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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23 트위터에 기록해왔던 독서 내용을 아카이빙하는 계정입니다. 사진이 남아있는 트윗 위주로 옮겨옵니다. 올라오는 순서는 시간순이 아닙니다. 읽는 모든 책을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는 그저 원자가 든 자루인가.
물리학으로 젊음을 되돌릴 순 없나.
자유의지란 없는 것인가.
우주는 우릴 위해 만들어진 기적인가.
우주와 뇌는 닮았다던데 그럼 우주도 생각을 하나?

하나같이 흥미로운 질문들. 저자는 물리학자로, 모든 물리학자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일단 자유의지와 다중우주론을 단호히 배격하고 있다. 모든 챕터 말미엔 결론의 요약이 있는데, 요약만 읽고 '아 뭐야 직 모른다를 왤케 길게 써'라고 부르퉁할 수도 있지만, 결론에 도착하는 과정은 성실하고 신중하다.
December 16, 2025 at 12:02 AM
<저주토끼>
이전에 읽은 <여자들의 왕>에서도 느낀 거지만, 정보라 작가님은 베갯머리에서 술술 지어내는 듯한 이야기를 잘 쓰시는구나. 정합성이나 핍진성보다는 친숙함과 말재간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재미있다는 소리.

조금 슬프거나 무섭거나 한 단편들이 모여 있는데, 표제작인 <저주토끼>보다는 <몸하다><재회><흉터>가 더 좋았다. 여성됨을 자각하고 여성신체를 소유란 독자라면 더 소스라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December 10, 2025 at 11:07 AM
<여자들의 왕>
감상을 써야 하는데..마음의 여유가 없다..일단 기록만.
November 27, 2025 at 11:07 AM
<징구>
이 책을 읽을 당시 트위터에선 박완서 작가에 대한 설왕설래 중이었다.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박완서 작가에 대한 온갖 잡지식이 흘러들어와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뒤 생각했다. 나는 중상류층 시니컬한 여성 저자의 문체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비교적 초기 단편 4개가 실린 얇은 책. 휘릭 읽힌다. 표제작 <징구>와 <로마의 열병>이 특히 재미있었다. 도파민으로 책장이 휙휙 넘어감. ㅋㅋ 상류층의 스노비즘에 대한 냉소는 아마도 저자 역시 그 세계에 속해 있었기에 더 신랄하게 꽂힌다.
November 19, 2025 at 6:25 AM
<여자가 사랑한 여자들>
라인업이 매우 짱짱한 인터뷰집. 내용은 생각보다 좀 슴슴하긴 했지만..나 역시 그녀들을 사랑하니까🤍전반적으로 읽을 만했다.
November 18, 2025 at 12:48 PM
<제인 에어: 상>
펭귄클래식문고판. 최근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골랐다가 아무래도 원전 복습이 필요할 것 같아 먼저 펼쳤다. 오랜만이라 가물가물한 부분이 좀 많았지만 미주에 빼곡하게 적힌 해설들이 유익하다. 다만 스포일러(?)가 많아서 내용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문고판 비추.

나이를 웬만큼 먹고 보니 여러모로 감상이 다르지만(네거티브) 샬럿 브론테의 필력과 시니컬한 유머(저자는 전혀 웃길 의도가 아니었겠지만)는 톡톡히 스며든다. 하권은 이미 아는 그 불호(..)전개라서 조금 망설여지지만..이왕 시작한 거 끝을 봐야겠지.
October 21, 2025 at 9:54 PM
<페넬로피아드>
익히 유명세를 들어서 알지만 내게는 첫만남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이걸 읽을 즈음이 노벨상 발표 직전이어서 혹시?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니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시점을 조망하는데, 정절의 상징으로 알려진 그녀의 비교적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부분은 영웅담과 신들에 대한 냉소. 남편의 온갖 영웅담에 대해 현대 연구자들의 시선을 빌어 ‘사실은 이렇지 않았겠냐?‘라고 비꼰다.
October 19, 2025 at 5:56 PM
<흑뢰성>
아라키 무라시게라는 인물을 내세운 역사추리소설. 추리 자체는 어렵지 않고 떠먹이듯 진행된다. 상황을 세팅하고 주요 예측 몇 개를 스스로 논파한 다음 구로다 간베에에게 지혜를 구한다는 플롯의 반복. 추리의 재미보다는 아리오카성 내부로부터 서서히 무너져 가는 주인공의 권력과 제왕학, 인간군상을 보는 재미가 더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가 조금은 약하지 않았나 싶었다.
October 19, 2025 at 5:50 PM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금기시되는 사랑이나 관계를 소재로 한 4개의 단편이 실린 앤솔로지.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무심코 넘기다가 재밌을 거 같아서 집어왔다. 그럭저럭 재밌었고, 단편 중엔 <빛 너머로>가 좋았다.

