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banner
summercat.bsky.social
정오
@summercat.bsky.social
📝 @bluegatecrossing.bsky.social
우리는 흔히 원본은 완결되었으며 따라서 완전하지만 번역은 아무리 해도 완성되지 않고 완전해질 수 없는 것, 그래서 열등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번역이 완결될 수 없다는 말은, 이미 시간 속에 못 박혀 고정되어버린 원본과 달리 번역은 계속해서 현재의 요구에 적응하며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홍한별
June 11, 2025 at 9:01 AM
아아,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그는 타인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내가 만나는 무엇 하나 내가 아니기에 내가 사랑하고 연민하며, 내 삶을 다 바칠 수 있는 것이라고.

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May 29, 2025 at 2:37 AM
타인을 상상하지 못하는 자에게 어찌 연민이 있을까. 타인을 상상하지 못하고 어떻게 사랑하고,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분리 없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가.

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May 29, 2025 at 2:36 AM
"만약 우리가 그 삶을 진짜라고 믿지 않는다면, 대체 삶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입니까?"

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May 29, 2025 at 2:35 AM
꿈을 꾸는 건 순진한 게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꿈을 꾼다는 건 대규모로 희망을 품는 일이라고, 유토피아란 본래 정의로 볼 때 이룰 수 없는 이상이라고, (…)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May 7, 2025 at 6:39 AM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퀴어 이론 산책하기>로 부산에서 독서모임 다같이 하기로 했음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 디엠으로 연락 주세요

* 구성원 모두 가능한 시간을 논의해서 2주에 한 번씩 모이고, 그때마다 작은 챕터 2개 분량을 돌아가며 발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현재 인원은 4명입니다.

aladin.kr/p/9y7Fo
퀴어 이론 산책하기
지형 전반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핵심 쟁점 위주로 퀴어 이론을 정리하는 한편, 퀴어 이론의 방대함과 다채로움을 독자들이 맛볼 수 있게끔 구성하였다.
aladin.kr
February 13, 2025 at 1:46 AM
나는 지금 트럼프를 봐, 아니 그들 전부를,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독재자와 그 모든 패거리의 앞잡이, 인종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와 미끼를 던져 유혹하는 신종 십자군 선동가, 세상에 널린 깡패 들을 보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냐면, 다들 너무도 너무나도 견고한 육체라는 거야. 다 녹아내리겠지, 5월의 눈처럼.

봄, 앨리 스미스
February 11, 2025 at 10:06 AM
똑똑 떨어지는 모르핀 주사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상황에도, 지금 여기서 살기를 멈추지 않았다

봄, 앨리 스미스
February 11, 2025 at 10:05 AM
이민자 위기라고 하지 마. 패디가 말했다. 내가 백만 번은 말했어. 그냥 사람들이야. 한 명의 개인이 온갖 역경을 무릅쓰고 세상을 건너오는 거야. 곱하기 6천만을 하면, 그 모든 개인이 나날이 악화되는 역경을 무릅쓰고 세상을 건너오는 거지.

봄, 앨리 스미스
February 11, 2025 at 10:05 AM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활촉처럼 예리한 패디는 그러나 다량의 정보를 수집했다. 그는 반은 독일인, 반은 영국인이었고, 양쪽 모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가족, 친구, 집 등등 많은 것을 잃었고, 모두 사라졌고, 기타 등등. 그럼에도 내가 만나 본 사람 중 가장 희망에 차 있었어. 당시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천진해서가 아니야. 심원한 차원에서 그랬어. 그와 대화하면서 진정한 희망이란 사실 희망의 부재라는 걸 이해했어.
February 11, 2025 at 10:00 AM
”이 시대를 살아남는 방법들이 있어요, 더블딕 씨. 그중 하나는 이야기가 되어 나오는 형태라고 난 생각해요.“

봄, 앨리 스미스
February 6, 2025 at 9:52 AM
무엇이 당신의 문들을 뒤틀리게 하는가?
무엇이 당신의 세계에 신선한 색깔을 부여하는가? 무엇이 새를 노래하게 하는가? 무엇이 알 속의 부리를 형성시키는가?
무엇이 저 틈으로 가늘고 가는 초록 새싹을 돋아나게 해 암석이 갈라지게 하는가?

