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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 대표 유지믽 × 강아지 수인 김믽정
에이전시 대표 유지믽 × 강아지 수인 김믽정

주변 사람들한테 애정 하나 안 주던 유 대표가 수인 믽정이 만나고 점점 유해지는 거 보고 싶어

유 대표가 믽정이 주워온 날은 평소랑 좀 달랐어 소속 선수들이 매년 꾸준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또 성장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성인부 일이었고 고등부는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았거든

- 다시.
- 다시.
- 다시 해.
December 22, 2025 at 6:15 AM
수인화를 얼른 하길 바라면서 전 주인들이 붙여준 이름이라는데 전 주인들이 지어줬다는 얘기에 바꿀까 하다가 본인이 좋아하고 지금 와서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것도 헷갈릴 것 같아 그냥 믽정이라고 부르기로 해

- 나는 유지믽이야

그럼 지금부터 본격 우당탕탕 수인과 동거 이야기 시작~!
December 22, 2025 at 6:14 AM
일단 배고프다는 믽정에게 사람 밥을 주고 이름을 고민하는데 좋은 게 안 떠올라

- 설이야 너 혹시 사람 이름 있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최근까지는 사람이 키웠다니까 혹시나 불리던 이름이 있을까 싶어서 물어보니 의외로 바로 답이 나오겠지

- 웅! 나 믽정이야! 김믽정
December 22, 2025 at 6:14 AM
- 주인!
- 주인 아니고 언니
- 언니!
- 응 옳지 잘 하네

일단 어찌저찌 호칭은 바꿨고 옷 입는 것도 알려줬고 또 뭐해야 하지 고민하는데 믽정이 목소리가 들려

- 언니! 설이 밥! 배고파
- 아 이름…

강아지일 때는 설이라고 부르지만 사람일 때도 설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뭐가 좋을까
December 22, 2025 at 6:14 AM
- 저기 설이야?
- 설이야 일어나봐

지믽이 몇 번 흔들어 깨우면 믽정이 일어나

- 으악! 이불 내리지마 너 옷 안 입었어
- 이거 내 옷인데 대충 마음애 드는 거 입어

그렇게 던지듯 옷 두고 거실로 나가는데 이제 막 수인화를 치룬 애가 옷 입는 방법을 아나 대충 걸치고 나가면 지믽이 다시 제대로 입혀줘
December 22, 2025 at 6:14 AM
처음에는 설이라는 생각도 못 하고 깜짝 놀라 소리 지를 뻔 하다가 어제 수의사 말에 이 여자가 설이라는 걸 알고는 볼을 살짝 건드려봐

- 으음…

뒤척이는데 이불 사이로 하얀 살결이 보이네 아 맞다 얘 지금 사람이라 옷 안 입고 있지… 그 많고 많은 제 옷장 뒤지고 또 뒤져서 겨우 믽정에게 맞을만한 옷을 몇 개 가지고 와
December 22, 2025 at 6:14 AM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더 흘렀을까 밤이 찾아오고 낑낑거리던 믽정의 숨소리는 이제 색색거리는 차분한 소리로 바뀌어 그리고 지믽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수인화를 치뤄 성인이 된 설이가 제 옆에 누워 있겠지
December 22, 2025 at 6:14 AM
다행히 믽정이 처음 발견했을 때 절뚝거리던 뒷다리는 잠깐 근육이 놀라서 그랬던 거고 지금은 수인열 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사의 말에 몇 가지 필요한 약과 용품들만 사서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와

- 낑… 끼잉…

작은 몸으로 낑낑 앓는데 수인화를 겪을 때는 온전히 본인이 그걸 이겨내야 해서 지믽이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옆에 있는 것 뿐이겠지
December 22, 2025 at 6:14 AM
이미 사람 말까지 아는 것 보면 누가 키웠던 것 같은데 목에 인식칩이 있던 흔적만 있고 없는 걸 봐서는 누가 작정하고 버렸네요 수인이라는 말에 호기심으로 데리고 갔다가 몇 년이 지나도 수인화를 안 치르니 버린 것 아닐까 싶어요

수의사 말에 지믽은 이상하게 화가 나

쓸모 없다고 집에서 내쳐진 제 처지와 비슷해서일까

- 그럼 지금 이렇게 끙끙 앓는 건 왜 그러는 거예요?
- 뒤늦게 수인화를 치르는 중이에요 아마 내일이면 완전히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고 며칠 내로 자유롭게 수인화가 가능할 겁니다
December 22, 2025 at 6:14 AM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수인이 많이 사라져 발견하기 조차 쉽지 않다고 했는데 그 수인이 어제 제가 데려온 저 강아지라고? 말도 안 돼 절대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제 저 강아지가 제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았단 말이지…?

- 아마 수인이라서 그랬을 거예요
December 22, 2025 at 6:14 AM
다음 날 아침 믽정이 다시 눈을 떴을 땐 지믽의 집이 아니라 동물병원이었겠지

- 수인이요?
- 네 강아지 수인이요

수인이라 지믽도 몇 번 들어본 적은 있었다 저와 같은 부자들 사이에서 일반 반려동물 대신 수인을 데려가 키운다는 얘기를 들었으니까
December 22, 2025 at 6:14 AM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믽정이 쳐다보니까 지믽도 마음 약해져서 그냥 침실로 데리고 가

- 오늘만 여기서 자는 거야
- 앙! (웅 아라써)

그렇게 어찌저찌 동거 아닌 동거? 첫 날이 무사히 지나가
December 22, 2025 at 6:14 AM
- 내일 병원 가야 하니까 너 얼른 자

집에서 대충 안 쓰는 방석 하나 꺼내서 거실에 두고 지믽은 침실로 향해

- 끼잉…

근데 믽정이 유 대표 집이 생각보다 더 크고 거실도 너무 넓어서 혼자 자는 거 무서워

- 응? 왜?
- 끼잉… (나도 데려가…)
December 22, 2025 at 6:14 AM
그러면 털이 하얗니까 하양이? 아니다 구름이로 할까 몽실이도 귀여운 것 같고 솜사탕? 솜사탕 할래?

