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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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시조
@dailysijo.bsky.social
어제 온 각설이가 오늘도 돌아왔소/오늘도 시조 읊고 내일도 읊는다오/날마다 올라올 시조 매일매일 봐주소//코웃음 한 번 치고 유쾌히 넘길 시도/가끔은 쌉쌀하고 웃기엔 떫은 시도/모두 다 여기 있으니 때가 되면 봐주소
무성의한 아집 속에 사지를 붙잡히고
몸 빼려 바둥거림 가지 말라 매달리네
온몸에 뻘 묻은 채로 뭍에 가려 애써 봐도
― C40. 여전히 축축해
#시
#시조
December 20, 2025 at 12:45 PM
굽이 굽이 산등성이 힘겹게 넘어가다
마침내 밟은 것은 정상이란 표시건만
어째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또 하나의 고개일까
― D47.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라고?
#시
#시조
December 19, 2025 at 12:45 PM
패딩에 부스럭대는 겨울의 머리카락
책상을 끌어안고 힙겹게 잠을 청해
앉아서 자고 싶지만 나의 뇌는 아닌가봐
― A32. 불일치
#시
#시조
December 18, 2025 at 12:45 PM
오늘은 누군가의 마지막 소원이야
그러니 부끄럼 없게 충실히 살아가자
거짓말. 그가 원하던 건 내 오늘이 아닌데
― D5. 진짜 소원도 모르면서
#시
#시조
December 17, 2025 at 12:45 PM
날마다 옷 바꾸는 밤하늘의 주인이여,
뭐가 싫어 말도 없이 조금씩 멀어지오?
아하하! 달마저 우리를 저버리고 말았네!
― B8. 꼴도 보기 싫었구나
#시
#시조
December 16, 2025 at 12:45 PM
오늘은 겨울인데 이상하게 따스한데
여전히 얼어 있는 조그마한 얼음 둔덕
삶 향한 집착인 걸까 부러 밟고 넘어져줘
― A33. 동상이몽
#시
#시조
December 15, 2025 at 12:45 PM
시린 공기 따뜻한 몸 무섭게도 얼어붙여
수건으로 훔치기 전 순식간에 말라붙어
차갑다 느끼지도 못하고 이만 덜덜 떨었어
― F51. 겨울 샤워
#시
#시조
December 14, 2025 at 12:45 PM
완성은 벗어나는 것 내 손을 떠나는 것
미약한 시작과 끝 창대히 여기는 것
눈 돌려 잊으려고 해도 마음속에 묶인 것
― E37. 완성작
#시
#시조
December 13, 2025 at 12:45 PM
속이 후련해라 남김없이 게워내고
질질 떨어지는 토사물을 흘려대면
가슴께 아파오는 게 속 상해서 눈물 나
― C41. 다 해버렸어
#시
#시조
December 12, 2025 at 12:45 PM
성급히 일어섰다 삼 초 후에 찾아왔어
머리에 피 빠지고 눈 앞이 컴컴해져
의자에 스러지고 말아 겨우 숨을 되찾아
― A55. 잠깐의 후회
#시
#시조
December 11, 2025 at 12:45 PM
뜨겁고 건조하게 살갗을 헤집고선
말라붙은 사바나를 바싹 구워버려
열기 찬 창문 바깥엔 한겨울의 냉담함
― F69. 간극
#시
#시조
December 10, 2025 at 12:45 PM
실없이 쪼개지는 한밤의 액정 아래
빛의 파편 쓸어담아 내일을 미뤄보자
필연을 애써 외면하며 이 순간을 즐기자
― A39. 내일을 미뤄보자
#시
#시조
December 9, 2025 at 12:45 PM
일을 다 마쳐서 손을 내려놨어
멈춘 손이 몸 돌리고 내게 물어보네
그치만 내려놓아진 건 너라는 걸 모르냐고
― D48. 끝난 게 그거였다니
#시
#시조
December 8, 2025 at 12:45 PM
하고 싶다 꼭 해야지 맘속으로 다져온 것
정작 하려하면 왜 이렇게 하기 싫지
이러면 나는 뭐하러 쉬는 날을 보낼까
― B53. 이것마저도 생산성 있게
#시
#시조
December 7, 2025 at 12:45 PM
너가 매라 너가 매라 서로 치며 싸우는 둘
그걸 보며 화를 내는 가방 안 맨 또 한 사람
나홀로 버려진 가방 친구 없어 외롭네
― E36. 가방의 기분은
#시
#시조
December 6, 2025 at 12:45 PM
나뭇가지 쌓인 눈이 손보다 두텁구나
얄팍한 가지끼리 엉겨붙어 버텨내도
매서운 바람 한 번에 내 머리에 떨어지네
― A26. 머리 위의 지뢰
#시
#시조
December 5, 2025 at 12:45 PM
별다른 이유없이 피식 웃음 나와
왜일까 생각하면 팟하고 깨닫게 돼
날마다 그대로인게 우습기만 했던 거야
― D25. 아하핫
#시
#시조
December 4, 2025 at 12:45 PM
소란스런 도심이나 입 연 자는 하나 없고
침묵 속에 갈 길 가며 어디로도 눈길 안 줘
버스는 모래에 걸렸나 늦었는데 안 오네
― F81. 소란스런 모래 알갱이들
#시
#시조
December 3, 2025 at 12:45 PM
하염없이 도로 보며 버스를 기다리면
달리는 차 멈추는 차 붉은 빛과 노란 빛이
도시의 화려한 야회를 춤추면서 이어가
― F78. 심심해 죽겠네
#시
#시조
December 2, 2025 at 12:45 PM
돌아오는 부메랑은 밤하늘의 그믐달로
지나가는 날짜 따라 돌연 나타나고
눈 들어 제대로 보려 하면 어느샌가 사라져
― F58. 하지만 또 만나겠지
#시
#시조
December 1, 2025 at 12:45 PM
숨겨왔던 작은 비밀 어느새 들통났어
작으니까 마음속에 한없이 품었지만
남의 티 대들보 너머로 보며 이것까지 들쳐져
― E32. 완벽했는데
#시
#시조
November 30, 2025 at 12:45 PM
몇 주간 준비하고 하기 싫다 후회했던
이 일을 하는 날이 바로 내일인데
걱정도 근심도 없이 아무 생각 안 들어
― A50. 뭣하러 스트레스 받았는지
#시
#시조
November 29, 2025 at 12:45 PM
콱 막힌 가래침에 목구멍 갑갑해서
비둘기가 싸지르고 발톱 넣어 막은 듯해
기침을 아무리 해도 옴짝달싹 그대로야
― C26. 막혀서 아파
#시
#시조
November 28, 2025 at 12:45 PM
고요한 밤 골목에 깜빡이는 전등 하나
반주기적 리듬으로 베이스를 깔아주고
멀리서 지나가는 차소리 멜로디가 되어주네
― F59. 한밤중의 음악회
#시
#시조
November 27, 2025 at 12:45 PM
모두가 동의하죠 아는 것이 힘입니다
지식을 모읍시다 정보를 배웁시다
산처럼 쌓아뒀으니 뭐든 풀 수 있겠지요
― E13. 토마토는 과일입니다
#시
#시조
November 26, 2025 at 12:4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