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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딱히 망가지고 싶진 않았지만 어쩌겠어. 하지만 난 타인의 복에 겨운 소리를 듣기에도 지친 것 같아. 아니 지쳤어...
그냥 쉬고 싶어.
February 8, 2025 at 1:43 PM
날 정말로 필요하다고 여겨주는 건...
...
딱 한 명 뿐이고...
난 그 존재만으로도 살 수 있어.

그냥 그걸로 충분하고 더 뭘... 하고 싶지 않아. 그래,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 내가 진지한 인간관계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는 걸 굳이 쐐기를 박으면서까지 확인하고 싶지 않았지만 뭐 어쩌겠어. 다 내 잘못이지. 내가 망가진 게 어떻게 아무 관련도 없는 너희들 탓이겠니.
February 8, 2025 at 1:18 PM
좋아, 뭐가 문제야? 너희는 그래도 삶이 항상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가짜라는 걸 마주하고 살지는 않잖아. 운명이 머리 위에서 얼음 양동이를 들고 기다리지도 않고, 전 우주적으로 뭘 하던 항상 비난받는 일도 없을 테고, 그럼에도 항상 의무를 짊어지고 살 필요도 아마 없을 테고...
내가 그런 너희들에게 '오, 가엾어라.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는 말 외에 뭘 더 해줄 수 있을까? 너희는 결국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뭐든 알고 해낼 수 있는 친절한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잖아...
February 8, 2025 at 1:15 PM
그는 구걸하지 않고 대체로 순종했다. 무력감 속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기에 무력감에 익숙치 않다는 것을, 수많은 이들에게 비난받지 않는 삶을, 고독하지 않은 생을, 행복이란 잠시 삶에 만연한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찰나이고 그 시간이 끝나면 다시 오래간 괴로워야 하는 시간을... 공백으로 꽉 채워졌으며 누구도 모를 불행을 끌어안는 것이 너무 익숙하고... 그런 생에 닳아 있었다. 그렇기에 평범한 삶이라는 건 아무리 비천해도 그에게는 정말로 사치였다.
February 8, 2025 at 1:11 PM
애걸하는 것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 잘 알았다 ... 자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만능의 악마이자 신이었기 때문에. 그는 제대로 된 소원을 손쉽게 들어주는 일이 없었다. 세계는 시련을, 혼돈을, 고통스러운 흐름을, 엔트로피를, 카타르시스를, 비극을! 더없이 많은 변곡과 갈등을 원했다. 그의 역할은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니... 운명의 변곡과 고통스러운 흐름에 울며 빌어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February 8, 2025 at 1:08 PM
오해와 왜곡, 비난과 선망, 맹목적인 증오와 아무 이해 없는 동경은 그에게 숨쉬는 것만큼이나 익숙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진짜' 중상모략과 비난에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무시보다도 반박이 그를 더 괴롭게 했다. 자신의 조각조각 기워지고 망가진 잔해 같은 과거를 드러내서 자비심을 구걸하기에 그는 그러한 행위에 너무 큰 피로감을 느꼈다. 나를 봐달라고 구걸하는 행위는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카인은 잘 알았다.
February 8, 2025 at 1:05 PM
물론 가족들은-차차나 동생이라던지-자신에게 익숙하지만 그들에게마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열어본 적은 없었다(애초에 그렇게 하기에는 셋 다 그걸 받아들일 만한 여유 같은 것이 없었기도 했으며, 그리했다면 파국 외에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도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살아간 시간 중에서 가장 최첨단을 달리는 변화였다... 그런 와중에... 대체 누구에게 더 자기 이야기 따위를 늘어놓는단 말인가?
February 8, 2025 at 1:01 PM
스스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은 그에 대해서 알 수 없고 오직 단편적인 정보로만 그를 판단하며 카인 자신 또한 그런 삶이 당연할 정도로 익숙해있다... 그것은 지겹고 고통스러워도 그의 삶의 전체인 것이다
이해라는 건 결국 발 뻗을 수 있는 자리에 눕는 것과 비슷하게 받을 수 있을 법한 사람에게만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카인은 발 뻗을 자리를 너무 잘 파악했다. 어디에도 자기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알았던 것이다.
February 8, 2025 at 12:5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