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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젠 모르겠어 이 계정이 도대체 뭐 하는 계정인지.
그래 이젠 다 모르겠고 그냥 너희가 다 해 먹어라
그럼 이제 좀 봐도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언니도 우리 4주년 때 줄 편지라고 했었잖아
그럼 난 언니가 내 옆에 있었어도 오늘 이 편지 볼 수 있던 거 아니야?
내가 나중에 언니 보러 가면 그때 나도 내가 적었던 언니 편지 찾아서 가져갈게
가서 직접 읽어줄게
그러니까 나 지금은 이거 읽어 본다..?
January 3, 2026 at 4:03 PM
이걸 이렇게 전달받아 읽게 될 줄은 아마 유지믽도 김믽정도 생각 못 했겠지만
어쨌든 지금 그 편지는 김믽정에게 있고 더 이상 유지믽은 그 옆에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존재할 수도 없었고
January 3, 2026 at 3:54 PM
방금 믽정이 전해 받은 편지의 의미가 달라졌던 것도 이런 이유였어
다른 때였다면 또 옆에 달라붙어 있었을 유지믽이 그 편지를 적을 때만큼은 멀리 떨어져 앉았고
이번에는 먼저 읽거나 훔쳐보지 않을 테니 너도 절대 먼저 읽어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었거든
그러니 믽정도 속으로는 내로남불을 외쳤지만 무슨 내용이 적힐지는 몰라도 안되는 거긴 한가 보다 싶어 알겠다고 했어
January 3, 2026 at 3:50 PM
연인 사이에서만 나누는 표현 같은 거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같은
근데 그마저도 같이 살게 된 이후로는 소용이 없어진 거야
부끄러워서 몰래 편지를 적었고 사실 읽어보는 것도 혼자 있을 때 봤으면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가지도 못했어
항상 믽정이 편지를 쓰려고만 하면 유지믽은 어떻게 알았는지 어느 순간 옆에 붙어서 쓰는 걸 보고 있고
나중에 다 쓰면 보여줄 테니 저리 좀 가라는 말에도
그런 거면 어차피 자신이 볼 편지 아니냐며 오히려 더 달라붙어 쓰이고 있는 편지의 내용을 읽으려 했어
January 3, 2026 at 3:44 PM
연인끼리도 기념일이나 하고 싶은 말로 하기는 민망한 말들 있잖아
서로 편지를 잘 써주지는 못해도 그런 말들이 있으면 꼭 편지를 써주면서 같이 말하기도 했어
지믽은 믽정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원체 애정표현을 잘 하기도 하고 좋아했으니 보통 편지로 말을 대신하는 건 믽정의 몫이었고 그마저도 특별한 날, 기념일같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몰아서 쓰는 편이었어
김믽정도 애교가 없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귀엽거나 해야 하는 말들은 따지자면 김믽정이 더 했지
근데 그런 거 있잖아
January 3, 2026 at 3:40 PM
문제는 그렇다고 그 출처 불분명한 편지를 읽어보기에도 망설여지고 머뭇거리게 된다는 거였지
무슨 편지인지 알기 전에는 어차피 저에게 써준 편지겠거니 하고 읽어보는 게 당연하겠지만 이 편지는 좀 다르게 보이니까
무슨 내용이 적혀있는지는 몰라도 이 전에 자신이 유지믽에게 받아왔던 편지와는 확실히 달랐으니까
January 3, 2026 at 3:33 PM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서 열어 본 편지의 내용은 믽정의 추측과는 많이 달랐어
정말 그 편지가 4주년을 위해 쓰여진 편지라면 사랑한다, 심지어는 하다 못해 고맙다는 말이 적혀 있어야 하는데 그 편지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단어가 미안하다 였거든
그때부터 김믽정이 할 수 있는 건 그 편지를 읽어보는 것뿐이었어
January 3, 2026 at 3:27 PM
앯이가 병실을 나가자 믽정은 그 방에 혼자 남아 편지를 들여다봤어
근데 이걸 유지믽이 쓴 것 같다는데
무슨 편지인지는 모르겠고 보면 볼수록 그저 의문만 쌓이는 거야
분명 그 언니가 쓴 편지라면 이미 제가 가지고 있거나 알고 있었을 편지였고 유지믽이 직접 가지고 있었다면 그건 김믽정 본인이 쓴 편지였을 거니까
근데 지금은 걔가 쓴 적도 본 적도 없는 편지가 처음 본 편지 봉투에 담겨 있으니 결국 남은 건 그날 자신에게 전해지지 못한 유지믽의 편지겠거니 하는 결론 하나였지
January 3, 2026 at 3:26 PM
"그래도 지혅언니가 있어서 괜찮을 거야
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