- 앙! (싫어!)
- 싫어?
- 앙! (응!)
- 그럼 설이 어때?
- 왕! (그건 쫌 예쁘네)

술기운 때문에 제가 강아지랑 대화 하고 있다는 것도 자각 못 하는 유 대표…
December 22, 2025 at 6:14 AM
- 그냥 비누로 하자

대충 몸에 묻은 먼지랑 흙만 씻기면 될 것 같아 천연 비누로 거품만 잔뜩 내서 애기 몸에 비누칠을 시작해 얘 꼬질꼬질한 것 보면 목욕 처음 하는 것 같은데 안 버둥거리고 잘하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말끔해진 아가

- 근데 말이야 너 이름은 있어?
있어도 내가 다시 지을래
December 22, 2025 at 6:14 AM
아까부터 묘하게 절뚝거리는 뒷다리가 신경 쓰여서 아예 동물병원을 들렀다가 갈까 했는데 지금 제 상태가 말이 아니고 일단 강아지도 좀 씻겨야 할 것 같아 그냥 집으로 가

- 아 근데 샴푸가 없는데… 사람용으로 해도 되나?

지믽이 강아지를 쳐다보면 강아지도 아직 아기라 아무것도 모르니 고개를 갸웃거려
December 22, 2025 at 6:14 AM
- … 너 우리 집 갈래?
- 낑? (진짜?)

제 말을 알아들은 건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끄덕이는 것 같기도 한 하얀 솜뭉치를 지믽은 결국 제 집으로 데려가

- 너 아픈 것 다 나을 때까지만이야
- 낑!
December 22, 2025 at 6:14 AM
- 뭐하는 거야 너…

그 부드러운 감촉에 놀라는 것도 잠시 혹시나 주변에 어미가 있을까 여기저기 찾아보는데 어미는 안 보이고 주민들이 챙겨준 건지 나무 박스로 만든 겨우 몸만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집과 사료 몇 알 그리고 나뭇잎과 흙이 잔뜩 들어가 더러워진 물그릇만 있어
December 22, 2025 at 6:14 AM
강아지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딱히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냥 지나쳐 가려는데 자꾸 그 아기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야

- 너 엄마 없어? 왜 혼자 여기서 이러고 있어 응?

검지손가락으로 부드러운 털을 꾹 누르니까 바들바들 떨던 강아지가 고개를 들어 지믽을 쳐다보다 이내 얼굴을 막 비벼
December 22, 2025 at 6:14 AM
그래서일까 평소라면 다른 사람들과 잘 마시지 않던 술도 과음을 했지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작아도 너무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어

- 끼잉… 낑… (도와줘… 나 아파 살려줘)

하얀 털에 길거리 생활을 오래했는지 흙이랑 먼지들이 붙어 꼬질꼬질한 그 강아지가 왜 그날따라 유독 마음에 걸렸을까
December 22, 2025 at 6:14 AM
기쁘긴 했어 국내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고등부가 있는 곳은 지믽이네가 유일했거든 다들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뚜렷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 할 거라며 다른 회사들은 다 기피하는 친구들을 지믽은 직접 데리고 와 제가 그 꿈을 펼쳐주기로 했고 국대라는 큰 성과가 나타났으니까
December 22, 2025 at 6:14 AM
고등부 애들 열심히 하는 것 알지만 지믽의 입장에서 열심히 하는 거랑 잘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였어 재능이 있어도 연습을 안 하면 그 실력 다 무용지물이거든

- 대표님 고등부 000 국대 선발 됐어요!

그래서 유난히 고등부 애들을 더 빡쎄게 훈련 시키고 가르쳤는데 드디어 그 성과가 드러난 거야 그것도 체육 하는 애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즈음은 다 나가고 싶고 선발되고 싶어 하는 국가대표로 말이지
December 22, 2025 at 6:14 AM
연극영화과 유지믽 × 실용음악과 김믽정
연극영화과 유지믽 × 실용음악과 김믽정

대학교 선후배 지믽정 과는 달라도 워낙 어릴 때부터 같이 다녔기도 했고 연영이나 실음이나 계열은 비슷해서 통하는 것도 많고 그러다 보니 대화도 잘 통하고 그래서 매일 붙어다니겠지

- 믽정아, 지믽이 봤어?
- 지믽 언니 동방 갔을 걸요?

- 지믽 언니, 믽정이 봤어요?
- 쩡이? 아까 알바하러 간다던데?

그래서 주변 친구들은 얘네 사귀는 줄 안대 아 물론 비밀 연애로 근데 당사자들은 죽어도 아니라네? 진짜 안 사귀는 게 맞긴 해
December 21, 2025 at 11:27 AM
하지만 지믽도 고백은 못 해 믽정이 몇 년 전부터 혼자 짝사랑 중인 걸 알고 있는데 그 상대가 저라는 건 생각도 못 하고 있거든
December 21, 2025 at 11:25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