각 단편 끝마다 특정 음악의 유튜브 링크로 연결되는 qr이 있는데, 오른쪽 페이지의 왼쪽에 있어서 인식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qr을 오른쪽에 배치하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편집자의 사소한 배려가 아쉬웠다.
September 1, 2025 at 10:08 AM
<오역하는 말들>
생각보다 본업에 대한 이야기는 잘 없고 신변잡기나 개인적 생각이 많이 담긴 에세이. 뮤지컬 번역이라는 세계도 있겠구나 당연히. 내가 몰랐을 뿐..
August 31, 2025 at 12:40 PM
<그림은 금방 능숙해지지 않는다>

내가 기대하던 것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쉬엄쉬엄 읽었다.
August 28, 2025 at 2:53 AM
<대여금고>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하는 그렉 이건의 책. 하드SF라는 색인에 걸맞게 정말로 '하드'하다. 이해하기 어려워서 한 단락만 여러 번 읽기도 수십 번. 그러나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믿고 보는 작가. 이번에도 반 정도 읽고 바로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했다. 나는 그렉 이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김상훈 번역가의 톤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하드SF에서 으레 내가 기대하는 것-발상적인 워프, 기술을 넘어선 성찰-을 언제나 만족시켜 주는 작가. <쿼런틴>도 아직인데 조만간 도전해 보고 싶다.
August 28, 2025 at 2:51 AM
<빛은 얼마나 깊이 스미는가>

이민자 2세대이자 성소수자인 저자의 자전기와 해양동물에 대한 잡지식이 결합된 형식의 산문. 지정성별 여성 이성애자로 살다 현재 논바이너리 레즈비언으로 정체화..이 짧은 문장 안에 얼마나 많은 유랑이 있었을까. 이 삶을 설명해줄 말들이 바닷속엔 꽤 많았다. 금붕어와 살파에 대한 정보들이 특히 인상깊었다.
August 16, 2025 at 6:42 PM
<즐거운 어른>
곧 80대를 바라보는 할머님이 쓰신 에세이. 꼬장꼬장하면서도 짐짓 새침한 문체는 정말 동네 목욕탕에서 흔히 볼 법한 할머니들의 그것이라 미소지어짐. 옛날이야기 해주시는 것들도 재미나게 읽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러운 것은, 자식 다 키워 독립시키고 지난한 결혼생활도 남편을 먼저 떠나보냄으로써 마무리하고, 순연히 홀로 남았다는 그 감각. 곱게 죽을 날만 기다리는 그 홀가분함. 지금의 나는 절대로 획득할 수 없는 것들.
August 7, 2025 at 12:04 PM
<호기심의 뇌과학>

적당히..재미로..
July 29, 2025 at 4:09 PM
<에디토리얼 씽킹>
세상에 창조성의 재료는 이미 넘치고도 많다. 그 중 필요한 것을 어떻게 고르고 조합해낼 것인가? 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 십수 년 전에 읽었던 <큐레이션>이란 책이 떠올랐다.
July 18, 2025 at 11:33 AM
<석류의 씨>
<순수의 시대>로만 알고 있다가 이번에 접한 단편집. <편지><빗장 지른 문><석류의 씨><하녀의 종> 등 수록작은 4편인데, 4편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좋았다. 여성작가의 고딕소설을 읽는 재미에 입문해버린 것 같네.
July 18, 2025 at 11:26 AM
<경험의 멸종>

