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제는 의원들에게 홍루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쯤이면 홍루의 일정이 끝날 법도 하니, 줄곧 입술에 머금고 있던 곰방대를 탁상에 내려놓는다.)
(냄새를 빼기 위해 차를 한 모금 들이킨 후, 위층 계단을 오른다.)
형, 나 왔어.
(일부러 기척을 내고는, 붉은 천을 걷어 방석 위에 얌전히 앉아 있는 홍루에게 다가간다.)
몸은 좀 괜찮아?
@luhong.bsky.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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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의원들에게 홍루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쯤이면 홍루의 일정이 끝날 법도 하니, 줄곧 입술에 머금고 있던 곰방대를 탁상에 내려놓는다.)
(냄새를 빼기 위해 차를 한 모금 들이킨 후, 위층 계단을 오른다.)
형, 나 왔어.
(일부러 기척을 내고는, 붉은 천을 걷어 방석 위에 얌전히 앉아 있는 홍루에게 다가간다.)
몸은 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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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잘 다녀왔어?
(빙긋 웃으며 붉은 천을 걷어내자, 이부자리에 앉아 작은 인형을 쓰다듬고 있는 홍루가 눈에 들어온다.)
형이 무슨 차를 제일 좋아할지 고민하다가... 늘 내오던 대로 가져왔지.
(간만에 외출을 잘 즐기고 왔는지 뺨이 발그레한 홍루를 찻방으로 이끈다.)
이렇게 보는 건... 오랜만이지 않아?
@luhong.bsky.social
산책 잘 다녀왔어?
(빙긋 웃으며 붉은 천을 걷어내자, 이부자리에 앉아 작은 인형을 쓰다듬고 있는 홍루가 눈에 들어온다.)
형이 무슨 차를 제일 좋아할지 고민하다가... 늘 내오던 대로 가져왔지.
(간만에 외출을 잘 즐기고 왔는지 뺨이 발그레한 홍루를 찻방으로 이끈다.)
이렇게 보는 건... 오랜만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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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멩이를 들고 홍루가 머무는 방 창가에 휙 던진다. 툭, 소리가 작게 난다. 이 정도면 형이 기척을 알아챘겠지.)
형, 있어?
(선녀를 기다리는 나그네처럼 아래에서 보옥 도련님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luhong.bsky.social
(작은 돌멩이를 들고 홍루가 머무는 방 창가에 휙 던진다. 툭, 소리가 작게 난다. 이 정도면 형이 기척을 알아챘겠지.)
형, 있어?
(선녀를 기다리는 나그네처럼 아래에서 보옥 도련님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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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빗어주겠다며 다가오는 사용인의 손길을 마다한다. 평소대로 스스로 단장을 마친 후 부채를 부치며 제 방으로 향한다. 저 멀리에서부터 은은한 벚꽃 향이 퍼져 있다.)
(미닫이문을 열자 호롱불에 남옥이 반짝인다.)
형, 있어?
(주위를 둘러보고는 부채를 탁 접는다.)
@luhong.bsky.social
(머리를 빗어주겠다며 다가오는 사용인의 손길을 마다한다. 평소대로 스스로 단장을 마친 후 부채를 부치며 제 방으로 향한다. 저 멀리에서부터 은은한 벚꽃 향이 퍼져 있다.)
(미닫이문을 열자 호롱불에 남옥이 반짝인다.)
형, 있어?
(주위를 둘러보고는 부채를 탁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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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누각으로 들어가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은 다음, 가지고 온 물건을 챙겨 제 방으로 향한다.)
형, 있어?
(문을 살며시 열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안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벚꽃향이 퍼진다.)
@luhong.bsky.social
(검은 누각으로 들어가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은 다음, 가지고 온 물건을 챙겨 제 방으로 향한다.)
형, 있어?
(문을 살며시 열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안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벚꽃향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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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에 앉아 펼친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차가운 물로 목을 축인 후, 긴 복도를 걸어 미닫이문을 연다.)
산책 나갔나?
(방을 둘러보다 금방 돌본 듯한 난을 손끝으로 괜히 건드려본다. '매난지교'라고 했던가. 홍루가 우리 관계를 정의내린 말을 잊을 수 없다.)
@luhong.bsky.social
... ...
(자리에 앉아 펼친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차가운 물로 목을 축인 후, 긴 복도를 걸어 미닫이문을 연다.)
