 쾅, 요란한 소리를 냈다. 아무리 쉬는 시간이라고 해도 이 정도 소음까지 커버 쳐 주진 못 하는지 교실 여기저기 퍼져서 뭉친 모래덩어리 같던 놈들의 머리가 힐끔힐끔 돌아보는 것이 보였고 혹은 뒤통수나 어깨너머로 느껴졌다.
바다 갈래? 영중이 물었다. 준수는 거절하려고 했다. 머리에 짐 쌀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영중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덜컹. 책상을 앞으로 밀치고 일어났다.
'또 지랄 시작.'
강한 힘으로 밀쳐진 책상이 앞자리 책걸상과 부딪혀 쾅, 요란한 소리를 냈다. 아무리 쉬는 시간이라고 해도 이 정도 소음까지 커버 쳐 주진 못 하는지 교실 여기저기 퍼져서 뭉친 모래덩어리 같던 놈들의 머리가 힐끔힐끔 돌아보는 것이 보였고 혹은 뒤통수나 어깨너머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