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not saint)
할부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불행히도 뒷좌석 시트는 운명한 상태였다.
그런데 진료를 받아보니, 그냥 커다란 고양이도 아니고.
무려 설표 수인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미 다 나았고, 건강하며, 성체라고.
류건우의 머릿속에 이 거대 고양이와 함께한 나날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러니까 다 큰 성인이.
아무리 다쳤다지만.
자신의 집에 얹혀산 것이었다.
개빡친 류건우.
설표를 겁나 째려보자 설표는 알게 모르게 딴청 피우고 은근슬쩍 평소처럼 애교를 부렸다.
할부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불행히도 뒷좌석 시트는 운명한 상태였다.
그런데 진료를 받아보니, 그냥 커다란 고양이도 아니고.
무려 설표 수인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미 다 나았고, 건강하며, 성체라고.
류건우의 머릿속에 이 거대 고양이와 함께한 나날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러니까 다 큰 성인이.
아무리 다쳤다지만.
자신의 집에 얹혀산 것이었다.
개빡친 류건우.
설표를 겁나 째려보자 설표는 알게 모르게 딴청 피우고 은근슬쩍 평소처럼 애교를 부렸다.
내친 김에 동물병원까지 가서 진료라도 받으려고 차에 낑겨 넣었다.
생각보다 꼬리가 오지게 길었다.
어쨌든 카 시트는 털덩어리들로 엉망이 되었지만 어찌저찌 데려갔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해버렸다.
이 빌어먹을 털 생산 공장 단지가 눈치를 까고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이었다.
류건우는 이 거대 고양이가 버티는 것에 제법 #가보자고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내친 김에 동물병원까지 가서 진료라도 받으려고 차에 낑겨 넣었다.
생각보다 꼬리가 오지게 길었다.
어쨌든 카 시트는 털덩어리들로 엉망이 되었지만 어찌저찌 데려갔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해버렸다.
이 빌어먹을 털 생산 공장 단지가 눈치를 까고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이었다.
류건우는 이 거대 고양이가 버티는 것에 제법 #가보자고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얼굴 씻는데만 한나절이라는 사모예드의 털은 이중모.
이 고양이의 털은 그것보다 훨씬 빽빽했다.
당연하다.
설표였으니까.
비교군을 설정하자면 1제곱인치(약 6.45 제곱센티미터) 당 사람의 머리카락은 1300개의 머리카락이 존재하는데 설표는 26000개의 털이 존재한다.
털 뿜는 공장이 거의 5개 정도 동시 가동하는 기분을 느끼며 류건우는 없는 형편이지만 매일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를 돌렸다.
얼굴 씻는데만 한나절이라는 사모예드의 털은 이중모.
이 고양이의 털은 그것보다 훨씬 빽빽했다.
당연하다.
설표였으니까.
비교군을 설정하자면 1제곱인치(약 6.45 제곱센티미터) 당 사람의 머리카락은 1300개의 머리카락이 존재하는데 설표는 26000개의 털이 존재한다.
털 뿜는 공장이 거의 5개 정도 동시 가동하는 기분을 느끼며 류건우는 없는 형편이지만 매일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를 돌렸다.
당장 이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했지만 대출 끼고 건물 사느라 빈털터리였다.
당연히 돈도 없다.
그리고 동물병원 진료비는 개 비쌌다.
게다가 저런 커다란 고양이는 진료비가 겁나 비쌀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집 안으로 신재현을 들여다 보냈다.
다행히 피를 철철 흘리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상처는 그렇게 크진 않았다.
류건우는 늑대 수인이었기에 나름 짐승 돌보는 일은 익숙했다(자기 몸이라서).
문제는 씻기기 정말 불편하단 것이었다...
당장 이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했지만 대출 끼고 건물 사느라 빈털터리였다.
당연히 돈도 없다.
그리고 동물병원 진료비는 개 비쌌다.
게다가 저런 커다란 고양이는 진료비가 겁나 비쌀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집 안으로 신재현을 들여다 보냈다.
다행히 피를 철철 흘리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상처는 그렇게 크진 않았다.
류건우는 늑대 수인이었기에 나름 짐승 돌보는 일은 익숙했다(자기 몸이라서).
문제는 씻기기 정말 불편하단 것이었다...
그 돈으로 대출을 끼고 서울에 건물 한 채를 사게 되는데...
그런데 이럴수가.
집 값 떨어지게 집 앞에 무슨 대형 고양이 같은 것이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수인물 엋건 썰이었다.
그 돈으로 대출을 끼고 서울에 건물 한 채를 사게 되는데...
그런데 이럴수가.