산책 나갔나?
(방을 둘러보다 금방 돌본 듯한 난을 손끝으로 괜히 건드려본다. '매난지교'라고 했던가. 홍루가 우리 관계를 정의내린 말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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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 안을 확인한 후, 곧장 검은 누각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인사를 올리는 사용인들을 뒤로 하고 옷방으로 향한다.)
(오늘은 홍루가 나와보지 않은 모양이다.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고서, 무언가를 챙겨 복도를 걷는다.)
형, 나 왔어.
(미닫이문을 열자 그리운 체향이 느껴진다.)
@luhong.bsky.social
(소매 안을 확인한 후, 곧장 검은 누각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인사를 올리는 사용인들을 뒤로 하고 옷방으로 향한다.)
(오늘은 홍루가 나와보지 않은 모양이다.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고서, 무언가를 챙겨 복도를 걷는다.)
형, 나 왔어.
(미닫이문을 열자 그리운 체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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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까딱이자 대동한 사용인 한 명이 허리를 숙인 채 물러난다.)
지금쯤이면 내 방에 있으려나.
(물건을 품에 안고는 발걸음 소리를 총총 내며 검은 누각 안으로 들어선다. 제게 고개를 숙이는 사용인들을 지나 미닫이문을 연다.)
형, 있어?
(줄곧 쓰고 있던 멱리를 벗어 벽에 걸어둔 후 어딘가에 있을 그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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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까딱이자 대동한 사용인 한 명이 허리를 숙인 채 물러난다.)
지금쯤이면 내 방에 있으려나.
(물건을 품에 안고는 발걸음 소리를 총총 내며 검은 누각 안으로 들어선다. 제게 고개를 숙이는 사용인들을 지나 미닫이문을 연다.)
형, 있어?
(줄곧 쓰고 있던 멱리를 벗어 벽에 걸어둔 후 어딘가에 있을 그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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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했던 대로 챙겨놔주세요. ...그럼.
(고개를 까딱이곤 제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홍루를 찾는다. 긴 복도를 지나 미닫이문을 연다.)
형, 준비 다 됐어?
(축제에 나가던 그 날처럼 가벼운 옷을 걸치고 안대를 낀 채다. 안으호 들어가 서랍에서 금전을 챙긴 후 작은 바구니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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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했던 대로 챙겨놔주세요. ...그럼.
(고개를 까딱이곤 제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홍루를 찾는다. 긴 복도를 지나 미닫이문을 연다.)
형, 준비 다 됐어?
(축제에 나가던 그 날처럼 가벼운 옷을 걸치고 안대를 낀 채다. 안으호 들어가 서랍에서 금전을 챙긴 후 작은 바구니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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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방대 끝에서 연기가 잦아든다. 줄곧 입에 물고 있던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제는 별채의 주인이 돌아온 날이다. 외출을 오랜만에 하고도 부족한지 집안을 돌아다니는 그의 뒷통수만 지켜봐왔으나, 오늘은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 냄새를 빼기 위해 바깥 정원을 몇 바퀴 총총 돌았다. 그 후 안에 들어가 몸을 닦고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고서 위층으로 올라간다.)
형, 있어?
(일부러 기척을 내며 미닫이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서자 향긋한 이국의 향이 난다.)
(곰방대 끝에서 연기가 잦아든다. 줄곧 입에 물고 있던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제는 별채의 주인이 돌아온 날이다. 외출을 오랜만에 하고도 부족한지 집안을 돌아다니는 그의 뒷통수만 지켜봐왔으나, 오늘은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 냄새를 빼기 위해 바깥 정원을 몇 바퀴 총총 돌았다. 그 후 안에 들어가 몸을 닦고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고서 위층으로 올라간다.)
형, 있어?
(일부러 기척을 내며 미닫이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서자 향긋한 이국의 향이 난다.)
(난장판을 겪은 후 바깥으로 겨우 빠져나왔다. 곧 작은 형님이 여기로 행차한다기에, 먼저 인사를 건네러 나왔다 붙잡혔다.)
(나는 이미 보옥의 사람이라 갈 수 없다 했더니, 세상의 금은보화를 다 주겠다 한다. 고개를 저으니 보옥을 해하고서라도 붉음을 취하겠단다. 매사에 변덕스러운 그의 성질은 언제 봐도 거칠다. 고운 얼굴과 달리.)