봄, 앨리 스미스
February 6, 2025 at 4:44 AM
복도에 있는 책장에서 오늘 나는 체호프를 꺼내 읽었다. 체호프는 내 마음의 고향이다. 체호프의 모습과 숨소리가 모두 살아 움직이며 저물녘 내 마음에 중얼중얼 무슨 말을 걸어온다. 부드러운 책의 촉감, 이 집 선생님의 소설을 읽다보면 체호프를 한번 더 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방랑기, 하야시 후미코
January 27, 2025 at 9:18 AM
P221
그러나 삶의 본질은 동화同化이다. 우리 안에 있는 낯선 것들과의 대화이다. 우리 안의 것이 타인의 것으로 더 많이 변하면 변할 수록, 더 살아 있게 된다.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December 3, 2024 at 4:29 AM
P116
모든 유형의 광기는 선명한 시각이다. 이는 멀어버린 눈과 혼란스러운 영혼을 가진 정신의 건강함이다.
미친다는 것은 먼발치서 보이는 미스터리를 향해 걷는 것이다. 미친다는 것은 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December 3, 2024 at 4:29 AM
P113
모든 것에 시가 있다. 땅과 바다에, 호수와 강변에. 도시 속에도 (부인할 수 없이) 내가 앉아 있는 이곳에서도 명확하게 느껴진다. 이 테이블에도, 이 연필에도, 이 잉크통에도 시가 있다. 길 위를 달리는 차들의 덜컹거림에도 시가 있다. 길 건너편, 정육점 간판을 그리는 노동자의 그 매우 작은, 사소한, 우스꽝스러운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December 3, 2024 at 4:28 AM
P107
이렇게 결코 존재한 적 없는 친구와 지인들을 다듬어내고, 증식시켰지만, 거의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오늘까지도, 듣고, 느끼고, 본다. 다시 말하지, 듣고, 느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을 그리워한다.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December 3, 2024 at 4:27 AM
P60
나를 만나려면 꽃들 속에서, 새들 속에서, 들판과 도시 속에서, 행위 속에서, 단어들 속에서, 인간들의 생각 속에서, 태양의 빛과 이미 멸망한 세계의 잊혀진 잔해 속에서 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점점 더 자랄수록, 내가 아니게 된다. 점점 더 나를 만날 수록, 나를 잃는다.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December 3, 2024 at 4:27 AM
Reposted by 정오
<ㅒ>를 인용해보았다
ㅒ, 주윤탁
* 듣기 위해 듣기를 중단하면서. 언제나 매우 조용한, 거의 들리지 않는 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러기 ...
m.blog.naver.com
November 25, 2024 at 1:11 PM
지금 이 순간 밀크맨은 알고 있었다, 샬리마가 알고 있었던 그 사실을. 공기에 몸을 맡기면, 공기를 탈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솔로몬의 노래, 토니 모리슨
November 13, 2024 at 10:50 AM
“은총.“

솔로몬의 노래, 토니 모리슨
November 13, 2024 at 10:47 AM
“(…) 헤이가, 그러지 말아요. '누구 것'이라는 말은 아주 나쁜 말이에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한테 쓸 때는 정말 나쁜 말이죠. 사랑은 그래서는 안 돼요. 구름이 산을 어떻게 사랑하는지 본 적 있어요? 구름은 산을 빙 둘러싸요. 가끔은 구름 때문에 산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거 알아요?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뭐가 보이는 줄 알아요? 산머리가 보여요. 구름이 산머리까지 덮는 일은 결코 없거든요. 산머리가 구름 사이로 불쑥 솟아 있어요. 구름이 그렇게 놔두었기 때문에요.
November 13, 2024 at 10:44 AM
그러고 나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또 자기에게 소중한 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힘겨운 과업에 도전했다. 나는 언제 행복하고 언제 슬프며 그 차이는 무엇일까? 살아 있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이 세상에서 진실된 건 뭘까? 파일러트의 정신은 구불구불한 거리들과 어디로도 이르지 않는 오솔길들을 거닐다가 때때로 심오한 진리에 도달했고, 어떤 때는 세 살짜리도 알 법한 깨달음 에 이르렀다.

솔로몬의 노래, 토니 모리슨
November 12, 2024 at 10:30 AM
사랑을 잃어버린 남녀가 아무리 극한으로 치달아도 이 동네 사람들은 놀라는 법이 없었다. 사랑을 잃은 여인들이 치맛자락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개처럼 울부짖는 모습도 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사랑을 잃은 뒤 넋이 나가 문간에 앉아 있는 남자들도 보았다. ‘다행이지.‘ 사람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저렇게 무덤 같은 사랑을 안 해본 게 다행이지.‘

솔로몬의 노래, 토니 모리슨
November 12, 2024 at 10:16 AM
”증오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내리지 마세요. 더이상 사랑은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 사랑은 짊어질 수가 없어요. 스미스 씨도 그랬잖습니까. 도저히 짊어지고 버틸 수가 없었던 거예요. 너무 무거워서. 예수님, 당신은 아시지요. 다 아시지요. 무겁지 않던가요? 예수님? 사랑이 무겁지 않으시던가요? 하느님, 모르시겠어요? 하느님 당신 아드님도 짊어지고 버티질 못했잖아요. 예수님도 사랑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나 같은 놈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안 그래요? 네?“ (포터)

솔로몬의 노래, 토니 모리슨
November 12, 2024 at 10:10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