-응..

"그리고 이거"

-뭔데 이게?

"편지 같더라
유지믽이 쓴 것 같은데 네 이름 있길래
읽어보지는 않았고 가져다줘야 할 것 같다면서 지혅언니가 주고 갔어
너 병원 데려온 것도 삼촌네니까 내일 아침에 연락 꼭 드리고"

-알겠어, 고마워요

"쉬어 오늘은
되도록이면 아무 생각 말고"

-응.. 가요 얼른
January 3, 2026 at 3:15 PM
지믽이 가족들이 김믽정을 병원으로 데려갔을 때 걔는 영양실조, 수면 부족, 스트레스는 쌓일 때로 쌓이고 그러다 결국 있을 거 없을 거 다 몰아서 온 덕분에 응급실로 옮겨지고 다시 깼을 때는 옆에 앯이 뿐이었어

"일어나지 마
너 아는 언니가 아니라 의사로서 환자한테 하는 말이니까 들어"

-언니..

"지믽이 가족들한테는 다 돌아가 계시라고 했어
시간도 너무 늦었고 이모랑 삼촌도 힘드실 텐데"

-그치.. 아마 제일 힘드시겠지

"근데 왜 네가 이러고 있냐고.."
January 3, 2026 at 10:38 AM
3일을 그렇게 버텨내며 지내다 장례식이 끝난 뒤에야 집으로 돌아온 걔는 결국 신발도 벗지 못한 채 쓰러졌고 장례식장에서의 상태는
누가 봐도 정상은 아니었어
장례식장 끝나면 바로 또 다른 장례식을 치러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사람 몰골이 아니었거든
결국 걱정에 못 이긴 가족들이 지믽과 믽정의 자취방을 찾아갔을 땐 이미 김믽정이 문도 닫지 못한 채 신발장 앞에 쓰러져 있던 후였어
January 3, 2026 at 10:34 AM
그러다 결국 유즤믽을 혼자 보낸 건 자신이었다는 자책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그 죄책감에 사로잡혀 몸이 망가져가는 것도 몰랐어
아마 옆에 앯이가 있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렇게까지 되도록 두지는 않았겠지만 병원 일이 바빠 다시 출근을 해야 했고 그때부터는 더 이상 옆에서 설득하고 귀찮게라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지
January 3, 2026 at 10:27 AM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어
그리고 혹시 지믽이 자신들의 꿈에 나와 왜 믽정이를 고생시키냐며 혼을 내기라도 할까싶어
밥도 챙겨주고 잠시 눈이라도 붙이라며 말해주기도 했지
근데도 걔는 고집을 부리며 집에도 가지 않고 3일을 그러고 있었어
사실 유지믽이 옆에 없는 김믽정은 밥도 잠도 다 '굳이'가 되버린 거야
하루아침에 자신의 옆을 떠나버린 지믽을 생각하면
굳이 밥을 먹을 필요도 잠을 자야 할 필요도 없다고 느껴졌고 그런 생각이 들수록 눈물 흘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하게 된 거겠지
January 3, 2026 at 5:44 AM
그 말을 끝으로 김믽정은 유지믽을 놔주었고 장례식 3일, 걔는 지믽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랬듯 그냥 자신이 직접 볼 수 있고, 아직은 만져지는 지믽의 옆을 비우기 싫었어
그것도 혹시 아직은 언니가 알지 않을까 자신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비롯된 거지만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앯이와 지믽의 가족들은 걱정이 앞서는 거야
앯이는 이러다 믽정이까지 잘 못 될까 자신의 친구를 또 잃기는 싫다는 마음의 걱정이었고
가족들은 잠도 자지 않고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딸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게 고마우면서도
January 3, 2026 at 5:21 AM
...
January 3, 2026 at 5:14 AM
항상 언니한테 투정만 부리던 나였는데
화 한 번 안 내고 매 순간 져주려고 노력했던 거
4년 동안 언니 앞에서만 유독 어리게 행동하던 나를 받아주려 했던 거 다 고마워
내 투정 받아주느라 고생했어

