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vector.bsky.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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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걸 보고 “단요 소설에는 싸이코패스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 모양이지만 —사실 그것은 아주 정확한 말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는 이해와 언어를 제공한다. 내가 그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느낀 건 제일 첫번째로, 정말로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해와 공감의 경험이다.
December 1, 2025 at 3:36 PM
그 폐급들이 폐급이 되는 방식은 일반적인 반항이나 무능력과는 궤가 전혀 달라서, 그 작동방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혹은 납득할 수 없는) 탓에 주변 사람들을 미쳐버리게 만든다. 그것은 영혼의 결여, 괴상하고 강렬한 충동, 또 다른 목소리, 흥미 혹은 헌신…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December 1, 2025 at 3:36 PM
매혹이라기보다도 영혼이 공명했다는 것이 아마도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그 미친 폐급들(단요 소설에는 때로 매우 강한 어조의 인격모독, 비난, 훈계가 등장한다. 대부분 주로 남성적 목소리로. 나는 거기서 자조와 공감, 약간의 해방감을 느낀다).
December 1, 2025 at 3:04 PM
(단요 작가의 어떤 팬들은 공감하겠지만) 처음에는 단요 작가가 그리는 인물상에 강하게 매혹됐다. 분명히 어딘가 결여되어 있으면서 시스템 속에서 부대끼는 인물들. 전혀 다른 체계, 혹은 공백이 그 속에 있지만, 어쨌든 사회에서 교류하려 하는. 그래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는 사람들.
December 1, 2025 at 3:01 PM
작품이 숨가쁠 정도로 빠르게 쏟아졌다. 특정 작품이나 시리즈를 쫓아가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작가 한 명을 골라 저작을 (신간까지 쫓아가면서) 쭉 독파하는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떤 의미로든, 그 작가의 세계 속에 푹 빠져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December 1, 2025 at 2:52 PM
오오! 완전 강추입니다. 다녀오시면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저는 제일 싼 19만원 티켓으로 했는데, 입장 대기시간이 좀 길어서 그러면 루프 세 번을 온전히 못 보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기왕이면 여럿이 가셔서 끝나면 꼭 다같이 경험을 짜맞춰보시길!!
December 1, 2025 at 2:38 PM
여기가 아니면 제가 리디북스 광공 가문의 뇌 빨아먹는 회춘 미남 할아버지, 용인데 뱀이고 고양이인 몸이 조각조각난 유려한 미남 달변가 사교도, 디아스포라와 디스포리아에 시달리는 벌레가 된 중국인 해결사 같은 사람들을 달리 어디서 볼 수 있겠어요?
December 1, 2025 at 7:20 AM
그러니까 나에게 크법사는 한층 더 혼란스럽고 즉흥적이며 순간순간의 즉흥성과 의외성… 소위 흥을 엄청나게 중시하는 버전의 겁스 무한세계나 누메네라임. 뭔가 엄청나게 뒤섞여 있고 뒤죽박죽인데 리듬이 끝장나는 스캣 연주 같은 거. 리듬을 갖춘 모든 것의 융합.
December 1, 2025 at 7:20 AM
내 생각엔 이 “곤조(Gonzo)”란 말이 크법사를 잘 설명함

“곤조에는 만족스러운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받아들이고 흘러가면 됩니다.
곤조는 종종 장르를 뒤섞습니다.
판타지 세계에는 안드로이드가 있고 (…) 거대한 돌연변이 곤충은 비밀리에 마피아의 자금을 댑니다.“
December 1, 2025 at 7:20 AM
첫 공연이었다는 보이체크(뵈히너의 동명 희곡이 모티프인듯), 트로이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번트시티도 궁금하다. 게다가 번트시티 무대로 쓴 영국 무기고는 첫 본부 사무실로 이용 중이라는데.
December 1, 2025 at 3:54 AM
슬립노모어의 충격은 실시간으로 엄청 큰 공연장을 서로 다른 동선으로 움직이는 배우들이나 흰 가면을 쓰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관객들에도 있었지만, 그 아름답고 방대한 공간 구성에도 큰 몫이 있다고 본다.
December 1, 2025 at 3:50 AM
이 극에서는 1시간짜리 루프를 세 번 도는데, 언제 루프가 시작하고 끝나는지 명확히 고지되지는 않는다. 다만 특정 장면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슬로우모션 만찬이 마지막 장면인듯).
December 1, 2025 at 3:50 AM
예고된 위험이 있다면 그것이 가능한 순간이 왔을 때 실제로 실행되어야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믿음의 문제랄까…
November 23, 2025 at 5:42 AM
어제 세션도 그래서 충격이 큰 만큼 흥미진진했어요. (하지만 이 아쉬움은 뭘까요? ㅠㅠ)
November 20, 2025 at 11:07 AM