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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꾸지 않게 된 자에게는 책임이 있다
어제 친구랑 너무 열심히 논 탓에 새벽에 알바 다녀와서 오전 내내 늘어져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길래 내 에너지 부스터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 로어슈거 에스프레소 라떼>를 마시며 메일 답장을 쓰고 원서 읽은 부분을 정리하고 밀린 일기를 썼다.
October 24, 2023 at 7:57 AM
비비언 고닉,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박경선 옮김, 글항아리, 2023

대도시에서 개인으로서 혼자 살며 느끼는 외로움과 유대감에 대해 이렇게 예민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작가는 처음 읽어보았다. 타인과 유대감을 느끼기 위한 첫걸음은 삶에 대한 통제력을 내려놓고 자아의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제 노년이 된 고닉은 이 책에서 자신이 그 일을 어떻게 해냈는지에 대해 가차 없는 필력과 세련된 은유로 풀어내고 있다.
October 13, 2023 at 3:04 AM
”그러나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 세상에 나만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 (정보라)

김이듬 외, <먹고살고 글쓰고>, 빛소굴, 2023
October 12, 2023 at 6:10 AM
비비언 고닉, 이 책으로 네 권째 읽는 중인데 제일 아슬아슬하고 불안해서 블스에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못 견디겠다… <상황과 이야기> 알라딘 소개 페이지에 고닉에 대해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지만 글로는 영원히 만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되어 있던 게 계속 떠올라. 근데 중요한 건 뭐냐… 예전 같으면 안 읽었을 종류의 에세이를 지금의 나는 읽고 있다는 것이고, 그건 나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해…
October 6, 2023 at 2:22 AM
새벽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편의점이 2주간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휴가를 얻게 됐다. 오늘이 첫날인데 어김없이 다섯 시에 눈을 떴고. 간단히 아침 먹고 책 읽다가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그래도 아홉시 반. 다시 책 읽다가, 또 자면 안 되니까 텀블러 들고 집 앞 카페에 커피 사러 다녀왔다. 이 아르바이트 시작한 지도 11월이면 일 년이다. 입사(?) 일주년 기념 (강제) 휴가인 건가… 사실 굳이 쉬고 싶진 않았지만 새벽이 온전히 내 시간인 건 좋고 홀가분하다.
October 6, 2023 at 1:54 AM
양가 안 가는 명절을 이루어서 기쁜 연휴다…! 어제는 제대로 쉬었고 오늘은 아침에 강릉 바다부채길 걷고 왔다. 단골 카페 오랜만에 왔더니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행복하다. 콜롬비아 게이샤. 입 안에서 꽃향기 과일향기가 팡팡 터진다.
September 29, 2023 at 5:38 AM
“내가 내린 결론은, 자신의 편협하면서도 명확한 필요에 따라 글을 읽음으로써 글 쓰는 법을, 그리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법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비언 고닉, <상황과 이야기>, 이영아 옮김, 마농지, 2023

서술적 페르소나의 발견이라는 개념은 엄청난 통찰력을 안겨주었지만, 가장 위로받은 대목은 영국의 회고록 작가인 애컬리가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는 데 30년이 걸렸다는 사실이었다.

“거리 두기를 성취하고, 자신에게 정직해지고, 신뢰할 만한 서술자가 되는 데 30년이 걸린 것이다.“
September 27, 2023 at 8:39 AM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야.”