(뺨의 생채기를 대충 소매로 훑고는 연못으로 향한다. 보옥이 자주 이곳에 머묾을 인지하고 있으므로.)
형.
(달을 올려다보는 이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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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을 겪은 후 바깥으로 겨우 빠져나왔다. 곧 작은 형님이 여기로 행차한다기에, 먼저 인사를 건네러 나왔다 붙잡혔다.)
(나는 이미 보옥의 사람이라 갈 수 없다 했더니, 세상의 금은보화를 다 주겠다 한다. 고개를 저으니 보옥을 해하고서라도 붉음을 취하겠단다. 매사에 변덕스러운 그의 성질은 언제 봐도 거칠다. 고운 얼굴과 달리.)
(뺨의 생채기를 대충 소매로 훑고는 연못으로 향한다. 보옥이 자주 이곳에 머묾을 인지하고 있으므로.)
형.
(달을 올려다보는 이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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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멱리를 벗어둔 후 홍루의 방으로 올라간다. 언제나 그랬던 붉은 천을 헤쳐 안으로 들어가니 누워 있는 보옥이 보인다.)
바보. 일어나.
(품에 꼭 안고 있는 공룡 인형을 쏙 빼내어 탁상 위에 놓는다.)
@luhong.bsky.social
... ...
(멱리를 벗어둔 후 홍루의 방으로 올라간다. 언제나 그랬던 붉은 천을 헤쳐 안으로 들어가니 누워 있는 보옥이 보인다.)
바보. 일어나.
(품에 꼭 안고 있는 공룡 인형을 쏙 빼내어 탁상 위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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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얼굴은 마치 밀랍인형 같다. 보옥을 만난 지 일주일이 되는 날. 이 이상 지체하면 그가 심통을 내거나, 쓸쓸해하리라 생각했다. 형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게 되었으니.)
... ...!
(붉은 천을 걷자 텅 빈 이부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제야 감정을 담은 표정을 하고서 혼란스러워하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
@luhong.bsky.social
(새하얀 얼굴은 마치 밀랍인형 같다. 보옥을 만난 지 일주일이 되는 날. 이 이상 지체하면 그가 심통을 내거나, 쓸쓸해하리라 생각했다. 형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게 되었으니.)
... ...!
(붉은 천을 걷자 텅 빈 이부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제야 감정을 담은 표정을 하고서 혼란스러워하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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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꿈을 꾼 것 같다. 낯선 모습의 형과 함께 번쩍이는 세상을 노닐고, 가족을 되찾았다. 형이 나에게 무대를 양보했을 때, 또 딱딱하고 마른 입술 새로 숨결을 나누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던가.)
(계단을 올라 방문을 연다. 붉은 천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면, 흐트러진 이부자리 위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는 홍루가 보인다.)
형, 자?
(스스로 이불을 폈다더니, 과연 서툰 솜씨다. 그럼에도 졸리긴 한 걸까. 아직도 눈을 꼭 감고 있는 형 옆에 살포시 앉는다.)
@luhong.bsky.social
(기나긴 꿈을 꾼 것 같다. 낯선 모습의 형과 함께 번쩍이는 세상을 노닐고, 가족을 되찾았다. 형이 나에게 무대를 양보했을 때, 또 딱딱하고 마른 입술 새로 숨결을 나누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던가.)
(계단을 올라 방문을 연다. 붉은 천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면, 흐트러진 이부자리 위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는 홍루가 보인다.)
형, 자?
(스스로 이불을 폈다더니, 과연 서툰 솜씨다. 그럼에도 졸리긴 한 걸까. 아직도 눈을 꼭 감고 있는 형 옆에 살포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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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흑청색 옷을 걸치고 바깥 정원을 거닌다. 등 하나를 든 채 풀숲을 지나다, 눈매가 가늘어진다.)
... ...
(누군가 있다. 낯선 자다.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하필, 보옥의 방 창가 아래에 도착했을 때 기척을 드러낸 건 실수겠지. 발걸음을 멈추고, 구석에 있는 조약돌을 주워들어 창가에 던진다.)
...형, 있어?
(위에서 내려다보면 형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겠지. 그리 생각하며 보옥을 나지막히 부른다.)
@luhong.bsky.social
(얇은 흑청색 옷을 걸치고 바깥 정원을 거닌다. 등 하나를 든 채 풀숲을 지나다, 눈매가 가늘어진다.)
