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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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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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진심으로 오래 좋아하고 싶어요🥰 / 연극 얘기 & 후기 / 트위터의 @lieben 맞습니다
October 17, 2024 at 9:57 AM
*<장녀들>과 비교하며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장녀들>의 경우 독박 노동에 한정하여 돌봄의 주체로 내몰리는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공들였다면, <정희정>은 <장녀들>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돌봄 노동에 대해 말하며 이것이 모두의 이야기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November 14, 2023 at 5:58 PM
주변 사람까지 돌아보게 하는 거 같다. 또 2인극임에도 인형들을 통해 무대에 다양한 희정과 정희를 존재하게 했다. 음향 효과도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세탁 완료되었다는 알림음, 핸드폰 진동 소리, 파도 소리 등을 반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돌봄 노동 현장에서 느끼는 고단함이나 압박감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November 14, 2023 at 5:57 PM
있는 그대로 전하는 동시에 그 안에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에 제발 귀 기울여달라고 명료하게 얘기한다. 우리는 정말 몰랐던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굳이 듣지 않으려 한 걸까?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막이 내린 이후에도 잔상을 남긴다. 희정과 정희는 그때 서로 처음 마주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의 지친 마음, 지나온 시간을 누구보다 잘 알아봐 주는 듯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일렁거렸던 거 같다.
담담하면서도 때때로 마음을 일렁이게, 그리고 섬세하게 말하는 게 좋았다. 그러한 말하기를 통해 관객 자신은 물론이고
November 14, 2023 at 5:53 PM
엄마가 아픈 와중에 제주도에서 바다를 보는 내가 참 짐승 같다 자책하는 마음…….
모든 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왔지만, 그중에서도 아픈 어머니를 보살펴야 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보다가 울컥했다. 부모나 조부모가 아파 휴학하거나 퇴사한 20~30대 여성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이 떠올라 그런 것도 있지만, 어머니가 한때 외할머니 병간호로 힘들어하신 게 떠올라서 그런 것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대로, 돌보는 사람은 돌보는 사람대로 힘들고 괴로운 걸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연극은 막연히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November 14, 2023 at 5:51 PM
왜 여성에게만 돌봄 노동이라는 의무와 책임이 끊임없이 주어지는 걸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의 복지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 특히 여성을 착취함으로써 유지되는 거 같다. 극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육아만 해도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유지하기 힘들다. 모두가 덤벼도 힘든 게 육아다. 그런데도 국가는 돌봄 노동의 모든 짐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외면해 버린다. 그것도 모자라 돌봄 노동 주체 스스로 죄인으로 여기게 한다. 나는 부족한 거 같다는 등의 죄책감을 심기며. 아이가 옷을 스스로 입자 기특하면서도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
November 14, 2023 at 5:48 PM
숲을 구성하는 나무를 세밀하게 그려냄으로써 그곳에 있어야 함에도 부재한 존재에 관해 묻는다. 나아가 노동했음에도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당사자에겐 명백히 보이지만 당사자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노동이 바로 돌봄 노동이라고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연극은 미시적인 동시에 거시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연극은 희정 혹은 정희로 불리는 여성 개개인을 통해 돌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 여성을 말한다. 그들의 생애는 돌봄 노동과 계속하여 맞물린다. 육아부터 간호, 부양까지.
November 14, 2023 at 5:4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