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 기준으로 서사 시작이기는 한데
사실 원작 타임라인이 헷갈려서 버벅거림
이 시점 기준으로 서사 시작이기는 한데
사실 원작 타임라인이 헷갈려서 버벅거림
그리고 애초에 이 시점에서 미스티를 잃은 거에 대한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애초에 이 시점에서 미스티를 잃은 거에 대한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면 좋겠음...
그때 한 사람이 빵집에 들어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차려입은 여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지만, 그 우울한 행색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건 모르는 듯했다.
마녀인가?
덕분에 코딜리아 구드는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집게를 쥔 손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그때 한 사람이 빵집에 들어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차려입은 여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지만, 그 우울한 행색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건 모르는 듯했다.
마녀인가?
덕분에 코딜리아 구드는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집게를 쥔 손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아차, 내가 빵을 산다는 걸 깜빡했네."
코딜리아 구드는 과일 가게 직원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제 표정이 어땠을지,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간다. 사연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차, 내가 빵을 산다는 걸 깜빡했네."
코딜리아 구드는 과일 가게 직원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제 표정이 어땠을지,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간다. 사연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네. 그것도 하나 주시겠어요?"
코딜리아 구드는 과일 가판대 앞에 서 사과 세 개와 석류 한 알을 막 계산한 참이었다. 검은 비닐봉지에 붉은 과일들이 차곡차곡 담기자 그는 다음에 살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야 했다.
솔직히 말해, 진짜로 필요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장 보기가 딱히 마녀 수장에게 요구되는 일도 아니었고. 그저 코딜리아 구드에게는 잠시 숨 쉴 틈이 필요했다.
"네. 그것도 하나 주시겠어요?"
코딜리아 구드는 과일 가판대 앞에 서 사과 세 개와 석류 한 알을 막 계산한 참이었다. 검은 비닐봉지에 붉은 과일들이 차곡차곡 담기자 그는 다음에 살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야 했다.
솔직히 말해, 진짜로 필요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장 보기가 딱히 마녀 수장에게 요구되는 일도 아니었고. 그저 코딜리아 구드에게는 잠시 숨 쉴 틈이 필요했다.
그래서였을까, 하루 온종일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락에서 게임만 하던 그는, 갑작스레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었다. 그의 어머니는 딸이 원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하며 당장에라도 나갈 수 있게 채비를 했지만, 어째선지 그는 혼자서도 빵집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괜찮아. 여기야 뭐 내 집이니까, 그냥 내가 다녀올게."
그래서였을까, 하루 온종일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락에서 게임만 하던 그는, 갑작스레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었다. 그의 어머니는 딸이 원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하며 당장에라도 나갈 수 있게 채비를 했지만, 어째선지 그는 혼자서도 빵집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괜찮아. 여기야 뭐 내 집이니까, 그냥 내가 다녀올게."
언제부턴가 한동안의 기억이 끊겼다. 고교 시절 가정 시간에 배운 형편없는 시침질보다도 기억이 들쑥날쑥했다. 부모는 애가 탔지만, 이렇다 할 증거도 뭣도 없었다.
그는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부턴가 한동안의 기억이 끊겼다. 고교 시절 가정 시간에 배운 형편없는 시침질보다도 기억이 들쑥날쑥했다. 부모는 애가 탔지만, 이렇다 할 증거도 뭣도 없었다.
그는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는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허구한 날 게임이나 하고 앉았니!"
그의 어머니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는 말이었다. 이럴 때마다 그는 제 소중한 게임보이, 닌텐도, 아무튼 각종 게임기를 들고 다락방으로 도망가곤 했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는 폭이 너무 좁고, 또한 가파르기 짝이 없어 심장이 약한 그의 어머니는 다락으로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너는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허구한 날 게임이나 하고 앉았니!"
그의 어머니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는 말이었다. 이럴 때마다 그는 제 소중한 게임보이, 닌텐도, 아무튼 각종 게임기를 들고 다락방으로 도망가곤 했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는 폭이 너무 좁고, 또한 가파르기 짝이 없어 심장이 약한 그의 어머니는 다락으로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적막한 방에 가녀린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구드의 목소리는 더 이상 소녀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는 간혹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제 어미의 그림자가 아주 오래 자신을 잡아먹을 양인 듯했다. 이미 해는 지고 없는데도, 제 뒤로 늘어진 그림자가 너무 짙었다. 달빛이 애석하다.