집 값 떨어지게 집 앞에 무슨 대형 고양이 같은 것이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수인물 엋건 썰이었다.
bsky.app/profile/rebo...
bsky.app/profile/rebo...
"욕탕은 탁자 위의 종을 세 번 울리시면 준비하겠습니다."
궁인은 그 말을 전하고선 조용히 떠났다.
이젠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였다.
그날 저녁, 류건우는 밥을 먹고 궁인을 불러 욕탕에 물을 채운 뒤 따뜻한 물에 목욕을 했다.
류건우의 방문을 두드리는 이는 없었다.
"욕탕은 탁자 위의 종을 세 번 울리시면 준비하겠습니다."
궁인은 그 말을 전하고선 조용히 떠났다.
이젠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였다.
그날 저녁, 류건우는 밥을 먹고 궁인을 불러 욕탕에 물을 채운 뒤 따뜻한 물에 목욕을 했다.
류건우의 방문을 두드리는 이는 없었다.
종이를 공손하게 받아 붉은색 비단주머니에 넣은 궁인은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가며, 처음 모였던 장소 쪽으로 이동했다.
그곳 앞에는 큰 건물이 있었다.
궁인은 류건우를 맨 오른쪽 끝방으로 인도했다.
그 방은 침상과 탁자, 그리고 몇 가지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숙소군.
적어도 오늘 밤은 궁에서 자는 건가.
"내일 아침, 사시(巳時, 오전 9시~11)를 알리는 종이 6번 울리면 앞의 공터에 모여주셔야 합니다."
종이를 공손하게 받아 붉은색 비단주머니에 넣은 궁인은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가며, 처음 모였던 장소 쪽으로 이동했다.
그곳 앞에는 큰 건물이 있었다.
궁인은 류건우를 맨 오른쪽 끝방으로 인도했다.
그 방은 침상과 탁자, 그리고 몇 가지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숙소군.
적어도 오늘 밤은 궁에서 자는 건가.
"내일 아침, 사시(巳時, 오전 9시~11)를 알리는 종이 6번 울리면 앞의 공터에 모여주셔야 합니다."
궁이라서 그런지 무엇 하나 허투루 처리하는 법이 없었다.
류건우는 최대한 향을 내뿜었다.
희미하지만 청명한 대나무 향이 방을 메웠다.
종이의 끝에서부터 짙은 붉은 빛으로 물들었는데, 열성 음인인 류건우는 그 속도가 지독하리만치 느렸다.
한참이 지나자 겨우 종이가 붉은색으로 가득해졌다.
류건우는 단정하게 향에 불을 붙인 후, 약간의 시간이 지나 향이 어느정도 빠지자 문 밖으로 나왔다.
궁이라서 그런지 무엇 하나 허투루 처리하는 법이 없었다.
류건우는 최대한 향을 내뿜었다.
희미하지만 청명한 대나무 향이 방을 메웠다.
종이의 끝에서부터 짙은 붉은 빛으로 물들었는데, 열성 음인인 류건우는 그 속도가 지독하리만치 느렸다.
한참이 지나자 겨우 종이가 붉은색으로 가득해졌다.
류건우는 단정하게 향에 불을 붙인 후, 약간의 시간이 지나 향이 어느정도 빠지자 문 밖으로 나왔다.
류건우는 자신에게 종이를 준 궁인을 따라 어느 공간으로 이동했다.
사방이 두꺼운 벽으로 막힌 곳이었다.
창 또한 하나도 없었기에, 향이 실수로 밖으로 새어나갈 염려도 없어 보였다.
"다 끝나시면 이곳에 불을 붙이시면 됩니다."
그곳에는 막대기 하나가 꽂혀있었는데, 향처럼 보였다.
류건우는 자신에게 종이를 준 궁인을 따라 어느 공간으로 이동했다.
사방이 두꺼운 벽으로 막힌 곳이었다.
창 또한 하나도 없었기에, 향이 실수로 밖으로 새어나갈 염려도 없어 보였다.
"다 끝나시면 이곳에 불을 붙이시면 됩니다."
그곳에는 막대기 하나가 꽂혀있었는데, 향처럼 보였다.
한때, 황궁에 들어오게 된다면 분명 신하로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배웠던 것이기에 궁인들의 자세한 생리는 알지 못했다.
알아서 써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고위 궁인이 앞에 서자 류건우와 다른 후보자들은 오와 열을 맞추어 섰다.
그러자 고위 궁인 곁에 있던 궁인들이 노란색의 두껍고 폭이 좁은, 한 뼘 정도 될 길이의 종이를 주었다.
