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유 J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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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유 Jeyou
@jeyou589.bsky.social
🐿 진짜요? 근데 할 뻔한건 뭐에요?
🐺 엄마가 나랑 형 꾸며주는걸 좋아했거든. 5살때였나? 어디 잡지사에서 모델 제의가 왔다는데. 나때문에 다 무산됐대.
🐿 왜요?
🐺 사진찍기 싫다고 촬영장에서 울고불고 아주 난리를 쳤거든.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니까 다들 당황해서, 달래보려 해도 소용없어서 그냥 없던일로 했대.
🐿 푸핫. 대체 왜 그런거에요?
🐺 글쎄, 나도 모르지. 이젠 기억도 안나는데. 왜? 내가 모델로 데뷔했음 좋겠어? 나 재능 있어보여?
🐿 하, 됐어요. 괜히 물어봤어 진짜.....
January 30, 2025 at 6:34 AM
🐺 정다~ 화났어?
🐿 내가 왜 화를 내요. 형 일이 그건데. 그래도 그새낀...
🐺 응. 천하의 개새끼지. 나 변호사 때려칠까?
🐿 뭐래. 운전이나 해요. 오늘 힘써서 고기땡기는데..
🐺 그럼 스테이크 먹으러갈까?
🐿 아 형. 내일 출근하면서 재활용 좀 내놔요.
🐺 응. 또 다른건?

맞음... 둘이 부부임.
November 23, 2024 at 8:38 AM
🐿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 그러니까 정다, 나 위로해줘. 오늘 존나 상처받았어. 내가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고.
🐿 어휴~ 아까 그 애랑 애 엄마가 형 이모습을 봤어야하는건데...

그 뒤로도 입으로만 툴툴대는 남편 장단에 맞춰서 똑같이 입으로만 위로하는 다온이 수현이 밀던 쇼핑카트를 이끌며 와인은 이쪽이에요- 하고 마저 장을 보러 가는걸로 마무리.
November 23, 2024 at 8:36 AM
그 모습이 더 웃겨서 다온은 참지 못하고 빵 터져버렸음.

🐿 아...큭큭...아 미안해요. 무섭다기보다.. 음 뭐랄까.. 애들이 서스럼없이 다가가기엔 좀 어려워보이는거 아닐까요?
🐺 그게 무섭다는 거 아냐?
🐿 무서운거랑은 다르죠. 그리고 형이 진짜로 무서운 사람도 아닌데.
🐺 내가 이래서 억울해. 외모로 함부로 사람 판단하고. 나 이래보여도 속은 엄청 여리단 말야. 내가 얼마나 감성적이고 유한 사람인데. 정다 너도 알지? 나 벌레 한마리도 못 죽일 정도로 마음 약한거.
November 23, 2024 at 8:36 AM
👩 뚝! 자꾸 그렇게 말 들으면 저기 키 큰 아저씨가 이놈 한다?
🐺 (...? 설마 나 말하는 건가?

그러자 수현을 힐긋 본 아이가 갑자기 겁에 질려서 더 큰소리로 울어버림.

👶 으..으...흐아아아아앙!!
🐺 .....!!!??
🐿 ....!!!!푸핫.

분명 웃을 일이 아닌데 갑작스런 상황에 아이의 반응까지 더해져 못참고 웃음이 새어나온 다온이 옆에서 입을 가리고 끅끅거렸음.

🐺 이제 그만 좀 웃어..
🐿 아 미안...큽. 미안해요..
🐺 ...내가 그렇게 무섭게 생겼나?
November 23, 2024 at 8:35 AM
순간 다온에 눈에 묘하게 반짝이는 생기가 돌았음.

🐿 맛있다..
🐺 정말?
🐿 응. 진짜 그때 형이랑 먹었던 냉면 맛이랑 똑같아요.

다온이 신이 나서 열심히 남은 면을 먹으면서 말했음. 한참 열심히 먹던 다온이 그제서야 생각난듯 물었음.

🐿 근데 형 어떻게 한 거에요 이시간에? 재료는 둘째치고 어떻게...
🐺 다~ 방법이 있지.
🐿 그러니까 그 방법이 뭔데요?
🐺 다 먹으면 알려줄게. 어서 드세요~ 콩알이 감질나겠다.

수현이 다온의 입가에 붙은 국숫가닥을 떼주며 말했음.
November 23, 2024 at 8:33 AM
👦어? 김수현? 왠일이냐 오랫만에.
🐺 어.. 잘 지냈지? 그 갑자기 미안한데 너 예전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냉면 레시피를 공수한 김수현. 3x년 살면서 발휘한 적 없던 고도의 집중력으로 요리를 완성, 얼핏 맛을 보니 저도 십여년 전 먹었던 그 맛과 매우 비슷한듯 했음. 수현을 따라 부엌으로 나온 다온이 어느새 테이블에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냉면을 보고 자리에 앉았음. 다온이 천천히 면을 조금 집어 호로록 빨아들이자

🐺 ...어때..?

긴장한듯 묻는 수현을 두고 다온은 조심스레 면을 씹으며 국물도 한숟갈 호로록 떠먹었음.
November 23, 2024 at 8:32 AM
🐿 아니... 그 냉면 말고..
🐺 ?
🐿 우리 옛날에... 학교 앞에서 먹었던 냉면가게서 팔던 열무냉면.. 그게먹고싶어서...흑

순간 갑작스럽게 올라간 퀘스트 난이도에 수현의 사고가 약 10초정도 굳었음. 10년도 더 된 옛날 가게가 그대로 있을지도 의문이거니와 하물며 여긴 13시간 떨어진 미국이었음. 우선 다온이를 진정시키고 부엌으로 나온 수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났음. 대학 동기중 한명이 그 식당에서 잠시 알바를 했던것. 마침 간간히 연락하고 있던 사이라 바로 전화를 검.
November 23, 2024 at 8:29 AM
🐺 ...? 다온아 왜? 어디 아파? 속 불편해?
🐿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 아무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울어. 괜찮으니까 말해봐 응?
🐿 그게...형 실은 나... (훌쩍
🐺 응 괜찮아, 말해봐.
🐿 나... 갑자기 냉면이 너무 먹고싶어.. 흐어엉....
🐺 응? 냉면?

수현의 되물음에 다온은 고개만 꾸닥였음. 뭔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식겁했던 수현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마냥 귀여운 동그란 머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음.

🐺 그럼 바로 형 깨우지. 집에 재료 있으니까 금방 만들어줄...
November 23, 2024 at 8:28 AM
순간 엉덩이 쪽에 손길이 닿자 흠칫한 다온이 재빨리 마무리하고 후다닥 비행기 뒷쪽 승무원 휴게 공간으로 돌아가 뒷주머니에 넣어진 쪽지를 꺼냄.

'오늘 비행 끝나고 xx호텔로'

익숙한 글씨체와 함께 향수냄새가 은은하게 나자 다온의 얼굴이 확 붉어졌음. 애써 진정시키며 식사 후 트레이를 정리하기 위해 다시 퍼스트클래스 쪽으로 향함.

하지만 호텔로 가기 전에 이미 기장실에서....
November 23, 2024 at 8:20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