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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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차량이
물론, 골목에는 사람이 없는 것 맞다.

건우연은 사랑에는 호구지만 진짜로 머리까지 다친 것은 아니었다.

그 사람은 바로 골목 옆 카페의 사장, 안가연이었다.

——

“…미친 놈 또 왔네.”

안가연은 피크타임이 끝나고 손님이 없는 카페에서 한적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친구야. 벌써 두 달 째 출근이다. 이 정도면 사랑을 좀 멈춰야 하는 거 아니니?“

안가연은 자신의 신세 한탄에 빠져 듣지도 못하는 건너편 골목의 건우연에게 오늘도 조언 한 마디를 건네본다.
December 5, 2024 at 2:15 PM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내가 밥도 계속 사주고 해달라는 일 다 해주고 얼마나 예쁨받으려고 얼마나 온지랄을 다했는데 어떻게 너가 나한테 이러냐!“

그만 알아보도록 하자.

어쨌든 건우연의 이 하소연(?)으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건우연은 게이라는 것.

건우연은 이번에도 또 만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은 사람에게 고백했다는 것.

건우연은 얼빠, 금사빠로도 모자라 사랑에 엄청난 호구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런 건우연의 미친 듯한 자신의 호구짓 소개를 계속해서 듣고 있는 사람이 있다.
December 5, 2024 at 2:10 PM
다행히도 그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어보였다.

건우연은 괜히 옆에 있는 쓰레기 더미를 발로 툭 건들며 (쓰러지지는 않도록) 없는 가오를 계속해서 잡아댔다.

“진짜 유세현.. 내가 꼭 너보다 잘생기고 좋은 남자 만나서 후회하게 해준다.”

- 잠시 후

“세현아..! 나 진짜 너를 사랑했다고.. 왜 내 진심을 안 믿어주냐..! 진짜 너를 처음 만나게 된 일주일 전부터 내 마음은 온통 너를 향했는데..!“

- 잠시 후
December 5, 2024 at 2:06 PM
오늘도 차인 그가 향하는 곳은 인적이 드문 골목이었다.

쾅-

벽에 박힌 주먹에서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

“감히…”

그의 입술은 파르르 떨려왔고 이마에는 핏줄이 서 있었다.

“감히.. 이 건우연이를 까???!!!”

그의 거센 포효에 골목을 점거하던 비둘기들은 이미 날아간 지 오래였고, 눈치보며 하악대던 고양이는 자신의 자리를 순순히 내어줬다.

건우연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큰 소리가 나왔는지 소리를 지르자 마자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가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December 5, 2024 at 2:01 PM
“미안, 나는 안 될 것 같아.”

그러고는 벙찐 얼굴의 남자를 등돌리고는 도망쳐간다.

이것은 건우연이 이번 달만 세 번째 차였을 때의 일이었다.

——
건우연 그는 누구인가.

나이 25세.
얼빠 25년 차.
금사빠 25년 차.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사람에게 고백한 전적 167번.

그나마 받아준 두 명 중 한 명은 장난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그의 고백을 못 알아 들은 것이었다.

그는 절망적인 전적을 갖고 있었지만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고백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진짜 좋아졌는데 어떡하라고!“
December 5, 2024 at 1:5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