... ...
(누군가 있다. 낯선 자다.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하필, 보옥의 방 창가 아래에 도착했을 때 기척을 드러낸 건 실수겠지. 발걸음을 멈추고, 구석에 있는 조약돌을 주워들어 창가에 던진다.)
...형, 있어?
(위에서 내려다보면 형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겠지. 그리 생각하며 보옥을 나지막히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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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꿈 속에서 나는 형과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 사이였지. 자신의 문제에만 급급해 아이의 정서를 생각지 않은 어른들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형에게 절대 그러지 않을 텐데.)
오늘은 조금 늦었으려나...
(조용한 별채 안,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크다. 익숙하게 홍루의 방문을 열고 천을 걷으며 들어간다.)
형, 자?
@luhong.bsky.social
(그러니까, 꿈 속에서 나는 형과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 사이였지. 자신의 문제에만 급급해 아이의 정서를 생각지 않은 어른들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형에게 절대 그러지 않을 텐데.)
오늘은 조금 늦었으려나...
(조용한 별채 안,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크다. 익숙하게 홍루의 방문을 열고 천을 걷으며 들어간다.)
형,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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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입구 앞에 인파가 몰려 있다. 형이 금세 도착한 건가. 그리 생각하며 정원으로 나선다.)
(호롱불을 든 사용인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행렬 가운데에 서 있는 이에게 다가간다.)
안녕.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홍루의 어깨에 비단옷을 걸쳐준다.)
줄곧 기다렸어.
@luhong.bsky.social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입구 앞에 인파가 몰려 있다. 형이 금세 도착한 건가. 그리 생각하며 정원으로 나선다.)
(호롱불을 든 사용인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행렬 가운데에 서 있는 이에게 다가간다.)
안녕.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홍루의 어깨에 비단옷을 걸쳐준다.)
줄곧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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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등 축제가 열리는 마지막 날. 인파는 어제보다 줄었을 테니, '불청객'이 오면 곧바로 파악이 가능할 테다.)
(소매자락에 약간의 금전을 넣고, 허리춤에 검과 향주머니를 찬다. 이 정도면 형이 원하는 군것질은 먹일 수 있겠지.)
(지금쯤이면 형도 옷을 갈아입었으려나. 그리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 커다란 미닫이문을 연다.)
루 형, 어디 있어?
@luhong.bsky.social
(오늘은 연등 축제가 열리는 마지막 날. 인파는 어제보다 줄었을 테니, '불청객'이 오면 곧바로 파악이 가능할 테다.)
(소매자락에 약간의 금전을 넣고, 허리춤에 검과 향주머니를 찬다. 이 정도면 형이 원하는 군것질은 먹일 수 있겠지.)
(지금쯤이면 형도 옷을 갈아입었으려나. 그리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 커다란 미닫이문을 연다.)
루 형,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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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침의로 갈아입은 후, 차례로 문을 열어주는 사용인들을 뒤로 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서 간다. 이 별채에서 제가 할 일이란, 단 한 가지다.)
(가장 화려하게 장식된 문은 닫혀 있다. 미닫이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천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뭐해?
(곁에 살포시 앉아 나지막히 묻는다.)
@luhong.bsky.social
(가벼운 침의로 갈아입은 후, 차례로 문을 열어주는 사용인들을 뒤로 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서 간다. 이 별채에서 제가 할 일이란, 단 한 가지다.)
(가장 화려하게 장식된 문은 닫혀 있다. 미닫이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천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뭐해?
(곁에 살포시 앉아 나지막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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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게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천을 걷는다. 붉은 천 너머에는 흐트러진 이불과, 그 가운데에 앉아 있는 홍루가 눈에 들어온다.)
안녕. 일어나 있었어?
(새하얀 침의를 걸친 이의 옆에 앉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결 좋은 흑청색은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luhong.bsky.social
(익숙하게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천을 걷는다. 붉은 천 너머에는 흐트러진 이불과, 그 가운데에 앉아 있는 홍루가 눈에 들어온다.)
안녕. 일어나 있었어?
(새하얀 침의를 걸친 이의 옆에 앉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결 좋은 흑청색은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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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자신을 붙드는 듯한 느낌이다. 마치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형을 꼭 만나고 싶었는데.)
(겨우 일거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은 어쩐지 산뜻하다.)
