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준은 아찔하다. 권투 선수와 고독을 한 줄에 얽는 태식의 그 말이 그대로 안겨 온다
(중략)
그 후 그들은 툭하면, 고독해서 그러는 거야, 엉뚱한 데다 그 말을 쓰곤 했는데, 버스 꽁무니를 바싹 따라가는 자전거 선수이든, 로터리에서 교통 정리하는 순경의 경우든, 국산 기관포로 강냉이를 튀기는 아저씨의 경우든, 모조리 그럴싸한 데는 놀라고 만다
한 번은 역시 둘이서 길가에 늘어앉은 사주쟁이들 옆을 지나다가 명준이,
“저 친구들은?”
“고독해서 그러는 거야.”
“맞았어.”
길가였는데도 그들은 깔깔대고 웃었다
명준은 아찔하다. 권투 선수와 고독을 한 줄에 얽는 태식의 그 말이 그대로 안겨 온다
(중략)
그 후 그들은 툭하면, 고독해서 그러는 거야, 엉뚱한 데다 그 말을 쓰곤 했는데, 버스 꽁무니를 바싹 따라가는 자전거 선수이든, 로터리에서 교통 정리하는 순경의 경우든, 국산 기관포로 강냉이를 튀기는 아저씨의 경우든, 모조리 그럴싸한 데는 놀라고 만다
한 번은 역시 둘이서 길가에 늘어앉은 사주쟁이들 옆을 지나다가 명준이,
“저 친구들은?”
“고독해서 그러는 거야.”
“맞았어.”
길가였는데도 그들은 깔깔대고 웃었다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 된다
그래야 무덤 위에 술이라도 뿌려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 된다
그래야 무덤 위에 술이라도 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아무리 심오한 뜻이 담겨있어도 받는 사람이 알아듣질 못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하지만 화자는 자신의 세상을 말에 다 담을 수 없고
독, 청자는 어차피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기 때문에
대개의 발화는 안 하느니만 못한, 화자가 피곤해질 뿐인 행동이다
하지만 화자에겐 자신이 말을 꺼내서 그 사람에게 쏜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다
그 안에 아무리 심오한 뜻이 담겨있어도 받는 사람이 알아듣질 못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하지만 화자는 자신의 세상을 말에 다 담을 수 없고
독, 청자는 어차피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기 때문에
대개의 발화는 안 하느니만 못한, 화자가 피곤해질 뿐인 행동이다
하지만 화자에겐 자신이 말을 꺼내서 그 사람에게 쏜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다
10년 넘게 퇴로 생각만 하다 보니
둥둥 떠다니네
10년 넘게 퇴로 생각만 하다 보니
둥둥 떠다니네
너 하고 싶은 거 해보라고 하는 삶이 어울리는데
가끔 회지나 겨우 사는 사람이네
너 하고 싶은 거 해보라고 하는 삶이 어울리는데
가끔 회지나 겨우 사는 사람이네
천천히 죽는 일 외에는 없다
천천히 죽는 일 외에는 없다
어떻게든 되는 일이란
어떻게든 되는 일이란
무대에 오르기 싫다고 길고 긴 시간 동안 드러누워 허송했다
무대에 오르기 싫다고 길고 긴 시간 동안 드러누워 허송했다
미래의 나는 오늘을 그리워하게 될 거라고 썼는데
사실 그 때에도 과거를 그리워했고
그럼에도 내가 떨어지는 걸 막지 않았고
오늘도 떨어진다
미래의 나는 오늘을 그리워하게 될 거라고 썼는데
사실 그 때에도 과거를 그리워했고
그럼에도 내가 떨어지는 걸 막지 않았고
오늘도 떨어진다
차라리 이대로 영원히 식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안 죽여주더라
차라리 이대로 영원히 식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안 죽여주더라
결과를 보고 싶지도 않다
꼴아박는 결말이 너무나도 뻔해서
곰팡이가 가득 찬 냄비를 덮어놓고 열어보지도 못하는 마음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마치 그 결말을 피할 수 있으리라 믿는 망상인데
이 곰팡이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터져나와 내 앞에 닥칠 것이고
나는 그 때까지 버티다가 떨어지겠지
이 세상에 있었던 적이 없는
존재한 적도 없는 존재이고 싶다
결과를 보고 싶지도 않다
꼴아박는 결말이 너무나도 뻔해서
곰팡이가 가득 찬 냄비를 덮어놓고 열어보지도 못하는 마음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마치 그 결말을 피할 수 있으리라 믿는 망상인데
이 곰팡이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터져나와 내 앞에 닥칠 것이고
나는 그 때까지 버티다가 떨어지겠지
이 세상에 있었던 적이 없는
존재한 적도 없는 존재이고 싶다
머리속을 얇고 날카로운 금속으로 긁는 기분이랄지
흐리멍덩하달지
아무튼 좋지 않다
머리속을 얇고 날카로운 금속으로 긁는 기분이랄지
흐리멍덩하달지
아무튼 좋지 않다
아무 변화도 일으킬 수 없다
너로 말미암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히려 자유롭다
네가 피똥을 싸도 좋아지는 건 없지만
그렇다고 날뛰어도 나빠지는 것도 없다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뭐든지 할 수 있다
아무 변화도 일으킬 수 없다
너로 말미암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히려 자유롭다
네가 피똥을 싸도 좋아지는 건 없지만
그렇다고 날뛰어도 나빠지는 것도 없다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뭐든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