박경리, <토지> 8권, 마로니에 북스

너무 많이 울었네라…
September 27, 2023 at 12:37 AM
다음 일기장은 뭘로 살까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사은품으로 받은 공책부터 쓰기로 했다. 그래놓고도 속지는 그렇다치고 표지가 너무 마음에 안 들었는데 큰 기대 없이 인조가죽 스티커로 리폼을 했고…현재 매우 만족💚🤍
September 25, 2023 at 3:14 AM
저녁 먹고 둘이 7km, 1만 3천보쯤. 몸이 곡소리를 내는 와중에도 마음은 아름다운 것들에 눈을 빼앗긴다. 몸은 나중에 따라온다.
September 22, 2023 at 12:49 PM
오늘 열심히 살았으니까 저녁 전에 뜨개 딱 한 시간만
September 22, 2023 at 8:00 AM
나무 보고 물 보는 시간. 어제 내린 비가 강물이 되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약 10km, 1만 8천 보 걸었다(고 나오는데 걸음수가 잘 기록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September 21, 2023 at 11:46 AM
한 시간 동안 밥 안치고 밑반찬 만들기 미션 클리어
September 21, 2023 at 7:11 AM
고닉 선생 계신다는 뉴욕 방향으로 큰절 올려야겠다 정말…
September 19, 2023 at 8:43 AM
오늘은 저녁 먹고 강변으로 8km 만사천 보 정도 걸었다. 확실히 남편이랑 같이 걸으면 운동은 덜 된다. 나는 거의 경보로 걷는데 남편은 속도가 너무 느려서. 하지만 정속이라는 장점은 있다. 카미노 때부터 절대 다른 사람 속도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나만 빨라졌다 느려졌다 한다.
September 18, 2023 at 11:31 AM
도련님의 시대. 만화니까 호기롭게 다섯 권 다 빌려왔다. 도서관에 있어서 얼마나 기쁘던지. 이제 보니 5권은 예전에 소세키 전집 읽을 때 같이 읽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
September 18, 2023 at 7:37 AM
“그러면은 결국 우리네 같은 장사꾼에다가 도적놈이다 그 말씀 아니겠소? 문명국이란.”

박경리, <토지> 7권, 마로니에북스
September 17, 2023 at 10:03 AM
“좌우당간에 그 아아는 한분 살아보겠다 하는 겔심이 없는기라. (…) 그런 성미니께 우찌 고생을 안 하겠노?“

박경리, <토지> 6권, 마로니에북스
September 17, 2023 at 10:02 AM
“피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에 따라 그리스도를 필요로 했다. 그녀는 하나님이 보증한 약속들에 대고 소원을 빌었다. (…) 진정한 믿음이 없었던 그녀는 그분의 약속에 걸맞게 행동하기로, 자신이 갈망하는 신앙을 스스로 입증하기로 다짐했을 것이다.”

권오경, <인센디어리스>, 김지현 옮김, 문학과지성사
September 17, 2023 at 9:26 AM
갑자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숨이 턱 막히고 심장이 빨리 뛴다. 이럴 줄은 몰랐지만 지난 겨울에 뜨던 가디건을 꺼내놓은 어젯밤의 나에게 고마워. 별일 아니고 큰일 아니고 어차피 다 지나간다. 왜 이랬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거고.
September 15, 2023 at 3:54 AM
비가 많이 와서 걷기 쉬고 요가 한 시간. 시작할 때 잠깐 나온 영상 속 강아지가 동작이 커지니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사바사나 들어가자 어느새 선생님 옆에 누워 있었다. 이름이 보리래 너무 귀여워…
September 14, 2023 at 2:05 AM
아구아 비바 읽으려다가 아직은 힘을 더 길러야 할 것 같아서 일단 덮어놓고 권오경의 인센디어리스를 폈더니 첫 문장이
September 13, 2023 at 10:20 AM
오늘은 걷기 시작한 첫날 코스로 다녀왔다. 비도 오고 해서 쉴까 했으나 주말에 새로 산 트레킹화가 고어텍스라는 걸 뒤늦게 알고 나니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는 길이라 지겨우면 어쩌나 했는데 같은 방향이라도 매번 새로운 길이 나타난다. 버스 한 번 놓쳐서 삼십 분 기다리느니 더 걸었다. 10km, 1만 7천 보.
September 13, 2023 at 8:13 AM
7km밖에 안 걸었고 은행 앱이랑 씨름할 일이 생겨서 걸으면서도 정신이 산란했으니 커피 마시고 더 걷자 하고 들어왔는데… 에티오피아 너무 맛있고 레몬 파운드는 더 맛있고 빗소리 새소리 나무내음에 홀려가지구 걷는 게 다 뭐야 이거 먹고 그냥 버스 타고 집에 갈까부다
September 13, 2023 at 3:23 AM
오늘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갯목을 지나 저녁에 수영하러 오던 해수욕장까지 걸었다. 몇 해 전 여름에 자전거 타고 왔다가 더위 먹은 코스 그대로. 반짝이는 바다 좀 바라보다가 책도 몇 줄 읽다가 택시 타고 돌아왔다. 대략 8km, 1만 3천 보.
September 12, 2023 at 5:16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