형, 나 들어갈게.
(언제나처럼 가장 큰 문 앞에서 재 존재를 알리고는, 안으로 들어선다.)
@luhong.bsky.social
(일이 자신을 붙드는 듯한 느낌이다. 마치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형을 꼭 만나고 싶었는데.)
(겨우 일거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은 어쩐지 산뜻하다.)
형, 나 들어갈게.
(언제나처럼 가장 큰 문 앞에서 재 존재를 알리고는, 안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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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옥의 동향은 소식만으로 대강 파악이 가능하다만...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하긴 하다.)
(읽던 책을 덮고 위층으로 올라가 살며시 문을 연다. 천 너머로 무엇을 그리 골똘히 보는지 고개를 살짝 숙인 홍루가 보인다.)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귓가에 속삭인다.)
...뭘 그리 열심히 봐?
@luhong.bsky.social
(보옥의 동향은 소식만으로 대강 파악이 가능하다만...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하긴 하다.)
(읽던 책을 덮고 위층으로 올라가 살며시 문을 연다. 천 너머로 무엇을 그리 골똘히 보는지 고개를 살짝 숙인 홍루가 보인다.)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귓가에 속삭인다.)
...뭘 그리 열심히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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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억에 남은 홍루는 왠지 모르게 투정을 부렸지만, 다음은 없었다. 언제나처럼 그 감정을 잊은 지 오래겠지.)
(보옥이 제 배웅을 원한다는 전갈을 들었다. 별채 입구, 붉은 기둥에 기대서서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호롱불을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붉은 멱리의 천 사이로 이제는 옅어진 상처가 얼핏 보인다.)
(검은 눈동자에 옅게 빛나는 옥이 비치자, 창백한 손끝이 앞을 향한다.)
안녕.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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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억에 남은 홍루는 왠지 모르게 투정을 부렸지만, 다음은 없었다. 언제나처럼 그 감정을 잊은 지 오래겠지.)
(보옥이 제 배웅을 원한다는 전갈을 들었다. 별채 입구, 붉은 기둥에 기대서서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호롱불을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붉은 멱리의 천 사이로 이제는 옅어진 상처가 얼핏 보인다.)
(검은 눈동자에 옅게 빛나는 옥이 비치자, 창백한 손끝이 앞을 향한다.)
안녕.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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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유리병에 꽂고 차가운 물을 붓는다. 바깥에 나가지 못해도 작은 벚나무를 보면 덜 아쉬워하겠지. 마침 누이가 토끼들이 담긴 바구니를 내어주기에, 그대로 안고 위층으로 올라간다. 건초를 넉넉히 넣어두었으니 당분간 얌전할 것이다.)
(가장 화려하고 큰 방문을 조심스레 연다.)
형, 나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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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유리병에 꽂고 차가운 물을 붓는다. 바깥에 나가지 못해도 작은 벚나무를 보면 덜 아쉬워하겠지. 마침 누이가 토끼들이 담긴 바구니를 내어주기에, 그대로 안고 위층으로 올라간다. 건초를 넉넉히 넣어두었으니 당분간 얌전할 것이다.)
(가장 화려하고 큰 방문을 조심스레 연다.)
형, 나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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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부를 덮고 기지개를 쭈욱 편다. 지금까지 나를 부르지 않았으니 별일 없는 거겠지. 그리 생각하면서 걸상을 짚고 일어난다.)
(사용인들의 인사를 받으며 옷방 문을 열고 들어간다. 붉은 웃옷을 벗어 정갈하게 개어두고, 감청색 침의를 걸친다.)
(며칠 전 홍루가 감기 기운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 텐데.)
(어느새 가장 큰 방문 앞에 도달한다. 미닫이문을 옆으로 살짝 민다.)
형, 나야. 이제 몸은 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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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부를 덮고 기지개를 쭈욱 편다. 지금까지 나를 부르지 않았으니 별일 없는 거겠지. 그리 생각하면서 걸상을 짚고 일어난다.)
(사용인들의 인사를 받으며 옷방 문을 열고 들어간다. 붉은 웃옷을 벗어 정갈하게 개어두고, 감청색 침의를 걸친다.)
(며칠 전 홍루가 감기 기운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 텐데.)
(어느새 가장 큰 방문 앞에 도달한다. 미닫이문을 옆으로 살짝 민다.)
형, 나야. 이제 몸은 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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