간접경험에 젖은 삶을 사는 나로서는 흥미가 갈 수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유익했지만 매우 획기적이거나 새롭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대로 꼼짝없이 기술에 포위되어 무력하게 사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July 8, 2025 at 6:28 PM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각종 서브컬쳐와 밈 패러디가 많아서 알아볼수록 톡톡한 재미를 주는 듯. 재밌게 읽었다.
July 8, 2025 at 6:26 PM
<창작의 힘>
뭉크, 피카소, 마네, 카미유 클로델, 프리다 칼로, 모네..화가들의 작품세계보다 그들의 개인사에 치중한 책. 소소하게 트리비아 형식으로 읽을 만했다.
June 25, 2025 at 12:34 PM
<암컷들>

기존의 남성중심적 진화생물학이 꾸준하게 그려왔던 암컷의 이미지-수동적으로 수컷의 구혼을 기다리거나 까다롭게 구애를 거절하는-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 어렴풋이 짐작만 해오던 암컷의 숨겨진 측면들을 숨김없이 알려주는 책이다. 교미 직후에 수컷을 먹어치우고, 쾌락 혹은 전략적 수단으로서의 난교를 하고, 탐나는 수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동성 파트너와 양육을 하고, 때로는 성별의 테두리를 자유롭게 넘나들기도 한다. 이 모든 선택에는 생존이라는 거대한 근거가 존재한다. 무척 재밌게 읽었고, 조만간 구매할 예정.
June 7, 2025 at 2:40 PM
<오만과 선량>
익히 예상되듯 제목은 <오만과 편견>을 살짝 비튼 것이다. 일본에서 100만 부를 돌파하고, 영화화도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비교적 잠잠한데..읽어보니 이유가 짐작간다. 연애소설의 태를 갖추고 있지만, 짐짓 교조적이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와 서로 다른 결혼관과 연애관을 설파하지만, 그들의 어깨 뒤에서 하나같이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몬주알지. 한녀감성이랑 쫌 안맞음.

취업, 연애, 결혼..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직시하지 못하고 떠밀리듯 사는 것이 비단 일본 청춘만의 문제인가? 그런 점에서 시의성이나+
May 29, 2025 at 7:15 AM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여러가지 정보가 담담히 넘어오는 산문집이었다. 저자가 연극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 저자의 삶에 있던 여러 고비에서 그 사랑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 삶의 부조리와 연극이 박자를 맞추어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관극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는 저자가 글로 전해주는 몇몇 극의 줄거리를 눈을 반짝이며 읽어나갔다. 산문집인 만큼 가끔 글이 헤맨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읽을 만했다는 느낌.
May 24, 2025 at 12:15 PM
<닫힌 방> <악마와 선한 신>

‘지옥에는 책이 없다. 책이란 타자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르트르에게 있어 문학은 지옥의 반대말이다.’

위 문장은 이 책의 본문이 아니라 각주인데, 사실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수록된 두 작품은 각기 판이한 매력을 갖고 있는데, <닫힌 방>은 숨막힐 정도의 냉소주의라면 <악마와 선한 신>은 실존을 좇는 인간의 치열함을 끈적거릴 정도로 집요하게 묘사하고 있다.

매력적인 구절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필사했다.
May 21, 2025 at 8:47 PM
<읽지 못하는 사람들>

내게 읽기란 숨쉬듯 자연스러운 것이라, 사실 고도의 인지 활동이며 사람마다 습득하고 향유하는 방식도 다르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으레 읽기라 하면 흰 종이에 인쇄된 검은 활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정의하지만, 영상물의 자막을 훑거나 오디오북을 듣는 것 역시 포괄적인 '읽기'다.

저자는 사람의 뇌가 다양한 만큼 읽기의 방식도 달라짐을 역설하며, 보편적 읽기에서 이탈한 이들을 '읽기장애'대신 '읽기차이'로 구분한다. 이는 '신경전형인'과 '신경다양인'의 구분만큼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April 26, 2025 at 2:0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