혹시라도 우리에게 다음이 주어진다면
그래서 언니가 어떤 모습이든 내가 다시 언니 옆에 있을 수 있게 되면
그때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언니 볼게
먼저 표현하고 언니가 치는 장난도 다 받아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게

사랑해, 언니
그리고 4주년 축하해 유지믽
January 2, 2026 at 5:23 PM
진짜 보내주기 싫은데
그래서.. 진짜 말하기도 싫었는데
그렇다고 정말 아무 말도 안 해버리면
그럼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날 만나기 전까지 이상형이 없던 언니가 날 만나고 알았다 그랬지?
언니 이상형이 나였던 것 같다고
근데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몰랐는데 내 이상형은 언니였나 봐
내가 너무 늦게 깨달아서
그래서 너무 늦게 말해줘서..
미안해
January 2, 2026 at 4:51 PM
그리고 그 시간은 4분에서 6분 사이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같지도 않은 거야 적어도 이 둘에게는 오히려 짧은 시간일 거고
그런 상황에서 계속 투정 부리고 화내는 게 시간 낭비라고 느껴지니까 이제 진짜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계속 시간을 낭비하면 결국 후회하고 아파하며 혼자 남을 건 자신이라는 걸 알았고 그 후회의 시간으로 과거에 지믽과 나눴던 추억까지 다 헤집어두기에는 그럴 자신이 너무 싫은 거야
January 2, 2026 at 4:38 PM
그때는 항상 수업만 듣고 오면 지루하다 잘못 온 것 같다, 재미없다만 늘어놓던 앯이가 처음으로 눈을 반짝이며 자신들을 앉혀두고 신기하다, 재밌다. 학과 잘 들어온 것 같다를 남발하니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어

사람은 심장이 멈춰도 뇌가 완전히 기능을 멈추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고
그 시간 동안 뇌의 일부 영역은 여전히 활성 상태일 수 있으니 청각과 같은 감각의 기능이 잠시 동안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어
January 1, 2026 at 1:12 PM
믽정이 저렇게 애원할 동안 유지믽은 아무 말 없이 누워만 있었어 당연히 숨도 안 쉬었고
근데 저 상황에서 김믽정이 뭘 할 수 있었겠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앯이도 살려내지 못한 유지믽을 김믽정이 다시 살려낼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그런 상황에서 김믽정이 생각할 수 있는
자신이 유지믽을 위해, 자신만이 해줄 수 있는 건 딱 하나 남아있었을 거야
애인으로든, 지금까지 함께 해온 친구로든

그 남은 하나가 뭔지는 그렇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됐어
자신들이 대학을 다니던 때 앯이가 수업으로 들었던 내용을 알려준 적이 있었거든
January 1, 2026 at 1:06 PM
나 언니가 이런 장난쳐도 화 안 내고 열심히 언니 보러 왔잖아
더위도 잘 타면서 이런 건 왜 계속 덮고 있어
나 화 안 낼게 오늘은 봐줄게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그만해줘요 제발..
January 1, 2026 at 12:56 PM
이제 일어나요..
앯이 언니 갔잖아
이제 우리 집에 가자
나 집에 가고 싶어요 언니..
January 1, 2026 at 12:54 PM
...
January 1, 2026 at 12:48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