적막한 방에 가녀린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구드의 목소리는 더 이상 소녀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는 간혹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제 어미의 그림자가 아주 오래 자신을 잡아먹을 양인 듯했다. 이미 해는 지고 없는데도, 제 뒤로 늘어진 그림자가 너무 짙었다. 달빛이 애석하다.
코딜리아 구드는 한평생 그녀처럼 되고 싶었으나, 동시에 그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딸으로 태어나 제 어미를 동경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제 어미가 무슨 사람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매일 그의 인정에 목말라했다. 단 한 번도 축여진 적 없던 갈증이, 아직도, 간혹 목구멍 깊은 곳에서 올라오곤 했다.
코딜리아 구드는 한평생 그녀처럼 되고 싶었으나, 동시에 그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딸으로 태어나 제 어미를 동경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제 어미가 무슨 사람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매일 그의 인정에 목말라했다. 단 한 번도 축여진 적 없던 갈증이, 아직도, 간혹 목구멍 깊은 곳에서 올라오곤 했다.
최근 며칠간, 코딜리아 구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가 일곱 가지 기적을 보란 듯이 행하고 마녀 사회의 새 수장으로 등극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되었을 때의 이야기였다.
쇠퇴해가는 사회의 중심에서, 번영과 개혁은 코딜리아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언제나 시간에 쫓겨 종용되는 선택들이었다.
어깨가 무거웠다. 그러나 이제까지 걸어온 그의 삶 또한 결코 가볍지 않았다.
최근 며칠간, 코딜리아 구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가 일곱 가지 기적을 보란 듯이 행하고 마녀 사회의 새 수장으로 등극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되었을 때의 이야기였다.
쇠퇴해가는 사회의 중심에서, 번영과 개혁은 코딜리아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언제나 시간에 쫓겨 종용되는 선택들이었다.
어깨가 무거웠다. 그러나 이제까지 걸어온 그의 삶 또한 결코 가볍지 않았다.
코딜리아 구드가 그를 미스 로비쇼 아카데미로 데리고 온 지도 어언 나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코딜리아 구드가 그를 미스 로비쇼 아카데미로 데리고 온 지도 어언 나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입안에서 새콤한 맛이 감돈다. 마침 머틀 스노우가 어제 솜씨를 발휘해 딸기칩을 잔뜩 만들어둔 차였다. 딸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 썰어, 바삭한 식감이 나올 때까지 말리고 또 말려 만든 간식. 달리 할 것도 없이 지루한지라, 그걸 씹고 또 씹었다.
입안에서 새콤한 맛이 감돈다. 마침 머틀 스노우가 어제 솜씨를 발휘해 딸기칩을 잔뜩 만들어둔 차였다. 딸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 썰어, 바삭한 식감이 나올 때까지 말리고 또 말려 만든 간식. 달리 할 것도 없이 지루한지라, 그걸 씹고 또 씹었다.
그는 1인용 소파에 널브러져 생각했다.
' 요령 없는 여자.'
그가 매일 코딜리아 구드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었다. 어쨌거나 소파는 푹신했고, 저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도 없었으므로 그는 이곳에서 쫓겨나지 않기를 빌었다.
그래, 상황은 분명 최악임이 틀림없었다. 다만 이곳을 벗어난다 하여도 제게는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었다.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세계를 마주하게 된 이래로, 본인은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그는 1인용 소파에 널브러져 생각했다.
' 요령 없는 여자.'
그가 매일 코딜리아 구드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었다. 어쨌거나 소파는 푹신했고, 저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도 없었으므로 그는 이곳에서 쫓겨나지 않기를 빌었다.
그래, 상황은 분명 최악임이 틀림없었다. 다만 이곳을 벗어난다 하여도 제게는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었다.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세계를 마주하게 된 이래로, 본인은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