종이 위에는 작게 번호가 적혀 있었다.
한때, 황궁에 들어오게 된다면 분명 신하로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배웠던 것이기에 궁인들의 자세한 생리는 알지 못했다.
알아서 써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고위 궁인이 앞에 서자 류건우와 다른 후보자들은 오와 열을 맞추어 섰다.
그러자 고위 궁인 곁에 있던 궁인들이 노란색의 두껍고 폭이 좁은, 한 뼘 정도 될 길이의 종이를 주었다.
종이 위에는 작게 번호가 적혀 있었다.
가끔 돈을 벌기 위해 시장통에서도 일했었는데, 그때 배웠던 욕지거리를 류건우는 조용히 입 안으로 굴렸다.
기분이 몹시 더러웠다.
익숙한 모멸감이라서 더욱 그랬다.
얼마간 그렇게 외따로 서있자 잠시 후, 류건우가 들어왔던 문에서 짙은 푸른색 상의를 입은 고위 궁인이 궁인을 거느리며 들어왔다.
일반 궁인과 고위 궁인을 구분하는 방법은 상의의 색이었는데 일반 궁인은 옅은 푸른색, 고위 궁인은 짙은 푸른색 상의를 입었다.
가끔 돈을 벌기 위해 시장통에서도 일했었는데, 그때 배웠던 욕지거리를 류건우는 조용히 입 안으로 굴렸다.
기분이 몹시 더러웠다.
익숙한 모멸감이라서 더욱 그랬다.
얼마간 그렇게 외따로 서있자 잠시 후, 류건우가 들어왔던 문에서 짙은 푸른색 상의를 입은 고위 궁인이 궁인을 거느리며 들어왔다.
일반 궁인과 고위 궁인을 구분하는 방법은 상의의 색이었는데 일반 궁인은 옅은 푸른색, 고위 궁인은 짙은 푸른색 상의를 입었다.
류건우도 물건을 보는 눈은 어렸을 때 길렀던지라 대충 그 값들이 어느 정도 하는 것인지 알고 있었다.
물론 저런 패물들을 빚을 내어 빌린 경우도 있었겠지만 류건우는 그마저도 마땅치 않았기에 맨몸이었다.
그들은 이미 무리지어 대화하고 있었다.
다들 아무런 장신구도 없는 류건우를 곁눈질로 힐끔거릴 뿐, 정작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류건우도 물건을 보는 눈은 어렸을 때 길렀던지라 대충 그 값들이 어느 정도 하는 것인지 알고 있었다.
물론 저런 패물들을 빚을 내어 빌린 경우도 있었겠지만 류건우는 그마저도 마땅치 않았기에 맨몸이었다.
그들은 이미 무리지어 대화하고 있었다.
다들 아무런 장신구도 없는 류건우를 곁눈질로 힐끔거릴 뿐, 정작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부유한 이들은 그들에게 수고비도 주는 모양이었지만, 류건우는 빈손이었기에, 자신을 위해 고생해준 이들에게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궁 안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예법엔 분명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이뿐이었다.
궁 안으로 들어가니 두 음인이 류건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복식을 보니 궁인들이 틀림없었다.
"이쪽입니다."
그들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자, 류건우와 같은 모양의 복색을 입은 이들이 스물 정도 있었다.
부유한 이들은 그들에게 수고비도 주는 모양이었지만, 류건우는 빈손이었기에, 자신을 위해 고생해준 이들에게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궁 안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예법엔 분명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이뿐이었다.
궁 안으로 들어가니 두 음인이 류건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복식을 보니 궁인들이 틀림없었다.
"이쪽입니다."
그들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자, 류건우와 같은 모양의 복색을 입은 이들이 스물 정도 있었다.
운이 좋아 자신의 계획대로 삼간택까지만 든다면 평생 이런 가마만 타고 살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젠 적응해야 하는 것이었다.
선대에서 외척 문제로 골머리를 썩어서 이번 황상께서도 외척을 최대한 견제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양친은 모두 계시지 않고 대부분의 친척들과는 연이 끊긴 류건우의 상황은 차라리 좋은 것이었다.
전화위복이라더니, 일이 이렇게도 풀릴 수 있었다.
운이 좋아 자신의 계획대로 삼간택까지만 든다면 평생 이런 가마만 타고 살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젠 적응해야 하는 것이었다.
선대에서 외척 문제로 골머리를 썩어서 이번 황상께서도 외척을 최대한 견제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양친은 모두 계시지 않고 대부분의 친척들과는 연이 끊긴 류건우의 상황은 차라리 좋은 것이었다.
전화위복이라더니, 일이 이렇게도 풀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