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운명 같은 대결”…‘스트라빈스키’ 성태준·문경초·임준혁, 2인극의 혁신→무대 긴장감 폭발 #스트라빈스키 #쇼플레이 #성태준
두 남자의 눈빛이 어둠 속을 헤집는다. 악보 위를 맴도는 낯선 손끝, 피아노 건반을 내려치는 순간마다 뜨거운 열기가 흘렀다. 한 편에는 고독을 이겨낸 천재의 깊고 집요한 시선이, 다른 편에는 자유와 상상, 그리고 예민한 감각이 얽혀 흐른다. 좁은 무대 위를 채우는 두 캐릭터의 숨결 사이, 미지의 음악이 깨어나는 장면은 관객의 숨마저 잠시 멈추게 한다. 과거의 황금기와 새로운 도약이 교차하는 그 경계에서, 질문은 남겨진다. 무엇이 이들을 끝까지 피아노 앞에 머물게 만들었을까.
쇼플레이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마지막 조각인 ‘스트라빈스키’가 오는 7월 28일 대학로 TOM 2관에서 초연된다. 이번 작품은 ‘현대 음악의 차르’로 불리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삶을 배경으로, 1900년대 벨 에포크 시대를 거쳐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와 그 이후의 시기까지, 혁신과 격동의 음악사를 집중 조명한다. 전작 ‘니진스키’, ‘디아길레프’와 달리, ‘스트라빈스키’에서는 기존에 없던 인물이 등장하며, 2인극 특유의 긴장감으로 인물 간 감정선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음악에 뿌리를 두고 서로를 단숨에 압도하는 두 존재의 대비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서사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음악의 운명 같은 대결”…‘스트라빈스키’ 성태준·문경초·임준혁, 2인극의 혁신→무대 긴장감 폭발 / 쇼플레이
‘스트라빈스키’ 역을 맡은 문경초와 임준혁은 앞서 ‘니진스키’에서도 같은 역할을 연기해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번에는 성태준이 합류해 한층 다채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슘 역에는 황민수, 정재환, 서영택이 참여해 각자의 강점으로 캐릭터를 풀어낸다. 황민수는 시원한 가창과 진중한 무게감, 정재환은 예민하고 날 선 무대 에너지, 서영택은 오페라에서 다져진 단단한 발성으로 슘의 복합적인 내면을 드러낸다. 쇼플레이는 공식 SNS를 통해 흑의 스트라빈스키, 백의 슘이 강렬히 마주하는 캐릭터 포스터와, 넘버의 일부가 깃든 티저 영상, 감정의 결을 담은 캐릭터 필름 등을 공개하며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대 위에는 네 배우 외에도 네 대의 피아노가 오롯이 자리를 지켜, 배우와 피아니스트가 함께 연주하는 순간들이 작품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연출에는 ‘베어 더 뮤지컬’과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무대를 완성해 온 이재준이 나섰다. 음악으로 운명을 건 승부를 펼치는 두 남자의 고독과 벗어남, 동경과 갈등은 시리즈의 전체적 메시지와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초연작 ‘니진스키’(2019), ‘디아길레프’(2022)에 이어 ‘스트라빈스키’까지, 인물과 음악의 완성형 서사가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발레 뤼스의 서사뿐 아니라, 차가운 현실과 포기할 수 없는 열정 그 자체를 현재의 언어로 펼쳐내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에게 깊은 공명을 던진다. 스트라빈스키와 슘,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맞붙이는 감정과 음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닌,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예술적 충돌 그 자체다.
세 인물이 꿈꿨던 완벽의 이상과, 무대 위를 유영하는 익숙한 멜로디는 쇼플레이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서사를 온전히 완성하며, 뮤지컬 ‘스트라빈스키’는 7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관객을 마주한다. 첫 시작점이었던 ‘니진스키’ 역시 6월 15일까지 예스24아트원 1관에서 공연 중이라, 시리즈의 흐름을 따라가고픈 이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예고한다. 냉혹한 현실 속 꺼지지 않은 음악의 집념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예술가들의 용기는, 이번 ‘스트라빈스키’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관객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